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이 확정된 후 환호하고 있다.
메시 침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누 캄프의 기 적’을 일궈내며 팀 역사상 두 번째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 승에 진출했다.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 서 벌어진 대회 4강 2차전 원정경기에 1차전 홈경기 1-0 승리를 안고 들어간 첼시는 전반 37분 팀 캡틴이자 주전 센 터백인 존 테리가 어처구니없는 파울로 퇴장당해 남은 시간 10명으로 싸우는 핸디캡에도 불구, 전반 추가시간과 후 반 추가시간에 라미레스와 페르난도 토 레스가 한 골씩을 뽑아내 디펜딩 챔피 언 바르셀로나와 2-2로 비기며 두 게임 합계 3-2로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결승 티켓을 따냈다. 첼시는 다음달 19일 뮌 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단판승부로 펼 쳐지는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레알 마드리드 승자와 패권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뮌헨과 마드리드는 25일 마드리드 에서 준결승 2차전으로 격돌하며 지난 주 뮌헨에서 벌어진 1차전에선 뮌헨이 2-1로 승리한 바 있다.
첼시로선 ‘기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결과였다. 지난 주 1차전 홈경기 에서 1-0 승리에도 불구, 대부분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날 바르셀로나 가 안방에서 결승 티켓을 따낼 것을 믿 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가 전반 35분 서지오 부스케츠의 선취 골로 리드를 잡은 뒤 2분만에 테리가 상대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의 뒤쪽 허벅지를 무릎으로 걷어차 스트레이트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고 이어 전 반 44분 리오넬 메시의 패스를 받은 안 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추가골을 터뜨려 바르셀로나가 두 경기 합계 2-1로 앞서 가자 바르셀로나의 승리는 기정사실처 럼 보였다. 11명이 싸워도 일방적인 열 세였던 첼시가 주장이자 유일한 센터 백인 캡틴 테리를 잃고 적지에서 세계 최강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살아남기를 바라기란 거의 불가능한 과제처럼 보 였다.
하지만 역시 공은 둥글었고 강자가 반드시 이긴다는 법칙은 어디에도 존 재하지 않았다. 거의 죽은 것 같던 첼 시의 희망은 전반 인저리타임에 라미 레스의 만회골이 터지며 갑자기 되살 아났다. 해프라인 지점에서 프랑크 램 파드의 스루패스로 단독찬스를 잡은 라미레스는 페널티박스 바로 안쪽에서 앞으로 뛰어나오는 바르셀로나 골키퍼 빅터 발데스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절 묘한 칩샷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그리 고 이 한 골은 모든 상황을 바꿔놓았 다. 비록 이 경기 스코어는 아직 1-2로 뒤졌지만 두 경기 합계에서 2-2 동점 이 되면서 타이브레이커인 원정골에서 첼시가 1-0으로 앞서는 상황이 된 것 이다. 오히려 바르셀로나가 다급한 쪽 으로 몰렸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의 승리는 시간 문제처럼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 남은 후반 45분동안 수적으로 열세인 첼시 가 바르셀로나의 맹공을 실점없이 막 을 가능성은 제로처럼 보였다. 그를 입 증하듯 바르셀로나는 후반 시작 단 3 분만에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수비에 가담한 디디에 드로그바의 파울로 페 널티킥을 얻어냈고 메시가 키커로 나 섰다. 하지만 메시의 페널티킥은 크로 스바를 강타하고 튀어나왔고 바르셀로 나 선수들의 가슴 속에 “혹시…”라는 검은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후는 첼시 선수 전원이 모두 페널 티박스 안에 집결, 필사적인 지키기에 나선 가운데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첼 시 골문을 둘러싸고 계속 빈틈을 노 리는 일방적인 경기가 계속 됐다. 하지 만 바르셀로나의 트레이드마크인 예술 적 패싱게임은 첼시의 밀집수비를 뚫기 엔 뭔가 부족했다. 과감한 중거리슛이 나 측면 돌파 후 크로스 등이 없이 패 스에 의한 중앙돌파만을 고집했으나 모든 선수가 골문 앞에 모여있는 상황 에서 패스할 공간이 별로 없었다. 바르 셀로나는 후반 36분 산체스의 슈팅이 골안에 꽂혔으나 크로스를 해준 다니 알베스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고 1 분 뒤인 37분에는 메시의 강력한 왼발 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자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가 등 뒤까지 다 가온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결 국 급해진 바르셀로나는 모든 선수가 첼시 골문 앞으로 총 전진했다가 후 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에서 수비수 가 길게 걷어낸 볼을 잡은 첼시의 토 레스에게 단독돌파로 쐐기골을 얻어 맞고 그대로 침몰했다. 이날 두 번이 나 골대를 때리고 또 두 번의 결정적 인 찬스를 놓친 메시는 눈물을 흘리며 누 캄프를 떠났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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