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권은 ‘우리식대로’란 말을 즐겨 쓴다. 일종의 독불장군식의 표현이다. 2012년 4월 15일 김일성의 100주년 생일을 맞춰서 소위 ‘강성대국’의 원년을 선포하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각종 무기와 장거리 유도탄을 적재한 군 차량을 등장시키는 등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했다. 이 같은 행사 중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3월 중순까지 북한이 비공개적으로 준비한 소위 장거리 위성 로켓인 광명성 제3호의 발사였다.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그것을 발사한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하고 50여명의 외신 기자들을 북한으로 불러 모았다. 발사장면도 기자들에게 보여 준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3일 아침 기자들도 모르게 감쪽같이 발사했고, 불행히 그 발사는 실패작으로 막을 내렸다. 만일 발사가 완전하게 성공 했다면 북한 당국은 강성대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우리식대로의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었고, 또한 그들은 성공의 열기 속에 사로잡혀 있었을 것이다. 1989년과 2009년도에 발사한 제1호와 제2호도 실패작이었으나 그들은 성공 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제3호도 불과 발사 2분 후에 공중에서 폭발하고 잔해가 군산 앞 바다에 떨어졌으니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북한 당국은 이번만은 공식적으로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한미는 물론 중러를 포함 세계 여러 나라들이 북한의 로켓발사를 중지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발사는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였다. 위성발사의 선진국인 미국이나 러시아도 발사실험에 여러 번 실패한 경험이 있다. 러시아의 기술을 이용한 한국의 나로호 위성 발사도 두 번이나 실패한 적이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 실패도 기술이나 경험 부족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외부의 식량 및 경제원조에 의존하는 나라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장거리 위성 (미사일) 로켓개발에 여념이 없다. 평화적 목적의 위성 발사라고 주장하지만 그들 외에는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단지 핵탄두를 적재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 미사일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다. 그것을 갖게 되면 한미를 위시하여 여러 나라들을 견제할 수 있는 무기와, 협상카드로 이용 할 수가 있다. 서울 도심지에서 대학생들과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북의 포켓발사를 비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것을 보고 북은 당장 서울의 모든 것을 한방에 날려 보내겠다고 큰 소리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고, MB에게도 막말을 퍼붓고 있다.
그들이 단, 중, 장거리 미사일 유도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군사적으로 남한에 대해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남한의 국방부도 공식적으로 북한 전역 곳곳에 정밀하게 타격 가능한 크루즈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남북이 강경 대 강경으로 서로 대응하면서 긴장감이 흐른다.
북의 위협적인 말과 거친 막말을 쓰지 않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남한이 직접 취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문제이다. 또한 북이 앞으로도 미사일 로켓 발사실험을 계속하고,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으니 이것도 문제이다.
남한 정부가 이 문제들을 간접적으로 푸는 한 가지 방법은 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을 설득하여 중국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북의 후견인 격인 중국이 얼마나 협조하겠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군사 열병식에 선보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대해선 미국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그 ICBM을 적재한 바퀴 16개의 대형트럭이 한 중국 회사에서 만들어져 북으로 반입되었다고 하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회사가 ‘미국의 커밍스 회사가 만든 엔진과 독일제 변속기를 그 트럭에 사용했다’는 말도 있다.
남한의 입장에서 보면 제3호 로켓발사가 실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왜냐하면 그 발사는 남한은 물론 일본과 미국의 알라스카 내지 본토 서부지역까지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포함 유엔안보리 이사국들이 만장일치로 북한의 이번 발사를 한 목소리로 강렬하게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성명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독불장군식이다.
장윤전
엘리콧 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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