북한과 이란은 지금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고농축우라늄(HEU)의 핵 실험과 탄도 미사일 실험을 중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북한은 근래 이란과 미사일 개발 및 발사 기술을 교환하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위성 사진에는 북한의 무수단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 시설이 이란의 세만 발사 시설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 서방측은 북한이 여러 해 전 이란으로부터 원심분리기 기술을 도입했다고 추측한다. 핵원료인 우라늄 농축을 위해선 필수 기구가 원심분리기(Centrifuge)다.
북한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스탠포드대학 핵물리학자 헤커 박사를 7번이나 초빙하여 영변 핵시설의 진전 상황을 보여주었다. 초기 방문 시에는 핵 원료인 플루토늄(Plutonium)을 원자로 안에서 추출하는 시설을 보여 주웠고, 2010년 11월에는 새로 설치된 우라늄 농축시설과 2천여 개의 원심분리기를 보여줌으로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HEU 방법으로 은밀히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웠다.
북한은 해커를 자기들의 핵시설을 미국에 알리는 창구로 이용했다. 또 북한은 요사이 그들의 새 헌법에 ‘핵보유국’이란 말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비록 북한이 핵무기 원료를 만들 수 있는 원자로의 플루토늄 추출시설 내지 우라눔 농축시설은 가지고 있지만 미국은 외교 전략상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란도 원심분리기를 이미 보유했다. 이란은 그것이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의 한 조항인 평화적 목적의 핵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북한도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그런 목적의 위성 발사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학과 신학의 두 박사 학위를 가진 이호영 목사는 얼마 전 ‘핵시대 세계 정치에 대한 라인홀드 니버의 이론-미국 북핵 대응책의 골격(Reinhold Niebuhr on World Politics in a Nuclear Age-A Framework for U.S. Policy towards Nuclear North Korea)’이란 제목의 그의 영문 저서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그 책에는 핵테러, 핵무기, 핵전쟁, 핵방지, 평화적 핵 이용 등 다양한 핵 문제들을 서술한 내용과, 북한의 핵 확산 진행과정과 미국의 북핵 대응 전략도 실려 있다.
또한 그 책에는 신학자 니버가 지적한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란 용어도 들어 있다. 이란은 물론 북한은 지금 이 용어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 핵과 탄도 미사일을 만들어 자기들을 압박하는 강대국 미국과 맞서서 ‘힘의 균형’을 발휘해 보려고 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긴장감이 고조 되고 있는 이 때 그 긴장감을 풀 수 있는 해법이 있을까? 해법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생존을 위한 강경 카드로 이용하기 때문에 핵과 미사일 폐기를 전제한 협상은 용이하지 않다. 과거 북한과 핵협상도 많이 진행 되었으나 성사된 것이 거의 없다. 사실 북한은 지금까지 공들인 핵과 미사일 개발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이 핵과 미사일 카드를 협상용 내지 위협용으로 적절하게 사용할 것이니 이것이 문제이다.
미국과 EU는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해 ‘원유수입중지’란 또 다른 압박용 카드를 꺼내고 있다. 원유가 없는 북한엔 이 카드가 적용 대상이 아니나 원유를 생산하는 이란에겐 이 카드는 적절하게 적용 된다. 미국과 EU의 이 같은 카드 적용으로 이란은 벌써 재정적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화가 치민 이란은 전 세계 원유 수송선의 35% 가량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하겠다고 위협을 한다.
이에 맞춰 미국은 주변 해역에 항모와 전투기를 배치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핵 시설을 공격했던 이란의 최대 적대국 이스라엘은 공군을 출격시켜 이란의 나탄르 핵시설을 공격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란이 고양이-쥐의 게임(A Cat-Mouse Game)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은 바 있다. 고양이 같은 미국을 피해 쥐의 이란이 그래도 빠져 나갈 길이 있을 거란다. ‘중국과 인도가 원유를 계속 사 주고 있고, 동남아 국가들에게 좀 더 싸게 원유를 팔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란의 대처 방안이다. 원유 수송선 보험문제도 있지만 이란은 지금도 한국과 일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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