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학점(GPA)은 미국 대학 입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성적표에서 어떤 정보가 추출 가능하고 대학에선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입시에 불이익이 되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전직 입학 사정관으로 구성된 FLEX의 INFOBANK 팀은 수만 개의 성적표를 읽어본 경험이 있다. 오늘은 FLEX INFOBANK 팀의 입학사정관으로의 경험과 정보를 토대로 실제 미국 대학이 이 중요한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학업의 역사를 본다
고등학교 성적표에는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수강한 수업과 성적이 나열되어 있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성적표를 입시를 위해 검토할 때에 기재되어 있는 성적을 숫자 그대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평균 학점만을 따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들의 평가 방식은 한 학생의 학업 기록을 이야기처럼 읽어나간다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대학에서 인문계열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면 하이스쿨 과정에서 어려운 문과 관련 수업을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원서를 읽을 것이다. 그런데 학생의 기록에 문과 관련 수업의 흔적이 없거나 미미하다면 대학에 와서 선택할 전공 수업들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이처럼 학생 성적표 평가에서 입학사정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는 학생의 학업 능력을 대학과 전공 등과 연계하여 평가하는 것이다.

■ 열정이 묻어난다
성적표를 통해 또 하나 알 수 있는 부분은 학생의 학업적 열정이다.
많은 학생들이 어려운 AP 수업보다는 조금 더 쉬운 ‘일반’ 수업을 듣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반 미국사(Regular US History)에서 받는 A학점은 AP 미국사 수업(AP USH)에서 받는 A 와 같지 않다. B학점과도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순위가 높은 대학들에게는 더 그러하다.

이들 학교는 학점만 간단하게 분리하여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살피며 학생의 성향을 파악하려 한다. 이상적인 학생은 어려운 수업을 지속적으로 수강하며 자신의 학구적 열정을 보여주는 학생이다. AP 수업보다는 ‘일반’ 수업을 더 듣는 학생은 경쟁이 심한 대학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동기가 부족할 수 있다고 입학사정관들은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학생의 학점은 다른 정보와는 무관한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학생이 자신의 성적표에서 얻고자 했던, 가산점이 가중된 학점(weighted GPA)과 대학에서 고려할 학점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 비교의 기준
마지막으로 성적표는 한 학생의 기록을 다른 학생들과 비교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한 학생이 경쟁이 심하고 어렵기로 유명한 고등학교 출신이고 그 곳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대학은 그 학생의 능력을 인정할 것이다.

반면 학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었다면 대학에서는 어떻게 평가를 할까? 학교 측에서는 이 학생의 수학능력 여부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등학교 내에서 수업과목의 선택, 성적 그리고 그에 따르는 순위는 굉장히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SAT의 의미
고등학교 성적에 이어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가 SAT 시험이다.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를 희망하는 200만명 이상의 학생이 매년 SAT를 치른다. 그렇지만 많은 아시안 학생과 학부모들은 다른 사안은 뒤로한 채 SAT 점수만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SAT는 학생을 선발할 때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표준화된 시험이다. 어째서 이런 정보가 필요할까? 예를 들어 한 명은 미국 최고 사립 고등학교에서 GPA 3.9를 받은 학생이고, 다른 한 명은 작고 평범한 공립학교에서 GPA 4.4를 받은 학생이라고 가정해 보자.
입학사정관이 더 어려운 고등학교에서 더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 더 쉬운 고등학교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보다 우수하지 못하다고 쉽게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

바로 여기서 SAT와 같은 표준화 시험이 필요해진다. 다시 말하면 SAT는 GPA를 공정하게 가늠하는 표준화된 도구인 동시에 객관적 잣대로서 중요한 것이지, SAT 그 자체만으로 중요한 것으로 보고 그것에만 치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석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