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인기를 피부로 실감하는 곳은 각종 한식관련 축제나 한국식당 등 여러 장소가 있겠지만 특별히 한식을 좋아해 찾아온 사람들이 모이는 곳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도 종종 느끼게 된다.
도무지 문화적인 공감대라고는 없을 것 같은 외국인들이 한식에 대해 물어오며 대화가 이어질 때 음식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하나로 결속돼 가슴 뿌듯함을 선사한다. 코리안 바비큐의 인기야 두 말할 필요가 없고, 계절에 따라
바뀌는 여러 가지 반찬과 국, 맵고도 재미있는 맛의 분식거리, 간식, 빵, 과일, 차 등 자랑할 만한 종류가 너무나 많다.
요즘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한식 세계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실제 한식의 세계화는 해외에서 살고 있는 센스 있는 주부들이 조용하면서도 확실하게 이루어가고 있다고 본다.
집에서 한식으로 손님 치르기도 척척 해내고, 맛있고 건강한 우리 음식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주부들은 모두가 사실 한식 전도사나 다름없는 것이다. 기자도 누구보다 열심히 생활 속에서 한식 알리기에 앞장 서고 있는데, 그간 많은 손님 대접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몇 가지 풀어볼까 한다. 오늘 소개하는 디너파티는 외국인 어른 4명, 아이 3명이었으며, 이 중 성인 두 사람은 그때까지 한식을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경우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으며 감동한 그들로부터 온갖 칭찬을 다 들으며 파티는 끝났다.
<메뉴>
지극히 무난한 메뉴로 골랐고 덜 맵게 만드는 등의 맛을 변형하지 않고 보통 먹는 그대로 요리했다.
①호박전, 새우전 ②청포묵 샐러드(간장 드레싱)
③비빔밥(고추장 소스) ④불고기
⑤쌈과 쌈장 ⑥배추김치
⑦우리 술 세 가지: 소주, 막걸리, 백세주
⑧디저트: 세 가지 티 테이스팅, 상투과자, 초컬릿
<나름대로 신경 쓴 점>
1. 음료
술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식전주로 소주와 백세주를 한 잔씩 마시고, 식사주로는 막걸리와 손님이 가져온 캘리포니아산 진판델, 디저트용 과일주도 준비했다. 그런데 소주를 제외한 우리 술은 단맛이 너무 강해 오히려 음식 맛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
2. 비빔밥 바
식탁 옆 부페 테이블에 비빔밥에 필요한 모든 그릇과 집기를 놓고 ‘비빔밥 바’를 따로 만들어 각자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3. 보기 좋은 담음새
무슨 음식이든 모양과 담음새가 깔끔하면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맛이 별로 없어도 기분 좋게 넘길 수 있을 정도니까 담음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 종류는 모양이 예뻐 가지런히 담으면 되고, 비빔밥용 나물도 색상을 고려해 보기 좋게 담으면 된다. 불고기는 자칫 모양이 예쁘지 않을 수 있는데, 색감을 주기 위해 당근과 보라색 양파를 채 썰어서 고기가 거의 다 익었을 즈음 넣어 살짝 익혔고, 식당에서 하듯 팽이 버섯을 올려 장식했다. 배추김치는 뚜껑 있는 보시기에 담아 차갑게 두었다가 냈다. 쌈이 히트였는데 로메인 상추의 반을 잘라 쌈 싸먹기 좋은 부분만 깔끔하게 냈다.
4. 차갑게, 뜨겁게
차가워야 하는 음료는 얼음에 담가 두었고, 채소와 김치류도 미리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전도 미리 부쳐 오븐을 가장 낮은 온도로 데워 호일을 덮어 따뜻하게 보관하고, 불고기도 30분 쯤 전에 볶아서 그릇 째 오븐에 넣어 따뜻하게 보관하다가 냈다.
5. 맛
보통 우리가 먹는 정도로 소스와 쌈장 등을 그대로 만들었다. 전도 밑간을 꼼꼼하게 했다. 어느 궁중음식 전문점의 리뷰에서 전체적인 맛이 블랜드(밍밍)해서 실망했다는 글을 읽고 샐러드에도 고추를 잘게 썰어 뿌리고, 청포묵은 미리 레몬즙에 버무려 소금 후추 간을 한 다음 간장 드레싱을 뿌렸다.
6. 디저트
흔히 떡을 우리 디저트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완전한 미스매치다. 외국인들의 경우 아무도 떡 종류를 다저트로 먹고 싶어 하지 않는다. 떡 씹는 질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볍고 바삭한 질감을 가진 우리식 한과, 초컬릿, 티, 과일 정도면 충분하다. 쑥차, 녹차, 보리순차를 진하게 내려 티 테이스팅을 했고, 친구가 가져온 프렌치 과자와 우리식 상투과자, 초컬릿을 함께 냈다.
불고기.
청포묵 샐러드.
전과 비빔밥 바.
쌈과 쌈장.
세 가지 티 테이스팅과 디저트.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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