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펙 뛰어나도 불합격, 왜
▶ 수험생이 자신에게 맞는 학교 선택하듯 대학도 다양한 요소 고려 필요인재 뽑아 각종 자료·방문 통해 대학특성 파악 중요
입시 결과를 보면 매우 우수해 보이는 지원자들이 줄줄이 낙방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이 치열한 탓이지만, 이것만으로 불합격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스펙을 가진 지원자들이 서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다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또 다른 요소들, 그 안에 핏(fit)이란 게 있다. 대학과 지원자의 코드가 서로 맞아야 하는 것이다.
■ 핏(fit)이란
캠퍼스 투어를 하다 보면 대학을 소개하는 관계자나 교수들이 한결 같이 얘기하는 것이 ‘핏’이란 말이다. 우리말로 ‘적격’ 또는 ‘적당’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의미는 상당한 광범위한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우선은 학업능력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당연히 환대받는다. 여기에 사회성과 리더십, 감성 등 대학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잘 적응할 수 있는 다른 조건들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학들의 재정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재정문제도 빼놓을 수 없게 됐다.
너무 뛰어난 인재여서 다른 대학에 빼앗기지 않고 싶다면 당연히 대학이 장학금을 지원하며 붙잡겠지만, 그 극소수 그룹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대학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제법 알찬 스펙을 가진 학생을 외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 핏은 쌍방향 코드다
대학 지원자들은 자신의 성격과 성향, 그리고 목표를 바탕으로 자기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하게 된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먼 곳에 떨어진 대학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며, 이런 저런 자료를 찾아 살피게 된다.
하지만 이는 한쪽의 이야기일 뿐이다.
지원자가 자신이 원하고,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대학들 역시 학교가 원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힘을 기울인다. 입학사정도 따지고 보면 이를 위한 방법에 불과한 셈이다. 결국 양쪽의 코드가 일치될 때 ‘합격’이란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스펙이라도 대학에서 볼 때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탈락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핏 찾기
앞에서 소개했듯이 핏은 한 가지만 비교하는 게 아니다. 여러 조건과 환경 등을 골고루 살펴봐야 한다.
▲아카데믹
고등교육을 받는 것인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단순히 명성이나 랭킹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다. 대학의 학업 시스템이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학 특유의 학업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1. 대학 커리큘럼
대학마다 커리큘럼이 다르다. 그리고 운영하는 시스템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컬럼비아 대학은 필수과목이 대학이 정해놓은 대로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브라운 대학은 정반대로, 자신이 직접 자유롭게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커리큘럼을 짤 수 있다.
학생에 따라 어떤 학생은 너무 자유로운 것이 부담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2. 자신의 학업 스타일
고등학교에서는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대학은 다르다.
학교마다, 전공마다 강의 스타일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학업 스타일에 대해 충분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의 수업문화가 중요한 이유다.
3. 교수와의 관계
대학에서 교수와의 친밀한 관계는 여러 가지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전공과 관련해서는 보다 깊이 있는 학문을 공부하는 것은 물론, 향후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서도 담당 교수와의 잦은 교류는 소중하다.
여기에 영향을 주는 것은 클래스 당 학생 수와 대학의 유형, 즉 종합대학이냐 리버럴 아츠 칼리지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자료는 시중에 나와 있는 대학 자료집을 활용할 수 있는데, 프린스턴 리뷰(Princeton Review), 피스키 가이드 투 칼리지(Fiske Guide to Colleges), 칼리지 프로울러(College Prowler) 등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4. 전공 코스 과목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대학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전공과 관련된 과목 리스트를 살필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대학생활 4년을 공부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5. 커리어센터 리서치
대학은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졸업 이후의 길을 제대로 찾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커리어센터를 통해 졸업생들 가운데 취업은 몇 명이나 했고, 대학원 진학률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더불어 커리어센터의 학생 지원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도 가능한 많이 알아두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비 아카데믹
이 부분은 그동안 여러 번 소개된 바 있기 때문에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대학의 특성
미국에는 4,000개가 넘는 대학들이 있고, 저마다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UC계열 중 버클리는 매우 진보적이면서 리버럴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아주 보수적인 성향의 대학도 있다.
또 어떤 대학은 특정 인종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어 소수계 입장에서 볼 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밖의 대학의 학생활동 및 과외활동 등도 비교해 봐야 할 대목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래도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 환경
우선 대학의 크기와 클래스 사이즈를 들 수 있다.
그리고 대학의 위치, 즉 도시 또는 시골 등 어느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지 및 집과의 거리 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와 함께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기후 역시 살펴봐야 한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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