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세계화가 한 창인 요즘 하와이 주민들에게 김치는 이미 100년도 더 된 소수민족 음식으로 친근하다.
한인 4세로 하와이언 항공 기내지 ‘하나호우!’의 데이브 주 칼럼니스트는 최근 하와이의 한국 김치의 역사를 짚는 글을 게재해 인기를 모았다. 그의 글을 통해 하와이에서의 한국 김치 맛의 진화와 정통 김치 맛에 눈뜨고 있는 주민들의 입 맛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식 김치는 이제 키아모쿠, 팔라마, 퀸스 등 한국식품 전문매장 뿐만 아니라 일반 로컬 식품매장, 심지어 코스코와 같은 대형 유통매장에까지 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며 하와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예전에는 로컬 주민들 사이에서는 마늘과 고추, 생강이 듬뿍 들어간 특유의 강한 향취와 함께 부담스러울 정도로 붉은 색의 정통 한국 김치는 한인들을 놀리거나 심지어 ‘dude, you’re in deep kimchee’와 같은 표현처럼 비속어의 하나로 쓰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사용하는 이들도 종종 볼 수는 있다)
그러나 드라마, K-Pop 등의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정통 김치는 웰빙음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하와이만의 김치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03년부터 하와이에 유입되기 시작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삶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하와이에서 처음으로 김치의 대량생산이 기록된 것은 1919년 당시 빅 아일랜드의 한 한인교회에서 기금마련 행사의 일환으로 김장을 담근 것이 시초가 되었다. 그 후 10여 년이 지나 오아후 칼리히 계곡에 조 김씨가 ‘다이아몬드 김치’라는 상호로 김치를 본격 상업화 하기 시작했다.
1949년에는 한나 김 리우씨가 ‘코할라 김치’라는 상호로 빅 아일랜드에서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비슷한 시기에 같은 섬 반대편에서는 해리 김 전 빅아일랜드 시장의 모친 김야물 여사가 ‘케에아우 김치’라는 상호로 김치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한 1950년대에는 헬렌 함씨가 회계사인 남편의 사무실 뒤에 딸린 작은 주방에서 자신의 성을 딴 ‘Halm’s Kimchee’라는 브랜드로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3년 후 괌으로 이주하면서 로컬기업에 브랜드를 매각했지만 ‘Halm’s Kimchee’ 는 로컬인들이 즐겨 찾는 김치로 아직도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하와이 로컬 김치시장은 코할라 김치, 다이너스티 케왈로, 스윗 찰리스, 함스 김치 등이 주요 브랜드로 인지도를 키워 왔다.
이 같은 로컬식 김치 탄생의 배경은 한국인보다 먼저 하와이에 정착한 일본인들이 즐겨먹는 야채절임인 ‘쯔께모노’를 김치화(化)한 것에 가깝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함스 김치’를 헬렌 함씨로부터 넘겨받아 지금까지 브랜드를 지켜온 마이크 아이리시 회장은 평소 시뻘건 고추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안에 통째로 털어 넣던 할아버지로부터 김치를 먹는 법을 배웠다고 전한다.
그는 “진짜 한국사람들은 내가 마트에 내 놓는 김치를 가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김치들도 하와이에서만 찾을 수 있는 독특한 것들이기 때문에 또 다른 하나의 ‘정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웃었다.
그럼 하와이풍의 김치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한인 4세로 하와이언 항공 기내지 ‘하나호우!’의 데이브 주 칼럼니스트는 모친이 전화로 알려준 비장의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다.
배추 2통, 씨를 제거한 붉은 고추 3개, 큰 마늘 1조각, 작은 생각 1조각, 파 2줄기, 작은 양파 1개, 물 3쿼트, 하와이산 소금 1과 1/2컵이 재료다.
재료 목록을 다시 한번 확인한 주씨는 “마늘 1조각과 생강 1조각? 통째가 아니구?”라는 반응을 보이며 뭔가 엉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모친이 알려준 재료들을 큰 대접에 넣고 섞은 다음 소금물에 약 2시간 동안 절인 배추 2통에 버무린 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3일을 재운 후 먹어보았더니 기대했던 것보다는 밋밋한 맛이었지만 밥을 물에 말아 자신이 만든 김치와 함께 먹었더니 바로 그것이 자신이 경험했던 ‘어머니의 맛’이었다며 즐거워 했다는 후문이다.
<사진설명: 대형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치 종류들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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