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PR에 극적인 3-2 역전승, 맨U에 골득실차로 우승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 극적인 피날레 이청용의 볼턴, 스토크와 비겨 2부리그 강등 아스날-토튼햄 챔스리그, 뉴캐슬은 유로파로
지성도, 청용도 모두 울었다. 박지성의 맨U는 우승에 실패했고 이청용의 볼턴은 2부리그 강등의 시련을 맞았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극적인 드라마로 1968년 이후 44년만에 리그 정상에 올라 환호와 감격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2011-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 믿기 어려운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맨시티를 44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으로 등극시켰다. 13일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정규리그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맨시티는 리그 17위 퀸스팍 레인저스(QPR)를 맞아 후반 막판까지 1-2로 끌려가며 44년만의 우승 찬스를 날려버리는 듯 했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에딘 제코와 서지오 아게로가 연속골을 터뜨려 기적 같은 3-2 재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맨시티와 맨U는 나란히 28승5무5패(승점 89)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8골차로 앞선 맨시티가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날 동시에 벌어진 선덜랜드 원정경기에서 승리하고 맨시티가 QPR에 비기거나 패할 경우 우승할 수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U)는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한 뒤 경기 막판까지 맨시티가 1-2로 뒤지고 있다는 소식에 우승 희망을 부풀렸으나 막판 믿기 어려운 맨시티의 역전승 소식에 망연자실한 채 고개를 떨궈야 했다. 맨U의 박지성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 종료를 맞았고 우승조차 좌절되면 씁쓸하게 시즌을 마무리했고 선덜랜드의 지동원도 벤치를 떠나지 못했다.
맨시티-QPR전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고의 컴백으로 기록될 정말 극적인 피날레였다. 맨U에 골득실차로 우위를 지키며 시즌 마지막 경기에 나선 맨시티는 안방에서 약체 QPR을 꺾기만 하면 1968년 이후 무려 44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고 압도적인 전력 우세로 인해 가볍게 승리할 것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공을 둥글고 축구경기에서 확실한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진리는 이번에도 변함이 없었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몸이 굳은 맨시티는 슈팅수 44-3, 볼 점유율 81%-19%가 말해주는 일방적 우위에도 불구, 2부리그 강등을 피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선 QPR의 완강한 저항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전반 38분 파블로 자발레타의 선취골에도 불구,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던 맨시티는 후반 3분과 21분 QPR의 지브릴 시세와 제이미 맥키에 연속골을 얻어맞고 충격적인 1-2 역전을 허용하며 홈팬들의 경악 속으로 몰아넣었다. QPR이 후반 10분 한 명이 퇴장당해 10명이 싸우는 상황에서도 1-2 스코어는 후반 45분이 지날 때까지 유지졌고 맨U가 선덜랜드에 1-0으로 승리하면서 우승트로피는 다시 한 번 맨시티의 손을 떠나 맨U의 품으로 안기는 듯 했다.
하지만 맨시티팬들이 벼랑 끝에서 절망속에 괴로워하던 마지막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추가시간 제코가 추가시간 2분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낸 뒤 잠시 후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위인 서지오 아게로가 44년만에 리그 우승을 안겨준 천금보다 귀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려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맨시티는 물론 맨U도 전혀 믿을 수 없었던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드라마틱한 우승 드라마였다.
한편 이날 스토크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고 QPR이 맨시티 원정에서 패하면 2부리그 강등을 모면할 수 있었던 볼턴은 끝내 스토크시티와 2-2 무승부에 그치며 승점 36(10승1무22패)으로 강등권인 리그 18위에 머물러 다음 시즌을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보내게 됐다. 프리시즌 경기도중 다리 골절상을 입고 거의 시즌 전체를 뛰지 못하다가 지난 주 경기에서 처음으로 필드에 나섰던 볼턴의 이청용은 이날 2-2 동점이던 후반 36분 교체 투입돼 마지막 불꽃을 태웠으나 끝내 결승골을 얻지 못한채 종료휘슬 소리를 들었고 내년 시즌을 2부리그에서 뛰게 될 위기를 맞았다.
한편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의 마지막 2장이 걸린 3위와 4위는 아스날과 토튼햄에게 돌아갔고 뉴캐슬은 5위로 유로파리그에 나서게 됐다. 아스날은 웨스트브롬을 3-2로 꺾고 리그 3위를 지켰고 토튼햄은 풀럼을 2-0으로 제압해 4위로 챔피언스리그 예선 티켓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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