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분 좋게 해주려고 성급한 행동 삼가야 불면증·무기력증 빠지면 전문가 도움을
▶ 불합격 된 자녀 어떻게 대하나
미국 주요 공·사립대학들의 합격자 명단 발표가 지난주부터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그토록 입학을 원했던 대학으로부터 두툼한 합격 통지서를 받으면 몸이 날아갈 듯이 기쁘겠지만 불합격하거나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앞으로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하는 걱정과 함께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된다. 대학 입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치러진다. 모든 경쟁은 승자와 패자를 낳지만 당장 4년제 대학에 가지 못한다고 인생이 끝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첫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옵션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자녀가 지원한 대학으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부모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비판은 금물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데 대한 부모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히려 당사자보다 부모가 더 큰 충격을 받는 일이 허다하다.
당장 걸려 있는 것은 부모가 아닌 자녀의 미래다. 부모도 크게 상심하겠지만 불합격한 자녀의 속이 더 상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자녀는 자신에 대한 실망, 그리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다.
따라서 “왜 합격하지 못했느냐”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인생은 좋은 것이다(Life is Good)
누구나 긴 인생을 살면서 좌절감을 맛본다. 일찍 실패를 경험하는 사람도 있고 한참 잘 나가다 40줄이 되어서야 실패를 맛보는 사람도 있다.
불합격 통지서를 받고 고개를 떨군 아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도록 노력한다. 대학에 합격하든, 불합격하든 인생은 길고 긴 여정이며 인생은 좋은 것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다.
하지만 아이의 기분을 좋게 만들려고 성급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 슬퍼할 기회를 준 다음 마음이 차분해 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다음 가벼운 대화로 시작하고 자녀가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어 주거나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좋다.
■ 수치심? 걱정할 필요 없다
고등학교 마다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한 수많은 학생들이 불합격 통지서를 받고 허탈해한다. 자녀가 지원한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올 가을 드림스쿨에 진학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같은 상황에 처한 학생들을 보며 위안을 삼을 수가 있다.
■원인을 알아보자
대학으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은 피하되 차근차근 원인을 규명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결과가 기대와 희망과 다르게 나왔다면 자녀에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보라고 조언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기대 밖의 결과라면 그 원인을 분석해 봐야 한다.잘 알려진 대로 명문 사립대학의 경우 학업성적, 시험점수만 보고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정말 대학에서 원하고, 필요한 인물을 찾아내려고 한다.
학생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라기 보다는 대학당국이 지원자의 인종, 출신지역, 부모의 대학졸업 여부, 스포츠 등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 합격자를 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입학 사정방식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자녀에게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그 원인을 알아보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또한 고등학교 카운슬러와 만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것도 적절한 방법이다.
■ 자녀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자녀가 깊은 실망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학생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자신감마저 상실할 수 있고, 심지어 불면증, 불안, 초조, 무기력증에 빠질 수도 있다.만약 자녀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데 주저해서는 절대 안 된다.이를 방치할 경우 다른 대학에 입학해서도 제대로 대학생활을 할 수 없고, 나중에 사회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불합격 후 스텝은?
앞서 언급했지만 긴 인생을 살면서 탄탄대로만 달리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지 예상치 못한 불상사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다. 대학입시도 마찬가지다. 만약 진학을 원했던 대학으로부터 입학거부 통지서를 받으면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가장 가고 싶은 대학으로부터 불합격 통지서를 받을 경우 ▲생각은 해봤으나 실제로는 입학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들을 신중히 검토하고 ▲아직 합격여부를 알려오지 않은 대학에 포커스를 맞추고 ▲원서마감일이 지나지 않았거나 ‘수시전형 제도’(Rolling Admission)를 시행하는 대학 중 진학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학을 알아보고 ▲1년 정도 쉬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 봉사활동 등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서 비전을 가다듬는 시간을 보낼 것 등을 조언한다.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해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얻은 뒤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방법도 고려할만한 가치가 있으며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이 방법을 택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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