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양궁대표팀 이기식 감독 남자 개인-단체전 금메달 정조준
▶ 베이징올림픽 노메달 후 미 양궁협회로부터 전권 부여 받아
롱비치 엘도라도팍 등 4개 양궁교실에서 차세대 유망주 양성
청소년에 자제력과 인내심 길러줘…대학 진학시에도 큰 도움 | |
세계 양궁계에서 최고의 지도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기식 감독은 한국과 호주에 이어 지난 2006년부터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 이기식 감독이 이끄는 미국 양궁대표팀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올림픽에서 목표는 금메달 2개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욕심대로 될수는 없겠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길 뿐입니다.”
오는 7월말 막을 올리는 2012 런던올림픽에 미국 양궁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하는 이기식 감독(54)은 한국을 세계 양궁 최강국으로 이끌어 올린 세계 양궁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동아대 체육대학원 재학시절인 지난 1981년 약관의 나이에 한국 대표팀 코치를 맡은 그는 이후 16년간 한국 대표팀을 이끌면서 1984년 LA올림픽부터 시작,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4차례 올림픽과 매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무수히 많은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해내 세계 양궁계에서 단연 독보적인 지도자 반열에 올라섰다. 이어 1997년 호주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금메달, 2004년 아네테올림픽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일궈내는 값진 성과를 올렸고 그의 명성을 높이산 미국 양궁계의 끈질긴 구애로 지난 2006년 미 양궁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6년째 미국양궁을 이끌어오고 있다. 현재 양궁 남자 세계랭킹 1위인 브레이디 엘리슨은 이 감독의 수제자로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미국은 남자 개인과 단체전에서 모두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샌디에고 인근 출라비스타의 올림픽 선수촌에서 미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또한 한편으론 짬짬이 출라비스타와 롱비치 엘도라도팍, 패사디나 등에서 4개의 양궁교실을 운영하며 차세대 유망주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이 감독과 전화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들어봤다.
-우선 본인에 대한 소개를 들려달라.
▲1978년 모스크바올림픽 대표로 선발돼 양궁대표로는 처음으로 태릉 선수촌에 입촌, 훈련에 임했으나 보이콧 사태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이후 현대의 지원으로 도입된 지도자 양육 프로그램으로 본격적인 지도자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1981년 11월부터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16년간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84년 LA올림픽부터 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4차례 올림픽을 치렀고 호주대표팀 감독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치렀으며 2006년부터 미국 대표팀을 맡고 있다.
-지도자로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커리어를 이어왔으나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처음으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사실 미국팀 지휘봉을 잡은 뒤 워낙 견제세력이 많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제대로 대비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뒤 미국 양궁에선 오히려 최고 지도자라는 사람을 불러와 놓고 권한은 주지 않고 뒤에서 흔들기만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고 이후 내게 이번 런던올림픽까지 미 대표팀 운영에 관한 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때부터 내가 고안한 내셔널 트레이닝 시스템(NTS)이 미 양궁계에 도입돼 뿌리를 내렸다. NTS의 1~5급의 자격증을 얻어야 코칭을 할 수 있으며 특히 4급 이상의 자격증을 받으려면 내게 와서 일주일이상 지도와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 후 최소한 공개적으론 나에 대한 말이 사라지게 됐고 내 철학대로 대표팀을 이끌 수 있게 됐다.
-런던올림픽 준비는 잘 되고 있나.▲양궁에는 남녀 단체와 개인, 혼성팀 등 총 5개 종목이 있지만 올림픽에선 남녀 단체와 개인전 등 4개 종목만 치러진다. 이중 남자 개인과 단체전에서 미국이 세계랭킹 1위이고 한국은 여자 개인과 단체종목에서 세계랭킹 1위다. 남자 세계랭킹 1위인 브레이디 엘리슨은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목표는.▲현재 세계랭킹 1위인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 2개를 따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내 욕심대로 되는것은 아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나님의 손에 맡길 뿐이다.
-청소년 양궁교실을 통해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샌디에고 인근의 2곳과 패사디나, 그리고 롱비치 등 4곳에서 양궁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롱비치 엘도라도팍에선 아내가 조이 아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가 엄선한 코치들이 돌아가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나도 시간이 될 때마다 학생들을 살펴보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양궁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양궁은 무엇보다도 ‘자제력(Selfcontrol)’이 필요한 종목이다. 양궁을 배우면서 책임감과 자제력, 인내심이 길러지고 성격도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다. 학생들은 지도하다보니 많은 학생들이 양궁을 배우면서 이를 통해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 진학시에도 큰 도움을 받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선수들에게 지도자 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장려해 이들이 대학에 진학, 교내 양궁클럽을 만들어 지도하며 양궁을 전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런 부분에 큰 보람을 느낀다.
-양궁을 배우는 데는 얼마나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언제쯤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가.▲현재 롱비치 엘도라도팍 조이 아치 아카데미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서 7시까지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교습 받는 것으론 부족하고 최소한 일주일에 2~3번 활을 쏴야 한다. 나이는 9~10세 정도면 시작할 수 있지만 레슨 경험상 12세 정도가 훈련에 집중하는데 가장 좋은 것 같다.
-본인의 장래 목표가 있다면.▲한국 양궁의 지도자들을 다시 지도해 한국 양궁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사실 양궁은 17세기 이후 기술 변화가 거의 없었던 종목이다, 하지만 이젠 과학적 기술발전에 맞춰 양궁의 지도기술도 발전해야 하는 시기다. 예전처럼 무작정 강훈련만을 강조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기술적으로 선수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코치로서 바로 설 수 있다. 한국의 젊은 지도자들을 바로 세워 꼭 한국 양궁이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으로 올라서는 것을 보고 싶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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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이기식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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