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개인 중심적이고, 자치 중심적으로 흘러감에 따라 오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님비(NIMBY, Never In My Back Yard)와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이다. 님비는 자기에게 해가 되는 것은 절대로 안 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핌피는 자기에게 유익한 것은 어떤 것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둘 다 부분적으로는 다 이해가 되는 말이다. 두 입장이 다 맞을 수 있고, 다 틀릴 수 있다. 내가 이익이 되면 다른 사람이 해가 되는 것이고, 내가 해가 되면 다른 사람이 유익을 보게 된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가뭄 때가 되면 싸움이 벌어진다. 물줄기는 하나인데 여러 사람이 그 물줄기를 함께 공유해야 하니까 물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라도 그 물줄기가 조금이나마 더 내 논으로 들어오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 일 분 일 초라도 그 물이 내 논에 들어오도록 물꼬전쟁이 일어난다. 이 전쟁은 그동안 쌓아왔던 친구, 가족, 종친의 끈끈한 맥도 끊게 만들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린다.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세우는 것으로 인해 제주도 강정마을이 시끄럽다. 찬성이냐? 반대냐? 국가적인 입장에서는 세워야 하고, 마을 주민의 입장에서는 반대해야 한다. 누가 옳은지는 자기 자신들과 그리고 역사만이 답을 줄 것이다. 지금의 입장에서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지 모두가 고민할 것이다. 이것이 이념문제나 정치, 때로는 기업의 이익 문제로 인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성경에 세례요한은 예수님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나 예수님 오시는 길을 예비하였다. 그는 회개의 복음을 전파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와 세례를 받았다. 그는 검소하게 살았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과감하게 현 실정을 비판하고, 꼬집는 칼날 같은 말씀이 물같이 쏟아졌다. “요한이 많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세례 베푸는데 오는 것을 보고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마태복음3:7)
6개월 후 예수님이 등장을 했다. 세례요한을 좇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행적에 대해서 세례요한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것이 사람이던가? 언제나 사람은 새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새 신랑이 좋고, 새 각시가 좋다고 했던 모양이다. 이것을 본 세례요한의 제자가 이렇게 말한다. “랍비여 선생님과 함께 요단강 저편에 있던 자 곧 선생님이 증거하시던 자가 세례를 주매 사람이 다 그에게로 가더이다(요한복음 3:26).” 이 때 세례요한은 이렇게 말한다. “신부를 취하는 자는 신랑이나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는 친구가 크게 기뻐하나니 나는 이러한 기쁨이 충만하였노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타필흥왕 자필미쇠)(요한복음 3:29~30).”
신앙의 세계는 참 어려운 것이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일반 세상과 구별된 것이다. 성경은 믿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과 다른 삶의 가치를 요구한다. 성경이 너무 크고, 많아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를 수 도 있지만 요약해서 한마디를 말한다면 ‘거룩한 삶의 요구’이다. 거룩한 삶은 구별된 삶이다. 생각도, 말도, 움직임도, 태도도, 눈도, 먹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특히나 사람들을 축복해 주어야 한다. 남 잘사는 것을 기분 좋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분 좋은 것 이상의 수준, 곧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한다. 내가 손해를 보면서도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살아야 한다. 그래서 힘든 것이다.
2012년 부활절이 4월 8일로 다가온다. 교회는 부활절 전 40일 동안을 사순절로 지키고 있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기억하며, 믿는 삶의 도리를 바로 잡는 경건한 삶의 기간이다. 우리가 뭐 거창하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겠다고 나설 필요도 없고, 또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내 몸을 분신하겠다고 해서도 안 된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자신은 미쇠(微衰)해지고, 인류가 흥왕(興旺)하게 하는 것이었다. 제주도 해군기지와 같은 첨예의 일들, 크고 작은 우리 가운데서 벌어지는 줄다리기가 혹시 나의 이익을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은 아닌지? 정말 의를 위하고 참을 위하는 진실이 한 그릇의 밥을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은 아닌지 살펴 볼 일이다.
타필흥왕 자필미쇠의 삶이면 서로 웃음지며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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