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습 선취골 내준 후 파상공격
▶ 이근호 2골, 곽태휘-김신욱 1골씩
기대를 뛰어넘은 쾌승이었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최강희호가 적지에서 중동의 복병 카타르를 4-1로 대파하고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상큼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중동 원정경기라는 핸디캡에다 다수의 귀화 용병으로 무장한 카타르를 상대로 힘든 경기를 예상됐으나 결과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고도 남았다.
8일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초반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다 순간적으로 수비진의 집중력이 흔들리며 전반 22분 카타르의 유세프 아메드에 기습 선제골을 내줬으나 불과 4분 뒤 이근호의 헤딩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뒤 후반 곽태휘와 김신욱, 이근호가 연속골을 터뜨려 적지에서 3골차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을 챙긴 한국은 이란(1승, 골득실 +1)과 카타르(1승1패, 골득실 -2)를 골득실차로 누르고 A조 선두로 올라섰고 오는 12일 오전 4시(LA시간) 레바논과 홈에서 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 같은 A조의 레바논과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1-1로 비겨 양팀 모두 승점 1을 기록했다.
출발은 부진했다. 원톱 이동국을 중심으로 김보경과 이근호가 좌우 날개로 서고 구자철, 김두현, 기성용이 허리에 포진하는 진용으로 나선 한국은 첫 20분가량 전혀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탐색전 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전반 22분 카타르가 기습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양상이 돌변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미드필드 왼쪽 측면에서 잡은 유세프 아메드가 순간적으로 마크맨 곽태휘를 가볍게 따돌리고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치고 들어간 뒤 때린 오른발 슛이 골키퍼 정성룡에 맞고 한국 골 안으로 굴절돼 들어갔다. 측면 1대1 상황에서 너무 어이없이 뚫린 곽태휘의 실책이 컸고 어쩌면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던 슛을 너무 쉽게 골로 내준 정성룡도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은 선취골을 내준 뒤 마치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달라졌다. 불과 4분 뒤인 26분 동점골을 터뜨려 균형을 되찾았다. 왼쪽에서 레프트백 박주호가 수비수 뒤쪽으로 찔러준 볼을 잡은 김보경은 페널티박스 안쪽 골라인 근처까지 치고 들어가 왼발로 앞쪽 골포스트 쪽으로 찍어 올리는 절묘한 칩샷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이근호가 비호처럼 솟아 오르며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꽂아넣어 가볍게 동점을 만들었다. 선제골을 넣은 카타르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돌려놓은 귀중한 한 방 이었다.
이후 한국은 이전보다 한결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주도했고
특히 후반 9분 이날 부진했던 구자철 대신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투입되면서 최강희 감독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가 투입된 직후 1분만에 오른쪽에서 김보경이 올려준 코너킥을 곽태휘가 김신욱 바로 앞에서 헤딩슛으로 연결, 역전 결승골을 뽑아냈다. 곽태휘는 이 골로 전반 선제골로 연결된 자신의 수비실책을 완벽하게 만회했다.
이후 한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고 18분 김신욱이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오른쪽에서 잡은 이동국이 지체없이 중앙으로 패스를 내주자 김신욱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논스탑슛을 때렸고 볼은 바레인의 골문 왼쪽하단을 꿰뚫었다. 3-1로 달아나면서 승부는 사실상 결정됐다.
그리고도 한국의 파상공세는 계속됐다. 30분엔 남태희의 살짝 올린 패스를 노마크 상황에서 받은 김보경이 볼 터치미스로 완벽한 골 찬스를 날렸고 1분 뒤엔 이날 종횡무진 활약한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돌파한 뒤 올려준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가 엉겁결에 간신히 막아냈다. 하지만 2분 뒤 왼쪽에서 기성용의 코너킥이 수비수를 넘어 문전에서 한 차례 바운스되며 넘어오자 정면에서 노마크 상태로 서 있던 이근호가 골문 바로 앞에서 가볍게 헤딩으로
연결, 점수차를 4-1로 벌렸다.
그러나 승부가 결정된 막판, 한국 수비진은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며 계속 위기상황을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카타르는 후반 38분과 39분 잇달아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날렸고 43분엔 골문 중앙에서 홀로 서있던 모하메드 라스크의 오른발 발리슛이 한국 왼쪽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한국으로선 위력적인 모습을 보인 공격진에 비해 수비라인을 안정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이 드러났다.
<김 동 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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