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광영 신부 l 샌프란시스코 가톨릭 대교구
▶ 4.19혁명의 진원지 마산
원래는 재무병과인데 의무병과로 바꾸어 졌기에 훈련소에서 3개월의 신병훈련을 받은 후 나는 6개월간의 의무교육을 받기 위해 마산 군의학교로 가야한다.
3개월의 고된 군 훈련을 받았든 논산 훈련소를 막상 떠날 때 시원하고 다행스런 감정과 서운함과 아쉬움 등의 상반된 복잡하고 미묘한 느낌들이 교차되는 마음은 설레고 한편 흥분되기도 한다.
논산훈련소에서 고강도 훈련을 견디어 내면서 쌓여진 눈에 보이지 않은 긍정적인 효과와 또한 3개월 동안 물리적으로 다져진 체력 등 이모든 혜택은 값으로 따지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을 얻은 인생 공부임에 틀림없다.
군의 병과를 받은 훈련병들은 마산 군의학교를 가야하기에 군인들을 태운 밤 군용열차는 밤 세도록 숨 가쁘게 달려 다음 이른 새벽 5시30분경 구마산 역에 도착했다. 군복무를 수행하기 위해 충남 논산훈련소를 간 것이 난생처음으로 집을 떠나 가장 먼 거리였고 논산훈련소를 떠나 마산 군의학교를 가는 것도 집을 떠나 두 번째로 먼 거리에 가는 셈이다.
논산 훈련소 훈련병 생활 동안에는 외출이 전연 없기에 훈련소 밖의 소식은 알 수가 없고 알아야 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고된 훈련의 연속이었다. 물론 당시는 TV도 없고 라디오도 거의 없고 그런데다가 신문은 있다 하드라도 신문을 볼 정도로 한가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곳이 논산 훈련소 생활이었다.
매일 일어나는 국내외 소식을 군 막사 안에서 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알 수가 없다. 1948년 간접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승만 대통령은 장기집권 야욕 때문에 불법으로 헌법을 고쳐가면서 장기집권을 해야겠다는 획책을 꾸몄다. 국민의 알권리는 무참하게 통재되고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는 극에 달하고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가난을 경험하면서 경제적인 깊은 수렁에 빠진 국민들의 원성은 그야말로 극에 도달했다.
원래는 1960년도 5월 중순에 이승만의 4선 정부통령선거를 치르기로 했는데 당시 야당의 대통령후보인 민주당 조병옥(趙炳玉)씨는 신병치료로 미국에 가있었다. 도미한 이틈을 타서 당시 집권당인 자유당은 2개월이나 앞당긴 3월 15일에 국민투표로서 대통령 선거를 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관권을 동원한 부정선거를 계획한 자유당은 갖은 방법으로 야당의 선거운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심지어는 야당후보 지원유세에 사람이 동원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음모를 꾸민다. 대구에서 장면박사가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1960년 2월 28일(일)로 일정이 잡혔다. 그런데 대구 초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유세장에 못 가도록 일요일인데도 등교를 강요했다. 이로 인해 대구고와 경북고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학생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된 대모시위가 3월1일 서울 대전 수원 부산 광주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3월 15일 선거당일에는 마산에서도 대규모 학생대모 시위가 전개되면서 전국적인 부정선거 규탄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와중에 경찰들의 과잉진압으로 수많은 학생들이 부상 또는 실종 내지는 사망되었다. 3월15일 마산 대규모 학생 시위 때 경찰이 강제해산을 위한 강제진압에서 생겨난 사망자만 7명 중경상은 800 여 명이나 되었다.
당시 16살 된 김주열 군이 실종되는 등 희생자가 속출했다. 3월15일 학생시위에 참석했다가 실종된 김주열학생의 시신이 눈에 채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으로 마산 신포동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다. 이에 분노한 전국학생들 대학교 교수들 학부모와 시민들은 서울 경무대(지금 청와대) 앞에서 4월19일 이승만대통령의 하야를 강력히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 집회가 개최되었다.
1960년 4월 26일 오전 10시 결국 이승만은 하야함과 동시에 경무대에서 이화장 으로 옮기고 5월 29일 하와이로 망명길에 올랐다. 당시 부통령인 이기봉은 가족들과 함께 권총으로 자살하면서 장기 독재 이승만 정권은 비참하게 붕괴되고 말았다. 독제자의 결말은 항상 처참한 비극으로 끝난다는 산 역사적인 교훈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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