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북한의 철권폭압통치자였던 김정일이 6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북한은 일부 서방세계의 우려와는 달리,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김정일의 3남)을 중심으로 김정일 사망의 정치적 공백을 메우며 조문정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향후 북한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될 것인가? 북한은 절대 권력자의 급작스러운 사망에도 불구하고, 사망 보도와 장의위원 명단 발표, 조직화된 장례식 진행, 김정은의 최고사령관 추대 등 연이은 조치에서 보듯이, 향후에도 단기적으로 김정은 권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특히, 북한 언론매체에서 김정은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며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영도자이신 김정은 동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곧 위대한 김정일 동지이시다” 등으로 호칭하고 있는 점은 김정은이 북한 내 최고통치자로서의 위상이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김정은이 3년(3년상)이상 권력을 유지할 지는 불투명하다. 그 이유는 1964년 당 사업을 시작하여 절대 권력자인 김일성 밑에서 34년간 후계자 수업을 해온 김정일과는 달리, 김정은은 공식적으로 당 사업에 나선 것이 불과 1년3개월(비공식 후계수업 포함 3년) 정도 밖에 안 돼 체계적으로 권력이양을 마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한권력의 3대 기둥인 당(조선노동당), 군(조선인민군), 정(내각)의 작동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장악하기엔 시간과 역량(29세의 나이)이 부족하다.
따라서 명실상부한 제1후견세력인 장성택과 김경희 및 군부가 김정일과의 ‘혁명적 의리’를 지키며 계속 김정은을 지지해 주냐의 여부가 권력유지의 관건이라고 본다. 만약 향후 3년상을 마칠 때까지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는데 성공한다면 장기집권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후견세력의 돌변 등 여러 변수에 의해 3년 이내에 김정은이 실각할 때에는 잠시 장성택 중심의 당-군 집단지도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북한은 장기적으로 권력투쟁에 휘말려 정국이 매우 불안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취약한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른바 ‘조선혁명의 전통’ 계승과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김정일의 유훈 관철을 내세워 철저히 김정일 노선을 답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에게 대내외 정책노선 특히 대남정책 노선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향후에도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의 대남적화혁명전략 기조를 굳건히 견지할 것이다. 김정은은 대남적화전략을 견지한 채, 전술적으로 대남 강경노선을 주로 하면서 간헐적으로 유화노선을 구사하는 배합방식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이 불안정한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또는 김정일의 유훈인 강성대국(적화통일 실현)의 진입을 다그치기 위해, 올 3월 핵 안보 정상회의, 4월 국회의원 총선거, 12월 대통령선거 공간에서 한국사회 교란과 친북정권 창출을 노리고 제한적 무력도발과 온라인ㆍ오프라인을 배합한 도심테러(통신망, 전력망, 금융망 등 공공망에 대한 테러, 다중이용시설 테러 등)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정권은 태생적으로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 등 주민불만이 고조된 시점에 출발하고 있어 북한 권력상층부의 상대적 안정성과는 달리 북한주민의 정치사회적 불만은 고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를 김일성과 김정일 식으로 폭압철권통치를 통해 제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자연발생적인 주민봉기 상황도 발생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북한정권의 체제보위력인 군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거두고 주민 편에 선다면 북한정권 붕괴는 조속히 진행될 것이다.
여기서 러시아의 권위 있는 국제연구기관인 ‘세계경제 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2011년 9월에 발간한 ‘2030년 전략적 세계 전망’이라는 특별보고서의 한반도 관련 전망이 주목된다. 보고서를 보면, 현재 북한정권의 붕괴 추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김정일 권력이양 과정 중 이 추세가 계속되면 2012년에서 2030년 안에 북한은 현재와 같은 형태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즉 김씨 혈족이 통치하고 있는 북한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빨리 이런 상황이 북한에서 발생하여 우리의 염원인 자유통일의 기회가 앞당겨지길 기대한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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