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처리기간이 단축되고, 자격 요건이 완화되면서 숏세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사진은 시장에 나온 숏세일 주택.

HAFA 자격요건 완화 올해말까지 한시적 시행

숏세일의 인기가 또다시 올라가고 있다.
숏세일은 모기지가 집의 현 시세보다 많은 경우, 은행과의 협상을 통해 집과 빚을 함께 청산하는 방법이다. 주택 압류의 경우 은행의 주택 처분 후 은행이 손해 본 금액까지 셀러가 떠 안아야 하는 반면 숏세일은 주택 처분 후 셀러가 은행의 손해를 떠맡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주택 소유주들의 숏세일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다. 최근 은행의 숏세일 승인 기간이 빨라지고 숏세일 자격요건이 완화된 것이 숏세일 거래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숏세일 매매 증가
뉴욕과 뉴저지 등 한인 밀집 지역에서도 숏세일 거래는 올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거래 주택 중 숏세일과 압류 주택의 재고는 예년과 비슷한 반면, 주택 구입희망자가 늘면서 이들 주택에 대한 관심과 거래수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킹스톤 부동산의 이준씨는 “팰팍과 포트리 등 한인 밀집지역을 기준으로, 한인 소유의 숏세일, 압류 주택이 전체 거래수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동안 승인만 기다리다 거래가 무산되는 등의 문제로 한때는 인기가 별로 없었지만 최근에는 숏세일 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숏세일 주택의 경우 관리 부실로 문제가 있을 거라고 염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이런 경우는 5% 미만이기 때문에 바이어들에게 만족한 거래로 성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처리 시간이 단축된 만큼 올해 숏세일 거래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숏세일 매물 증가가 부동산 경기 기지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M&T은행의 곽동현 융자전문가는 “작년까지만 해도 1년반씩 걸리던 숏세일 기간이 최근에는 3-4달까지 줄어들면서 바이어들 사이 경쟁도 치열해졌다”며 “최근에는 성인 자녀를 위해 숏세일 등을 통해 낮은 가격에 주택을 장만하려는 부모들이 가세, 전반적으로 주택 구입 문의도 지난해에 비해 3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2011년 4분기 숏세일 건수는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반면 주택 압류 등 경매를 거친 은행소유주택(Bank Owned)의 거래 수는 12% 떨어졌다. 4분기 숏세일 주택은 전체 주택 거래의 10%인 8만8,303채를, 압류주택 거래 수는 11만6,000채로 13%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 당시 전체 매매의 37%를 차지했던 것에 비교하면 감소했지만 전국의 거래 주택 중 4분의 1이 숏세일 또는 차압 주택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최근 은행의 숏세일 승인 증가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브랜든 무어 리얼티 트랙 CEO는 “이 같은 트렌드는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라며 “관련 주택 판매도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숏세일 증가 요인
판매 가격이 더 높은 반면 재산세, 보험료, 유지비, 법정 수수료 등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은행이 숏세일을 더 선호하고 있는 이유다. 4분기 숏세일 주택의 평균 거래 가격은 18만4,221달러로 전분기 대비 3% 떨어졌다. 1년 전에 비해 11% 떨어진 가격이다. 압류 주택의 매매 가격은 평균 14만9,686달러로 더 낮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빨라진 거래와 처리 과정, 낮은 가격 때문에 숏세일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2년 가까이 걸리던 숏세일 처리기간은 평균 308일로 빨라졌다. 지난 4분기 평균 거래 가격도 정상적인 주택 거래에 비해 평균 21% 낮았다. 압류주택의 하락폭인 29%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압류 주택 거래에 비해 단기간에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점이 숏세일로 바이어를 끌어 모으고 있다.

■숏세일 자격 요건 완화
최근 HAFA(Home Affordable Foreclosure Alternatives) 숏세일의 자격요건완화로 숏세일 기간이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HAFA는 오바마 정부가 내 놓은 주택시장 구제 방안의 일환으로 2009년 11월30일에 시작됐지만 까다로운 조건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2011년 여름부터 자격 조건이 완화되면서 수혜자가 늘고 있다.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HAFA 프로그램의 숏세일 규정은 세부적인 과정마다 날짜 제한을 적용, 숏세일 처리기간을 단축시켰다. 해당 모기지 은행은 오바마 융자조정 프로그램에 실패한 날을 기준으로 30일내에 주택 소유주들에게 숏세일에 응할지를 묻는 서류를 보내야 하며 소유주는 14일내에 숏세일 여부에 대한 답변을 보내야 한다. 매매계약이 이루어지면 3일내에 바이어의 사전융자승인서, 2차 혹 3차 모기지 은행과의 협상 진행 상황을 1차 모기지 은행에 제출하여야 하며 1차 모기지 은행은 매매계약의 승인여부를 10일 내에 알려야 한다.

HAFA를 통한 숏세일의 또 다른 장점은 셀러의 이사비용을 최대 3,000달러까지 지급한다는 것이다. HAFA의 자격은 주거목적의 주택이어야만 하며 은행 모기지 융자가 2009년 1월 전에 발생했어야만 한다. 은행에 지금 납부하는 모기지 월 납부액이 현 수입의 31% 이상이어야만 하며 1차 모기지가 72만9,750달러 미만이어야 한다. 페니매 또는 프레디맥 보증 모기지이여야 한다. 준비하여야 할 서류로는 최근 2~3개월간의 은행 잔고 증명서, 2년간 개인 소득 보고서, 재정 진술서, 수입 증명서, 매매 계약서 등이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