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경 편집장
이민종가 하와이 한인사회가 지난 10여년간 이민 200년 역사를 이끌어 갈 후손들을 위한 값진 문화유산으로 키워가고 있는 ‘코리안 페스티벌’ 이 축제 개최 넉달여를 앞두고 아직 첫 준비모임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코리안 페스티벌의 주관 단체인 1.5세 2세 중심의 한인상공회의소가 신임 회장단을 구성하지 못하고 잘못하면 72년 역사의 전통이 끊어지는 비상사태에 처했기 때문이다. (본보 3월22일자 참조)
2002년 당시 김창원 회장이 주도하는 이민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한인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모래알 같이 흩어져 있던 하와이 한인사회가 과연 이민100주년기념 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는지 그 역량을 가늠해 보기 위해 2002년 1월 코리안 페스티벌을 와이키키 인근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처음으로 개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민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마음이 된 당시 한인사회는 그 열기를 2003년 이민100주년기념사업의 성공 개최로 이어가 이민종가 하와이 한인사회 위상과 전통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후 제10회 축제가 열리는 지난해까지 코리안 페스티벌은 매년 7월 카피올라니 공원 밴드스텐드 주변의 풍속도를 변화시켰다.
축제가 열리는 날은 한인들은 물론 다민족 사회 하와이 주민들과 하와이를 찾은 지구촌 방문객들이 한류열기 속에 함께 녹아들어 어우러지는 야외놀이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저녁까지 와이키키 비치 바다색과 하늘이 시시각각 변하듯 프로그램에 따라 변하는 무대주변 벤치의 풍경 변화도 색다른 볼거리였다.
2,3대 가족이 함께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있는가 하면 애완견을 안고 나온 아주머니들과 배가 부른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산책을 겸해 나온 애처가 남편, 친구들의 노래와 춤에 뜨거운 응원을 아끼지 않는 청소년들, 어깨를 감싸고 앉아 초청가수 공연을 즐기는 청춘남녀 데이트족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시선은 무대를 향했고 공연자들과 함께 웃고 박수치며 즐겼다.
10여년의 세월이 흐르며 코리안 페스티벌은 2008년 무비자시대 개막 이후 한국관광객 20만 시대를 주도하는 하와이 다민족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개발 가능성도 한껏 높이며 한국문화의 멋과 맛을 알리는 ‘하와이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선배들이 땀흘려 손에 쥐어 준 값진 문화유산이 한 순간에 패대기 쳐질 위기에 몰린 셈이다.
2003년 말 미주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회는100주년기념사업 성공 개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미주한인재단’ (옛 한미재단) 을 설립하고 코리안 페스티벌과 미주한인의 날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니 코리안 페스티벌은 마땅히 미주한인재단이 한인사회 세대를 초월하는 각 단체와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며 대대손손 이어가야 할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미주한인재단이나 한인상공회의소나 그 실상을 살펴보면 단체를 건강하게 이끌어 갈 회원이 전무한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지난 수년간 이런 지극히 삭막하고 비정상적인 현실 속에서 하와이 한인사회가 코리안 페스티벌과 미주한인의 날 행사를 개최하며 이민종가의 외형상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떡집, 밥집을 운영하는 역대 한인회장단들의 넉넉한 인심과 솔선수범 덕에 그나마 한인 1세 단체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회원의 참여는 없고 회장만 활동하는 한인상공회의소와 총대를 함께 메어 왔기 때문이다.
이제 코리언 페스티벌의 질적 양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실질적인 주관단체인 미주한인재단의 내실을 새롭게 개편하고 세대가 화합하는 한인 각 유관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지난 10년간의 시행착오를 짚어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미주한인재단 산하기관으로 ‘코리안페스티벌 준비위원회’를 조직해 축제는 물론 한인상공회의소를 육성 발전시켜 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었다.
모쪼록 이번 한인상의 내홍의 위기가 상공회의소는 물론 내년 이민 110주년 성공 개최를 위한 미주한인재단의 조직 쇄신의 계기가 되어 세대간 화합을 주도하는 단체로 거듭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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