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서부영화를 수집했던 적이 있었다. 영화광이 아니어서 많은 영화를 수집하진 못했지만 지금도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면 서부 영화로 스트레스를 풀곤한다. 서부 영화들은 대체로 내용은 없지만 (배경)음악은 꽤 들을만한 곡들이 많다. 존 베리의 ‘늑대와 함께 춤을’, 엔리오 마리꼬네의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그리고 ‘황야의 무법자’ 등이다.
리반 클리프…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등장하는 이들 영화는 우거지상을 잔뜩 쓰고 총을 난사하는 장면 등이 다소 조크같지만 음악만큼은 장쾌하면서도 꽤 들을 만하다. 특히 서부영화를 보고 있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서부관광(?)을 떠날 수 있게 된다. 서부로 서부로… 광활한 서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부 활극을 통해 우리는 서부… 미국의 개척의 역사를 배울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 유명한 ‘쿼바디스’에서 나오는 말이다. 인간의 역사란 바로 이 선택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베드로가 만약 로마의 박해를 피해 로마로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면 세계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1492년의 일이었다. 그 후 수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버리고 아메리카로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특히 영국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 동부에 상륙한 것이 1620년의 일이었으니, 콜럼버스가 미국을 발견한지 약 130년만의 일이었다. 황무지였던 아메리카 대륙이 유럽(인들)에게 접수되기 시작하면서 광활한 미국 땅은 이후 끝없는 개척의 역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특히 서부로 서부로… 서부로 향한 개척의 역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Wild Wild West… 야성(Wild)은 실질적으로 거칠다는 뜻도 있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뜻하기도 할 것이다. 와일드한 삶이란 그러므로 거칠기는 하지만 자연과 순응하는 삶이기도 하다. 구약(성경)에 보면 아브라함이 신의 명령으로 광야(가나안)로 떠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왜 사람들은 광야로 가야 만하는 것일까? 그것은 사람이란 문명과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람 부는 들판에서 혼자만의 시간 , 영혼의 자유… 신을 찾아야하는 존재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국의 웨스트는(1세기 전만해도) 이런 거칠면서도 자연과 싸우고 또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즉 개척자들를 말하는 것인데 미국의 역사는 바로 이 서부로 향하려는 서부 개척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미 서부야말로 젊은 시절 가장 가고 싶은 곳 중의 하나였다. 서부 영화를 많이 보아서가 아니라 서부의 풍광에서 느껴지는 어딘가 범접키 어려운… 대지의 합창이라고나할까… 영혼의 자유같은 것이 느껴지곤 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고등학교 당시 기말고사, 중간고사 등… 시험들을 치루고 난 뒤 단체로 영화관람을 하곤 했는데 대한극장, 스카라, 단성사 등에서 보았던 서부 영화들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존 웨인은 이미 한물 간 뒤였고, 당시에 상영하던 영화들이 바로 리반 클리프,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등장하는 영화들이었다. 당시 보았던 서부 영화의 제목들은 일일히 기억하기조차 힘들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마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왔던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 일 것이다. 총 3편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들은 특히 영화음악의 대가 엔리오 마리꼬네의 배경음악으로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기도 하다.
마리꼬네는 같은 서부 영화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의 주제음악으로 그 이름을 알렸지만 이후 ‘Once upon a time in America’, ‘황야의 무법자’, ‘미션’ 등을 작곡하며 영화음악계의 전설로 남게된 인물이다. 그 중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제 1탄이 바로 ‘황야의 무법자’였다.
이 주제 음악은 웨스턴이 아닌 이태리 출신답지않게 무한한 상상력으로 가장 서부적인 음악을 만들어 극찬 받았다. 특히 예전의 서부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랑의 휘파람’소리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원제목은 ‘티톨리(Titoli)’로 이태리어로 타이틀(음악)이란 뜻이 있다고 한다.
오페라의 고장 이태리에서는 전후에 영화음악 작곡가들을 수없이 배출했는데 그중 인기와 실력면에서 최고봉이 바로 모리꼬네였다. 기타의 리듬을 탄 스잔한 휘파람 소리… 장쾌한 트럼펫을 짙게 깔고 말 달려가는 서부의 낭만과 향수… 누구에게나 잊지못할 추억의 멜로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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