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 clock과 watch가 있다. clock은 원래 종(bell)을 의미하는 고어 ‘clocca’에서 온 말로서, 왕궁이나 교회의 높은 벽에 설치되어 일정한 시간마다 종을 침으로서 시간을 알려주는 시보장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에 반해 watch는 휴대 가능한 clock을 의미하는 말로서 그 출처가 분명하지 않다.
항공기나 큰 함선용의 정확한 시계를 chronometer(시간 측정계)라 불렀다. 앞 칼럼의 죤 해리슨도 그의 해양시계들을 marine chronometer로 불렀다. 롤렉스 시계같은 고급 시계를 chronometer라는 말로 광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휴대용 시계가 나타난 것은 금속제 태엽으로 가동되고 소형의 막대식 탈진기가 장치된 시계가 발명된 16세기 초엽이다. 초기의 휴대용 시계는 거의 밥주발 만한 크기로, 보석들을 박아넣고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진 뚜껑 속에 시침만 있는 별로 정확하지 않은 목걸이 시계들이었다.
영국의 왕 챨스2세가 1675년에 조끼를 입기 시작하자 그 주머니에 들어가는 회중시계(pocket watch)가 나타나는데, 하위헌스가 발명한 밸런스 스프링과 18세기 중엽에 발명된 정교한 레버(Lever)형 탈진기에 힘입어 회중시계의 크기들이 획기적으로 축소되었다. 정밀한 스프링, 톱니바퀴, 그 축대 제작용 고강도, 고품질의 강철이 보급되고, 온도변화에 따른 스프링의 진동주기 변화를 보정하는 이중금속대(bimetallic strip)의 발명으로 18세기 말에는 정확한 휴대용 시계들이 실용화 되었다.
19세기에 들어 레버탈진기의 회전축이나 다른 운동부품간의 접촉부의 마모를 줄이기 위해 다이아몬드나 루비 같은 보석부품이 들어간 시계들이 제작되었으며, 19세기 후반에는 구조가 간단해진 염가의 레버탈진기가 발명되고, 태엽을 감는 나사 손잡이가 달린 시계가 나타나고, 부품의 대량생산 체제가 도입되어, 미국에서는 당시 달러 가격의 회중 시계가 보급되었다.
19세기 말에 온도변화에 따라 치수의 변화가 아주 적은 인바(invar) 합금과, 탄성계수(elastic modulus)변화가 아주 적은 엘린바(elinvar) 합금이 발명되어 밸런스 휠과 스프링의 재료로 쓰여 이중금속대가 필요 없어져서 시계의 구조가 더욱 간단해졌다.
최초의 손목시계가 1868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으나 본격적 손목시계가 나타난 것은 루이 까르띠에가 친구인 브라질 비행사 산토스의 부탁으로 디자인하고 산토스 손목시계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1911년이었다. 1923년에는 차고 있으면 태엽이 저절로 감기는 자동시계가 나왔다. 2차대전 후 충격과 파손에 강한 시계가 나타났고, 마모방지용 보석이 많이 들어간 시계들이 한국에서도 유행하던 것을 독자들도 기억하실 것이다. 1967년 결혼선물로 받은 스위스 제 41석짜리 필자의 자동시계는 우연인지 41년만에 멈춰버렸지만 내구성이 놀라운 시계였다.
1928년 워렌 매리슨이 석영(quartz)의 결정진동자를 이용한 시계를 개발하였다. 석영결정의 압전(piezoelectric)현상에 의한 기계적 공진(resonance)을 응용한 것으로 탈진기 등의 운동부품이 필요없고, 30년에 1초 정도의 오차를 보이는 획기적 전자식 시계였다. 1969년 일본의 세이코사가 석영진동자 손목시계 대량생산에 성공하고 1980년대에는 전세계 시계시장을 석권하자 스위스시계회사들은 다양한 디자인의 스왓치(swatch)들을 출시하여 위기를 넘기고, 최근에는 복고취향에 부응하여 장인정신을 최대한 살려서 만드는 고가의 고급 기계식 시계들도 생산하고 있다.
1949년에 개발된 원자시계는 세슘(Cs)133 원자의 기저상태(ground state) 전자의 두 스핀에너지의 천이에 의한 복사주기를 이용한 시계로서 현재 미국표준국에서 관장하고 있는 원자시계는 1년에 300억분의 1초 오차의 초정밀 시계이다. 2,30불로 살 수있는 가정용 원자시계는 표준국에서 끊임없이 자동방송되는 원자시계의 시간정보를 표시(display)하는 일종의 수신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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