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지난주 목요일 밤 한 시를 넘기는 마라톤회의 끝에 2013년 회계년도(FY 2013) 교육예산을 확정했다. 총 24억불을 넘는 규모로 올해에 비해 8.2% 정도 증가된 액수이다. FY 2013은 2012년 7월 1일부터 2013년 6월 30일까지이다. 교육은 노동집약산업이기에 예산의 상당부분이 인건비로 쓰여진다.
실제로 훼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88%가량이 인건비다. 인건비는 임금과 복지비용을 모두 포함하는데 복지비용 부분이 적지 않다. 실제로 임금 $100당 $40정도가 복지비용으로 추가 소요된다. 이러한 복지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의료보험과 은퇴연금이다. 의료보험의 경우 해마다 보험료 인상이 높음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이번 교육예산 심의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은퇴연금 부분이었다. 주20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교직원들이 의무적으로 은퇴연금제도에 가입하고 있다. 그 중 80% 가량이 주 정부 연금제도(VRS)에, 그리고 나머지 20%는 훼어팩스 카운티 은퇴연금제도 (FCERS)에 가입되어있다. 그런데 버지니아 주 의회가 이번 회기에 주지사의 강력한 요청으로 VRS 불입금 방식을 바꾸는 새로운 법령을 제정했다.
지금까지 고용주가 부담해 왔던 VRS 불입금 중 내년부터 5년내에 5%를 연금가입자가 직접 지불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새 법령으로 인해 연금가입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고용주는 연금가입자가 추가 부담해야하는 액수만큼 임금인상을 해주어야 한다. 즉, 연금가입자가 5%를 연금 불입금으로 내게 되면 이에 상응해 임금을 5% 인상 시켜주어야 하는 것이다.
고용주 입장에선 연금 불입금으로 내는 돈을 가입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셈이니 전체 액수면에서 달라지는게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가입자가 5% 인상된 임금액수의 5%를 연금 불임금으로 내는 경우 그 인상분 때문에 인상되기 전 임금액수의 5%를 불입금으로 내는 것에 비해 0.25% 정도를 더 내게 된다.
그럴 경우 연금가입자가 입을 수 있는 손해를 또 다시 고용주가 보전해 주어야 하기에 고용주에게 추가경비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용주가 지불하는 연방사회보장제도 세금이나 생명보험료 등 임금액수에 따라 달라지는 다른 복지비용에 대한 고용주의 부담도 임금인상으로 인해 동시에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보다 사실 FCERS에 가입되어 있는 20% 가량의 교직원들에게 VRS 가입 교직원들에게 인위적으로 인상해 주어야 하는 만큼의 임금을 같이 공평하게 인상해 주느라 추가로 소요되는 예산의 부담이 더 크다. 같은 직책에 있으면서 단지 다른 연금에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로 다른 액수의 임금을 지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 의회에서 법령으로 바꾼 주 정부 연금제도 불입금 방식이 카운티 연금제도에는 전혀 적용되지 않으면서도 훼어팩스 교육청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난 주 목요일 저녁 교육위원들이 크게 고심한 부분은, 바뀐 제도의 시행을 바로 내년도부터 전면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당장의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5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해나갈 것인가였다. 비용만 계산해 본다면 연차적 실행이 재정적으로는 당장의 부담이 적다. 그러나 전면적 시행을 미루면서 절감되는 경비를 다른 부분에 사용하게 될 때 차후에 다시 그것을 조정하느라 재정적인 압박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논리에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일단 내년에는 2%만 조정하기로 했다. 나머지 3%는 그 다음해에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제하에 내려진 결정이지만 예산심의란 1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내년 예산심의 때 나머지 3%를 모두 시행하는 것에 또 다시 반대의견이 대두될 수도 있다. 나머지 3%의 시행을 점차적으로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절감된 비용을 또 다시 다른 곳에 사용하자는 압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5% 중에 2% 밖에 실행 하지 않으면서 절감된 비용 중 단 백오십만불만을 비축해두고 나머지는 여러 예산지원요청 압력에 못이겨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것으로 예산수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예산 수립에 있어 장기적인 차원보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필요충족 요구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