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이번 매스터스에서 로리 맥킬로이(왼쪽)와 타이터 우즈의 2파전을 예상하지만 선수들은 우승후보가 그 어느 해보다 많다고 보고 있다.
선수들“역대 매스터스 중 우승후보 가장 많은 대회”
탑 랭커들 상승세… 올해 우승 거둔 탑20 랭커만 8명
비에 젖어 부드러운 그린에 미켈슨‘버디 파티’전망타이거 우즈와 로리 맥킬로이, 그리고….
5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 7,435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제76회 매스터스 토너먼트의 우승후보를 꼽으라면 누구나 우즈와 맥킬로이 두 스타를 꼽는다. 2주전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5타차 우승을 차지하며 PGA투어 대회 30개월 우승가뭄을 끝낸 우즈와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으로 강력한 차세대 황제후보인 맥킬로이는 단연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스타들이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를 꼽으라면 모두들 이들 두 명을 먼저 거론하고 나서 나머지 선수들을 검토하기 시작한다. 마치 올해 그린재킷의 주인은 ‘구황제’ 우즈와 ‘신황제’ 맥킬로이의 ‘세대 대결’에서 결정될 것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수들의 견해는 전혀 다르다. 이들 두 선수들 외에도 충분히 우승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대부분 선수들의 생각이다. 지난 2006년 US오픈 챔피언인 호주의 제프 오길비는 “많은 사람들이 왜 이번 대회가 (우즈 대 맥킬로이) 2인 레이스로 보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번 대회는 우승후보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대회다. 매스터스에서 이처럼 유력한 우승후보가 많았던 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세계랭킹 3위인 리 웨스트우드도 “로리(맥킬로이)는 여기서 우승한 적이 없고 타이거도 지난 2005년 이후 우승을 못했다”면서 “그런데 이번 대회가 그들 두 명의 우승 다툼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것 아니냐. 필(미켈슨)이나 루크(도널드)가 이에 대해 뭔가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대회보다도 많은 정상급 선수들이 상승세를 안고 매스터스에 왔다. 세계랭킹 1위 도널드는 3주전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1위 랭킹을 되찾았고 세계 4위 헌터 메이헌은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이어 지난주 셸 휴스턴오픈에 우승하며 올해 유일한 2승 선수가 됐다. 스티브 스트릭커(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미켈슨(페블비치 프로앰), 맥킬로이(혼다클래식), 우즈(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저스틴 로즈(캐딜락 챔피언십) 등 나머지 우승후보들이 모두 올해 이미 우승트로피 하나씩을 챙겼다. 세계랭킹 20위내 선수 가운데 올해 우승경험이 있는 선수만 8명에 달한다. 더구나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에 나서 우승을 차지한 키건 브래들리같은 선수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승후보의 범위는 더 넓어지게 된다.
한편 대회 기간 중 비가 오락가락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일기예보도 우승후보의 범위를 넓히는데 일조를 할 전망이다. 4일 새벽 어거스타 내셔널 코스엔 1.5인치에 달하는 많은 비가 쏟아지며 코스내 나무 몇 개가 넘어지기도 했고 이날 파3 콘테스트도 폭풍우로 인해 중간에 중단됐다. 대회 첫 이틀 동안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일기예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처럼 비가 올 경우 그린이 부드러워지면서 선수들이 평소와 달리 직접 핀을 겨냥하고 어프로치샷을 할 가능성이 있다. 미켈슨은 선수들이 부드러운 조건을 활약, 직접 핀을 노릴 경우 이번 대회에선 ‘버디 파티’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필드가 소프트해지는 것은 드라이버샷의 캐리를 줄게 만들어 코스가 훨씬 길어지기에 선수들에겐 장단점이 함께 있다.
올해로 20번째 매스터스에 나서는 미켈슨은 부드러운 코스가 되면 맥킬로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그(맥킬로이)는 두려움이 없이 플레이를 한다. 지난해 US오픈처럼 그라운드가 부드러운 조건이 된다면 그는 펄펄 날 것”이라면서 “그가 골프코스를 배운다면 여기서 여러차례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킬로이는 지난해 비에 젖어 부드러워진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US오픈에서 대회 기록인 16언더파 268타의 기록을 세우며 우승,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바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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