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인교사가 공립학교 수학팀을 이끌고 미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호놀룰루에 위치한 공립학교 워싱턴 중학교 박성만 교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명문사립 푸나후와 이올라니 스쿨을 제치고 권위 있는 제29회 전국 수학경시대회(29th Mathcounts Competition) 하와이주 예선에서 1위에 등극했다.
주내 100여 공립 및 사립중학교가 참가한 가운데 지난 3일 이올라니 스쿨에서 열린 수학경시대회 지역예선에서 워싱턴 중학의 데이빗 챙 학생과 죤 카토 학생이 각각 1위와 2위를 올랐다. 이어 푸나후 스쿨의 마크 클라인과 시버리 홀의 제시 도안 학생이 3위와 4위에 올라 하와이 대표팀이 구성됐다. 감독은 최고성적을 거둔 워싱턴 중학의 박성만 교사가 맡아 오는 5월11일 플로리다 올랜도의 월트 디즈니 월드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3년째 워싱턴 중학의 수학팀을 이끌며 역전의 전설을 만들어 내고 있는 한인 1세 박성만(47)교사의 이같은 전설만들기 원동력은 사제지간의 돈독한 사랑과 더불어 한국인 교사 특유의 ‘한국식 교육법’을 손꼽았다.
박 교사는 “한국에서처럼 아이들이 숙제를 안 해오거나 말을 안들을 때는 방과후 남아 과제를 마치도록 벌을 주기도 하고 집에 전화해 부모들을 다그치기도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미 졸업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선배들이 종종 찾아와 아이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또한 학우들간에도 개개인으로는 경쟁상대이지만 서로 도우며 스스로 열심히 하려는 학업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제자들 중에는 하버드와 예일대와 같은 명문대에 입학한 아이들도 속속 나오고 있어 졸업시즌만 되면 졸업식에 와 달라고 하는 제자들의 성화에 지역 내 여러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사는 1990년 미국으로 이주해 괌과 위스콘신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나 고교시절 은사의 요청으로 학생들의 수학과제를 돕다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 하고 부르며 따르는 모습에 감명을 받아 교사의 길을 선택하게 됐고 하와이대학에서 수학을 다시 전공해 2004년부터 워싱턴 중학에 부임하게 됐다는 것.
취재차 학교를 방문한 기자를 만난 수학팀 학생들은 ‘선생님이 좋으냐’라는 질문에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어 “우리 선생님 최고에요!” “섹시해!”라면서 키득거리며 해맑게 웃는 모습은 단순한 사제관계를 넘은 그 이상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한다.
“처음 수학팀을 맡았을 때는 학생들을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박 교사는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겠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방과후가 되면 밴드부 활동을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집으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에 늦게까지 남아 수학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다 잘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 시도라도 해보자”라는 심정으로 팀을 맡았고 첫해부터 지역 내 각종 수학경연대회에서 우승컵을 휩쓸고 승승장구하는 학우들의 활약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앞다투어 수학팀에 가입하고 멤버가 된 후에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일상화 된지 오래라고 전한다.
심지어 올해 전국 수학경시대회 지역 최종예선 최고 득점자 10위안에 1위와 2위, 5-7위를 워싱턴 중학의 학생들이 (1등 Jion Kato, 2등 David Chang, 5등 Thomas Yang, 6등 Branden Tsuji-Jones, 7등 Jason Maligon)싹쓸이 할 정도로 실력을 닦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지역 특성상 형편이 어렵거나 부모가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는 가정의 학생들이 많아 박 교사는 늦은 시간까지 수학지도를 겸해 보모 역할까지 겸하느라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또한 예전에는 다른 학교를 찾아 워싱턴 중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근년 들어서는 오히려 자신들이 소속된 교육구에 청원해 워싱턴 중학으로 전학을 오는 학생들도 많아졌다는 것.
그러나 박 교사는 아직도 우수한 학업성적을 자랑하는 한국인 학생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전하며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은 주로 7-8학년생들인데 올해도 한국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며 그럼에도 “최근 워싱턴 중학의 선전소식을 접한 한국인 학부모들의 문의와 전학해 오는 학생들이 약간씩 늘고 있고 6학년생들 중에서도 6명중 4명이 한인 학생들로써 현재 실력을 갈고 닦고 있어 앞으로는 우승자 명단에 한국이름이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박성만 교사(사진 오른쪽)가 마이클 하라노 교장과 함께 했다;
방과후 수학공부를 하던 학생들이 박성만 교사가 나타나자 달려와 안기며 마냥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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