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 교육계에 젊음의 바람이 불고 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오는 6월말로 은퇴하는 교육감 후임자를 최근 발표했다.
그런데 그의 나이가 이제 겨우 30세 밖에 안 된다고 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더욱이 인근 하워드 카운티에서도 새 교육감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도 이번에 볼티모어 카운티의 후임 교육감으로 선정된 젊은 교육자가 최종 두 명의 후보 명단에 올랐었다고 하니 더욱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지난 주에 있었던 메릴랜드주의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교육위원회 예비 선거에서도 젊은 후보들이 두각을 나타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린스 조지 카운티의 교육위원은 9명이다.
그중 올해 5명을 새로 선출하는 예비선거가 열렸는데 세 지역에서 대학생 후보들이 1위로 당선되었다. 물론 차점자와 가을에 재대결을 갖게 되지만 이번 예비 선거의 결과는 여러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세 후보 모두 이제 20세 정도의 나이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중 하나는 2010년에 18세의 나이로 당선된 현직 교육위원이기도 하다.
내가 1995년에 버지니아주 훼어팩스 카운티에서 처음 교육위원에 당선되었을 당시 당선자 중 최연소였다. 그래서 가끔 기회가 되는 대로 동료 교육위원들 들으라고 농담 삼아 일부러 나이를 들먹이곤 했었다.
이제 4선 교육위원이 되면서 12명의 교육위원들 중 나이가 나보다 위인 교육위원들보다는 아래가 더 많아지게 되었다.
사실 맨 처음 출마 당시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과 프리스쿨에 다니는 어린애들을 키우는 젊은 아빠였기에 다른 후보들에 비해 학교 관련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그것이 자랑이기보다는 약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 훼어팩스 카운티에서도 약관 25세의 교육위원을 배출했다. 사실 25세라면 우리 집 큰애와 동년배니 동료 교육위원으로 아들 또래를 두게 된 것이다. 그 교육위원은 나와 같은 광역위원 후보였기에 캠페인 이벤트나 후보 토론회 등에서 종종 만나게 되었다. 또한 같은 당 소속으로 선거 홍보물도 같이 협조해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이는 어리지만 훼어팩스 카운티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으로 직접 교육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소신을 갖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한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당당하게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육위원이 되어 활동하는 요즈음도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세대 출신으로 그들의 입장에서 이슈를 바라보고 분석하며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나이가 어리고 미혼이어서 인생 경험에 있어 부족한 게 너무 많다고 무시를 당하지도 않고 주위에서 그렇게 우습게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21세기 테크놀로지 세대의 일원으로 나이가 많은 교육위원들이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테크놀로지 사용과 응용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물론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피치 못할 약점도 있다. 애를 키워본 경험이 없어 학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나름대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아직 어려 사회 경험이나 대인 관계에서 부족한 점들도 있다.
그리고 아직 본인이 속해 있는 조직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어 가는데 미숙한 점들이 있을 수 있다. 자기보다 훨씬 나이가 더 많은 교육청 직원이나 교사들을 상대하는 게 버거울 수도 있다.
이번에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의 교육위원 예비 선거 결과를 보면서 내가 교육위원으로 있는 지역이 아니기에 그냥 상관 않고 지나갈 수도 있으나 공교육을 책임 맡고 있는 한 교육위원으로서 적잖은 우려를 안 가질 수 없다.
교육위원들의 역할이 공교육에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알기에 젊은 패기보다는 그래도 여러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훼어팩스 카운티처럼 교육위원 수가 12명인 경우 한두 명 정도는 아주 젊은 교육위원들을 선출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그게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로 5명을 선출하는데 있어 3명이 겨우 20세 정도의 나이라면 이들이 과연 교육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는 준비된 교육위원인가 하는 물음에 선뜻 자신 있게 대답을 못할 것 같다. 이들에게 주민들이 연 16억불의 재정운영을 자신 있게 믿고 맡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과연 오는 11월에 있을 본선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