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서 가장 큰 화제의 인물은 팀 티보(Tim Tebow)라는 24살의 크리스천 청년이다. NFL팀 덴버 브롱코스의 쿼터백인 티보는 지난 8일 벌어진 플레이오프에서 브롱코스가 강호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29-23으로 꺾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우며 몇 달 전부터 불기 시작한 ‘티보 돌풍’을 광풍으로 만들었다. 그 광풍이 위력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그가 필드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따라하는 ‘티보잉(Tebowing)’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인터넷엔 그와 관련된 기사와 의견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경기 다음날인 9일 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에서 사용된 검색어 순위 1~3위가 ‘Tebow’와 ‘Tim Tebow’, ‘John 3:16(요한복음 3장 16절)’로 모두 그와 관련된 것이었고 ESPN은 11일 티보가 현재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선수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티보가 이처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된 것은 그가 뛰어난 쿼터백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플로리다대 재학시절 두 번이나 내셔널 챔피언에 올랐고 대학풋볼 최고의 영예인 하이즈만 트로피를 수상하는 등 대학시절 최고 쿼터백으로 활약한 그였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가 결코 NFL에서 쿼터백으로 살아남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NFL에서 쿼터백으로 뛰기엔 패서로서 재능이 너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번 시즌 그가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고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스틸러스를 꺾었음에도 불구, 쿼터백으로서 티보의 능력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열풍이 몰아치는 것은 그가 보기 드물게 신실한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필리핀에서 기독교 선교사로 사역하는 부모님의 5남매중 막내로 필리핀에서 태어난 그는 만나본 사람들마다 한결같이 “그처럼 가식없이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경탄할 만큼 순수한 청년이다. 자기의 사재를 털어 필리핀에 병원을 세웠고 오프시즌의 대부분을 선교와 봉사활동으로 보내며 인터뷰 때마다 “먼저 내 주이자 구원자 되신 예수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시작하는 그는 실로 진짜 크리스천의 본보기 같은 사람이다.
‘티보 매니아’는 그런 ‘크리스천 티보’가 전혀 NFL급이 못되는 ‘쿼터백 티보’와 합쳐지며 만들어졌다. NFL 쿼터백으로 수준미달이라는 그가 진짜 NFL 쿼터백들이 생각도 못할 기적을 계속 만들어내자 미국이 발칵 뒤집힌 것이다. 지난 시즌 4승12패에 그쳤던 브롱코스는 올 시즌 1승4패 출발 후 티보를 주전 쿼터백으로 승격시켰고 이후 잇달아 기적같은 막판 대 역전극을 이어가며 8승8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도무지 게임도 안될 것 같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막강 스틸러스를 극적으로 침몰시키고 수퍼보울에 2승 앞으로 다가섰고 ‘티보 매니아’의 열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도무지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하나님이 티보편이냐’는 엉뚱한 논쟁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지난 주 경기에서 티보가 10개의 패스로 316야드 패싱을 기록, 패스 한 개당 31.6야드를 기록하고 마지막 쿼터와 오버타임의 TV중계 시청률이 31.6으로 집계되자 더욱 이 논쟁은 화제가 됐다. 티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인 John 3:16(요한복음 3장16절)의 ‘3-1-6’이라는 숫자가 기가 막히게 맞춰져 나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티보의 두 보스인 브롱코스의 감독(잔 팍스)과 수석부사장(잔 엘웨이)의 퍼스트네임이 모두 ‘John’이라는 사실까지 보태면 John 3:16이 완성되기에 ‘신의 계시’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티보는 이 난리법석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칭찬을 받을 때는 모든 공을 동료와 코치들에게 돌리고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으며 그래도 자신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면 “내게 세상에 영향력을 미칠 기회를 허락하신 주께 감사할 뿐”이라고 말한다. 성경 마태복음 5장16절에서 예수님은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티보는 바로 그 말씀을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김동우 스포츠부 부국장 대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