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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 is the state of grace
where there is no longer
any physical suffering,
mental anguish,
or unanswered questions.
니르바나란 은총의 상태로서
거기엔 더 이상 몸의 고통도 없고
마음의 괴로움도 없으며
안 풀린 질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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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같은 겨울 오후, 동네 수영장 파라솔 아래서
손바닥만 한 책 한 권을 읽습니다. 제목은, Nirvana
in a Nutshell. ‘넛쉘’은 말 그대로 호두나 잣 또는
땅콩 같은 견과류[nuts]의 껍질[shell]을 의미합니다.
’콩 껍데기’란 말인데, 그게 ‘아주 작은’ 또는 ‘아주
적은’이란 의미를 함축하면서, ‘in a nutshell’하면
거두절미하고 그저 짧게 한 마디로 자른다는 재미난
표현이 됩니다.
누군가 장황하게 긴 얘기를 늘어놓을 때,
"Just tell us the story in a nutshell." 한 마디로
요약하면 뭐냐고 슬쩍 다그치는 말이죠. ‘콩 껍데기
안에 넣을 수 있을 만큼 작은 양으로 설명한다는
뜻입니다. 니르바나를 그렇게 짧게 더듬고 있는 책이
바로 지금 내 손바닥 안에 놓인 "Nirvana in a
Nutshell"입니다. 부제는, "157 Zen Meditations,"
자그마한 명상록이 펼쳐지는 중입니다.
서문 첫 글은 니르바나가 은총이라 단언합니다.
Nirvana is a state of grace. 은총은 받는 거지
스스로 애써 획득하는 게 아니란 함의가 느껴집니다.
평생 열심히 앉아 있어도 니르바나 근처에도 못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니르바나는 아예 생각조차 없는
사람이 홀연 어느 찰나 니르바나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은총일 수밖에요.
Nirvana is a state of grace.
’Nirvana’의 본래 의미는 ‘불어서 끈다’입니다.
탐진치(貪嗔恥)의 화염이 소진된 상태가 니르바나입니다.
욕심내고 화내고 어리석음에 찌든 세속의 화염이 모두
불어 꺼진 상태가 니르바나입니다. 지옥 불이 다 꺼진
고요한 경지입니다. 몸과 마음, 그리고 전 존재의
고통이 사라진 경지요, 딱히 답을 구할 질문들도 모두
허공 속으로 사라진 경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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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 is the state of Holy Union
where the limitations of the physical self
fall away, revealing the Buddha Nature
hidden within all of us.
니르바나란 ‘거룩한 합일(合一)’의 경지로서,
거기엔 육체적 나의 한계들이 무너져내리면서
우리 모두 안의 ‘불성(佛性)’이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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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진(俗塵)의 어둠은 니르바나의 빛이 등장함에 저절로
사라집니다. 어둠은 실체가 아닙니다. 잠시 가려진 상태일
뿐입니다. 내 지금 모습이 아무리 흉하다 한들 그건 ‘본래
진면목’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흉악무도한
살인범도 알고 보면 본성은 착한 사람입니다. 다만 인연에
얽혀 당분간 어떤 모습을 보일 뿐, 우리 모두의 본래 모습은
불성에 전혀 다름 아닙니다.
니르바나를 ‘Holy Union’이라 선언합니다.
성(聖)스럽다는 의미의 ‘holy’는 전체란 뜻의 ‘whole’과
어원이 같습니다. 건강을 뜻하는 ‘health’도 같은
어원이라지요. 세속의 때가 온전히 씻겨 내려간 니르바나는
’거룩한 하나 됨’의 경지입니다. 나와 ‘그 분’, 나와 내 안의
불성이 하나 된 경지, 그게 바로 니르바나입니다.
Nirvana is the state of Holy U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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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Nirvana something you get,
or Nirvana something you are?
If you can get it, you can lose it.
If you are it, it is never gone.
니르바나란 그대가 얻는 무엇일까
아님 그대 스스로인 무엇일까?
얻을 수 있다면, 잃을 수도 있다.
그대가 바로 그거라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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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157개 중, 두 번 째가 천명하는 바입니다.
평생 깨달음을 향한 수행에 전념하던 스님이 모처럼
찾은 생가, 그 때 버선 바람으로 뛰어 나오는 어머니
모습에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합니다. 평생 구하던 게
오래 전 떠났던 생가의 생모(生母) 안에 이미 들어있던
게지요. 가도 가도 그 자리, 와도와도 떠난 그 자리!
행행본처(行行本處)에 지지발처(至至發處)라!
서서히 지는 해를 느끼며 157개의 명상록을 찬찬히
음미하던 중, 홀연 해가 기웁니다. 황금빛과 분홍색이
섞이며 찬란하게 떠오르는 황혼 속에, 방금 읽은 명상록의
여운이 산사의 종소리처럼 번져갑니다. 뎅~! 뎅~! 뎅~!
내 존재의 한 구석이 바로 저 서편하늘의 황혼이 됩니다.
아직 내 손바닥 안에 놓인 손바닥만 한 책,
“Nirvana in a Nutshell.”
가만히 책의 체온을 손으로 감지할 때, 결국
니르바나는 ‘한 마디로’ [in a nutshell] 이렇답니다.
Nirvana is, Right Now, where are you?
니르바나는, 바로 지금, 그대는 어디에?
Cheers!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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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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