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미군에 투항한 폰 브라운 일행은 1946년 텍사스주 엘파소의 포트 블리스(Fort Bliss) 육군기지로 배치되나 거주와 연구시설의 미비, 국방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열악한 생활환경을 견뎌야했다. 군장교, 대학연구진, 방산업체직원등을 위한 로케트와 유도탄에 관한 강의와 훈련, 독일에서 수거해온 부품들을 조립하여 V-2 로케트의 발사시험등으로 군대호위 없는 외출이 허락되지않는 답답한 4년 세월을 보내었다.
1949년 소련의 원폭실험, 다음해 한국전쟁 발발, 중공군의 참전등 본격적 미소냉전체제의 대두로, 미국은 핵탄두미사일개발의 예산지원을 빠르게 늘리자 폰 브라운팀은 알라바마주 헌츠빌의 레드스톤(Redstone)병기창 기지로 이동, 육군의 레드스톤 계열의 로케트개발과업을 도맡게된다. 1954년, V-2의 추진력을 강화하고 정교한 유도장치를 부착하여 개발한 첫 로케트 RS-2의 발사에 성공했다. 1958년 1월 ‘쥬노(Juno)-1’로케트로 소련의 스푸트니크에 몇달 뒤진 미국최초의 엑스플로러1호 인공위성발사에 성공, 8월에는 ‘PGM-11’이라는 로케트가 첫 핵탄도미사일로 발사되어 목표지점 핵폭발에 성공하였다. 레드스톤 로케트는 1960년 초반 지구궤도 진입의 유인우주선발사에 쓰인 ‘머큐리로케트’,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초의 아폴로달착륙선 발사용의 거대한 ‘새턴(Saturn)로케트’로 진화되었다.
그는 1950년대에 수많은 강연과 각종 미디아를 통해 우주여행의 꿈을 대중화하고 1960년대에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된다. ‘화성프로젝트’라는 화성탐험 장편 과학소설을 1952년에 독일어로, 다음해 영어로 출간하였다. 120쪽의 부록은 10척의 우주선과 70명의 우주비행사로 조직된 우주함대 파견에 필요한 모든 공학설계와 계산이 실려있었다. 또 1952년에 당시 최다 구독자를 가진 ‘콜리어 주간’지에 ‘인간은 곧 우주를 정복한다!’란 칼럼을 연재하면서 유인우주정거장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발표하였고, 1955년에는 월트 디즈니가 만든 그의 ‘우주속의 인간’이란 3편의 TV필름은 당시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시청율을 올리었다.
1960년 우주항공국(NASA)은 레드스톤기지에 ‘마샬우주비행센타’를 창설하고 폰 브라운을 초대 소장으로 임명한다. 그의 팀이 개발한 새턴5호 로케트로 여섯팀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착륙과 왕복에 성공했다. 초강력 로케트로 초대형우주선을 띄워 자신도 동참하는 우주탐색이 평생의 꿈이었으나 생애 대부분을 무기용 미사일개발에 바친 그에게 3인승 아폴로우주선에 의한 달착륙은 그 꿈의 작은 실현으로서 큰 보람이었다. 1972년 NASA에서 은퇴하여 항공사업체 패어차일드사의 기술담당 부사장으로 옮기고 우주비행에 대한 강연여행을 자주 다녔다. 불치의 췌장암으로 수년째 앓던 1977년 국가과학메달 (National Medal of Science)을 수여받은 직후 향년65세로 서거하였다.
폰 브라운은 우주탐색의 꿈을 과학적으로 타당한 구체적 설계와 실행과정으로 제시하는 20세기 최상급의 우주 비죠나리 (Visionary)라는 찬사를 받지만, 또한 젊어서부터 자신보다 연장인 수많은 과학기술자들을 거느리고 최첨단 로케트개발을 성공으로 이끈 참으로 뛰어난 과학기술개발의 경영관리자였다. 어디서나 늘 강조되는 ‘팀워크’외에, 그의 독특한 경영기법으로, 철저한 토의를 통한 임원들의 의견일치, 과제별 책임자가 반드시 자기손으로 직접 현장일을 처리 할수있게 하는 소위 ‘Dirty-Hands’방식의 관리, 과제별 그룹인원들은 그룹의 일을 누구나 처리할수 있도록 훈련하여 한사람이 못하게되면 옆사람이 대신 처리하게하여 ‘내책임 아니라’ 발뺌하지 못하도록하는 그룹의 ‘자동적 책임지기’등의 방법들을 사용하였다. 그 자신은 최상위 두 레벨의 임원들이 매주 월요일 그 주간의 주요과업을 한 페이지의 노트로 요약, 제출시켜 금요일까지 반드시 읽어보고 때로는 간단한 소견을 여백에 적어 돌려 보내어 자신은 물론 임원들이 늘 업무현황을 파악하게 하였다 한다.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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