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뼈대(Frame)를 이루고 있는 나무구조물을 사정없이 먹어 치운 다음 마루나 벽을 무너뜨리는 터마이트(Termite 일명 흰개미)에 대해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개미목과라기보다는 그 모양에서도 바퀴벌fp에 더 가까운 이 곤충에 관한 많은 피해사례와 연구사례를 통해 터마이트의 존재는 대표적인 암적 해충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 여름에 기타치며 한가로이 노래부르는 게으름쟁이 여치와 추운 겨울을 대비해 무더운 한여름에도 열심히 일하는 개미이야기 ‘여치와 개미’의 이솝우화를 통해 우리가 친근감을 느끼는 개미들은 종종 집안밖에서 심심찮게 목격된다. 그러나 이들 중 나무 구조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해충으로 분류된 목수개미(Carpenter Ant)가 아울러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목수개미에 의한 피해규모는 터마이트에 비해 적은편이고 아울러 일반 집개미와 목수개미의 차이는 현미경이나 확대경 없이는 그 구별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상 일반 숙련된 전문가도 구분이 헛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고 둘다 식성도 비슷하다. 목수개미도 일반개미처럼 달짝지근한 음식찌꺼기나 과일 등을 침탈하기 위해 주택주변을 배회하고 심심치않게 집안으로 침투한 다음 버젓이 기어다니며 역시 집안에 노출되어 있는 음식을 섭취한다.
개미는 냄새로 말한다고 한다. 좀 더 과학적으로 말한다면 개미의 배 끝에 있는 외분비샘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을 통한 일종의 화학언어로 먹이로부터 개미집까지 냄새길을 만들어 다른 동료개미가 그 음식이 있는 곳으로 다시 갈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여타 개미들이 줄을 지어 동일한 음식으로 향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만일 그 음식을 치워버린다면 그 냄새길을 따라 오던 개미들은 그 대상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게 된다.
그렇다면 터마이트와 그 흔한 집 개미 그리고 목수개미의 차이는 무엇인가. 터마이트와 목수개미의 차이는 그 모습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터마이트는 자식생산만 담당하는 여왕과 왕 외에 평생 동안 오로지 음식(나무섬유)조달을 통해 모든 식구를 먹여 살리는 일꾼, 일꾼으로부터 음식을 얻어먹고 호위병 역할만 수행하는 병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적극적 활동 구성원인 일꾼 그리고 병정과 목수개미의 비교를 통해 구분을 살펴볼 수 있다.
입을 보면 일꾼, 병정, 목수개미 모두 톱니모양의 날카로운 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꾼은 거의 보이지 않는 크기의 아주 작은 나무를 서서히 갉아먹기 위한 톱니빨을 가지고 있는 반면 병정과 목수개미는 육안으로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크고 잘 발달된 머리와 날카로운 톱니빨을 가지고 있다. 병정은 이 날카로운 톱니를 통해 침입자를 공격하는 역할을 하고 목수개미는 음식을 먹고 나무속에 파고들어가 구멍을 만든 다음 그 안에 거주지를 만드는 데 이 톱니빨을 사용한다.
물론 목수개미도 그 날카롭고 힘센 이빨을 이용해 타 곤충에 대한 무서운 공격력을 과시한다. 실상 주택의 나무구조물에 많은 구멍을 내 나무구조물을 쓰러뜨리는 재산피해를 주는 면에서는 해충이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작 나무구조물에 더 큰 피해를 입히는 터마이트의 천적으로도 알려져 있어 이러한 습성으로 볼 때는 이로운 곤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터마이트 일꾼과 병정은 글자 그대로 절구통허리 즉 가슴과 배의 구분이 없을 정도의 굵은 허리를 가지고 있는 반면 목수개미는 일반 개미와 마찬가지로 아주 늘씬한 가는 허리를 가지고 있다. 다른 것은 모른다치고 허리부분만을 통해서 그 모습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일반개미와 목수개미와의 구분이다. 그 크기와 색깔 그리고 모습이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터마이트 전문가인 본인도 홈인스펙션 동안 의심스러운 개미가 발견되면 현장확인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오피스로 가져와 현미경을 통해서 확인을 할 정도로 그 모습이 똑같다. 일반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특징으로 가슴과 배 부분을 연결하는 허리부분(매듭모양)에 뚜렷하게 돌출되어 있는 피라미드 모양의 혹(Node)의 모양과 머리와 허리사이의 가슴부분 상단(가슴의 등부분)의 모양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일반개미의 경우 이 혹이 허리연결부분 중간과 배 연결부위에 2개가 있는 반면 대부분의 목수개미의 경우 허리 중간에 한 개의 혹을 가지고 있다. 가슴상단의 모양을 통해 그 구분을 인지하는 것은 더욱이 어렵다. 확대경 아니면 현미경이 반드시 필요할 정도로 그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여하튼 일반개미의 가슴상단은 아주 울퉁불퉁하다. 그러나 목수개미는 아주 매끈한 편이다. 이는 나무를 파고 들어가기 유용하게 위함인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일반 개미들은 콘크리트벽이나 땅속에서 파낸 모래가루 등에 의해서 만들어진 무덤모양의 개미총을 형성하나 목수개미는 나무속에 구멍을 내는 동안 떨어진 톱밥모양의 잔해물을 통해 그 존재가 주택이나 나무목조건물에 존재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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