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과 진달래꽃, 철쭉꽃이 어우러지는 포근한 봄 소식안에 꼴도 보기도 싫은 불청객 중의 하나는 바로 날개날린 터마이트(Termite Swarmers 혹은 Winged Termites)다. 주택소유자들에게 이 불청객의 출현은 심각한 고민과 걱정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터마이트가 뭔지도 모르는 주택 소유자들에게 이 불청객의 존재는 단순히 음식찌꺼기를 먹기 위해 집안에 들어온 개미정도로 이해할지 모르나 터마이트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불청객은 당혹감과 돈 걱정을 먼저 생각하게 만든다.추운 겨울에는 땅속에 머무르다 포근한 봄 날씨와 더불어 봄비로 인해 습한 날씨가 도래하면 이 불청객은 기지개를 펴고 서서히 세상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바로 짝을 짓고 새로운 둥지(Colony)를 틀기 위해서다.

이 불청객의 존재를 해부해 보자. 흔히 포근한 봄날에 비가 내린 후 낮에 목격되는 이 스워머(Swarmer)는 일반 날개 달린 개미와 흡사하다. 주택내부에서 출현하기도 하고 외부에서 출현하기도 한다. 내부에 출현하는 스워머는 앞서 얘기한 대로 밝은 빛을 선호하므로 햇볕이 들어오는 창문주변이나 문틈 주변에서 많이 발견된다.처녀 비행 후 날개는 떨어져 나가고 짝짓기를 한 다음 습한 토양과 접촉되어 있는 나무골조 속에 들어가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다. 따라서 방청소를 하다보면 몸체 없는 떨어져 나간 날개가 빛이 통과하는 창문주변이나 문틈주변에서 왕왕 발견되는데 이는 바로 스워머가 집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간혹 바깥 집 주변에 있는 젖은 나무나 썩은 나무 등에서 이들 스워머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들 스워머는 이웃에서 날아온 것들일 수도 있기 때문에 집 주변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집안에도 반드시 존재한 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은 관심을 가지고 집안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집안 나무구조물에 이들 스워머가 둥지를 틀었다고 해서 즉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역할은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 번식시키는데 한정되어 있고 실상 나무구조물에 피해를 주는 존재는 이들 스워머를 통해 태어난 소위 일꾼(Worker)으로 분류된 흰개미만이 나무를 먹어 치우고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터마이트 중에서 유일하게 육안으로 목격되는 이 스워머는 처녀 비행 후 날개를 떨어뜨리자마자 새로운 둥지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화씨 60도가 넘는 포근한 날씨와 습기가 충분할 때 생존할 수 있는 관계로 일단 몸체가 건조하게 되면 즉시 죽기 때문이다. 이들 스워머의 생존확률은 1천분의 1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터마이트 스워머와 일반 날개달린 개미는 어떻게 구별하는가. 먼저 머리에 있는 더듬이의 모양이 확연히 다르다. 스워머의 더듬이는 거의 직선인데 반해 일반 개미의 더듬이는 거의 90도 각도의 ㄴ자 모양으로 구부려져 있다. 둘째, 일반개미의 몸체는 머리, 가슴, 가느다란 허리의 구분이 명확하나 터마이트 스워머는 외견상 머리와 가슴 그리고 허리가 뚜렷한 구분 없이 2개의 몸체로 구성되어 있다.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미허리 대신 절구통허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날개의 모양이 눈에 띠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 2개의 날개를 가지고 있으나 그 길이가 다르다. 날개는 안쪽 날개와 바깥쪽 날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안쪽 날개와 바깥쪽 날개의 길이가 뚜렷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르다. 스워머의 2날개는 그 길이가 동일하나 개미의 안쪽날개는 바깥쪽 날개에 비해 짧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스워머의 날개는 몸체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길다. 이러한 특징들은 터마이트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육안으로 혹은 확대경을 통해 쉽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전문가에게 문의하지 않더라도 스워머의 존재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스워머는 앞서 언급한 대로 두 날개의 길이가 동일한 관계로 일반개미에 비해 비행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왕왕 마루위에서 기어 다니는 모습으로 많이 목격되고 있고 외부에서는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에 습한 나무근처에서 많이 목격되는 편이다.앞서 언급한대로 이들 스워머는 나무 구조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지만 이들이 짝을 짓고 태어난 흰 개미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터마이트 방제전문회사에 연락을 취할 필요가 있다.

터마이트는 3월에서 5월 사이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하여 초가을까지 지속하는데 이로 인한 터마이트 피해는 매년 수십억달러에 이르고 있고 드물게는 나무를 주원료로 하는 종이나 책, 방열제 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 피해가 발견되기도 한다.스워머의 모습은 잠깐 목격될 뿐이고 실상 흰개미는 항상 전혀 보이지 않는 나무속에서 나무속을 파먹으면서 존재하는 관계로 세밀한 관심과 느낌 없이는 그 존재를 확인할 수가 없다.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