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에 극한 분노 폭발
▶ 한인커뮤니티, 정신건강에 치중해야
오이코스 총격사건의 비극은 이민자의 자화상을 반영하고 있다.
성수남 오이코스대 교수는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고수남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민자들의 아픔"이라 언급한 바 있으며, 이정관 SF총영사도 10일 오이코스대 주최 희생자 추모식에서 “이번 참극은 한인커뮤니티가 그동안 간과해왔던 문제들을 제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 밝혔다.
주류언론은 이번 고수남 사건을 2007년 버지니아 공대서 32명을 살해한 조승희 사건과 함께 거론하며 실패한 이민자들의 비극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고수남과 조승희 모두 이민 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그렇게 쌓인 분노는 되돌릴 수 없는 잔혹한 행동으로 폭발했다고 지적했다.
◆희망 잃은 외톨이의 극한 분노
채드 유 심리학자(버클리 시청 인턴, 박사과정중)는 "22세 때 성인이 돼서 미국에 온 고씨는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 미국생활 적응에 노력해왔다. 그러나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지만 거듭된 실패와 절망, 경제적 압박 등으로 꿈은 무너지고 더이상 자신의 삶이 일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을 알았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제이 최 동서 상담치료 연구원장이며 산타클라라카운티 교도소 심리 분석관은 "고씨는 화를 잘내는 성격에다 주변과 자주 충돌을 빚은 양극성 장애(bipolar)로 보인다”며 ”결혼실패와 잦은 직장 이전 경력으로 보아 스스로의 외로움에 갇힌 것 같다”고 평했다.
◆정신질환 키우지 말라
이민자가 한미 양 문화에서 완전 고립될 경우, 두문화를 모두 배척할 경우 자신의 정체성 문제에 심각하게 직면하게 된다. 또한 채드 유 심리학자는 한미 두문화를 공유하며 문화적 갈등을 줄여나가는 사람이 건강하다며 이런 사람은 주로 이중언어 구사자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문화를 배척하고 미국문화에만 동화되려는 사람은 한국문화와의 접촉시 스트레스를 받고, 또 미국문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한국문화권 안에서만 살려는 사람은 미문화와의 접촉기회가 적어 자녀교육에 많은 문제를 노출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언어와 관습이 전혀 다른 미국사회에서 이민자로 살려면 먼저 영어가 자신의 제2언어임을 인정하고 미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가벼운 감기를 방치하면 폐렴이 되는 것처럼 정신상담 받는 것을 터부시하면 시한폭탄을 껴안고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한인들은 정신질환을 앓는 사실을 감추려는 경향으로 인해 더 병을 키우기 쉽다. 정신상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대로 사고예방책 마련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한편 전문가들은 공동체에 참여하며 봉사활동을 늘리는 것도 이민자의 삶을 건강하게 하는 길이라 조언한다. 한미 양쪽 문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 문화적 갈등이 줄여들게 된다.
아울러 자신의 답답한 감정을 가까운 지인들과 표현하면서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 말한다. 이야기 나눌 사람조차 없는 외톨이들이 큰 일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중요하다"며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들과 대화가 단절된 상황이라면 전문 상담가를 찾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전문상담기관 극히 적어
제이 최 연구소장은 “한인 커뮤니티는 정신분석을 받으려는 의지가 극히 적기 때문에 멘탈헬스기관조차 없다”며 “이민 역사가 우리보다 짧은 베트남, 러시안, 인도 커뮤니티등이 멘탈헬스기관을 지원하는 것과 큰 비교가 된다”고 말했다.
한인들이 정신상담을 받을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오클랜드 아시안 커뮤니티 멘탈 헬스 서비스(510-869-6058)는 알라메다카운티 거주자로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있으며 한수정씨가 한국어 상담가로 있다. 이외 제이 최 동서상담치료연구원장등을 비록 한인 가주 정신상담 전문가는 10여명쯤 되나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다.
<신영주 기자>
지난 4일 헤이워드침례교회서 열린 오이코스 총격사건 희생자 리디아 심 추모예배에 800여명이 참석,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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