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지난 6월 댄빌의 블렉호크 골프 코스에서 열린 도허티밸리고교 한국어반 운영을 위한 기금마련 골프대회에서 산라몬 교육구 관계자가 “학부모 여러분의 적극적 지원”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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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라몬 도허티 밸리 고등학교 한국어반 개설로 본 정규 학국어반 개설 성공과 실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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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구의 요구에 학부모들 대처 제대로 못해 실패
꾸준한 한인학부모 모임통해 적극지원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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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이지역의 ‘한국어 바람’이 많이 불었다. 구체적인 성과도 많았다. 산라몬밸리통합교육구 도허티밸리고교에 한국어 정규반 3개가 신설되었으며 살리나스의 스타인벡초등학교에 GATE 프로그램반도 개설되었다. 한국어 교육의 주요 무대가 한인사회의 기관에서 주류사회로 옮겨지기 시작한 듯했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실패도 성공사례 못지않게 있었다.
북가주 한인 학부모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명문고 몬타비스타고교가 있는, 따라서 지역적으로 보면 ‘열성적인’ 한인 학부모가 결코 적지 않은 쿠퍼티노에서조차 교육구의 호응에도 불구, 학부모들의 조직력 부재로 201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한국어반 개설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
몬트레이 지역의 한 공립학교에 한국어 정규반이 개설될 뻔했다. 관심을 먼저 보인 쪽은 교육구였다. ‘갑작스럽게 닥친’ 교육구와 학교의 관심에 학부모들이 미처 답을 할 수 없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충분히 관심이 있고 따라서 적어도 한 반을 구성할 수 있는 정도의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보여주면 해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준비 미비로 이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기회를 잃고 말았다는 후문이다.
현재 팔로알토 교육구도 고교 한 곳에 한국어 정규반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수강 신청할 학생만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면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돈다. 교육구와 교장실 문을 거의 부서질 정도로 두드리는 학부모가 많아야 이루어지는 법인데,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력신장과 한류 열풍으로 ‘인기짱’이 된 한국어는 2012년부터 FTA 발효로 한국어가 정체성이란 이름의 시간적 여유를 넘어 개인에게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바야흐로 눈앞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는 정규반이 있는 곳에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산라몬 교육구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을 통해 지원신청을 하기도 전에 서울에 있는 한국 문화관광부 차관이 도허티밸리고교 한국어 정규반 개설 결정을 전하는 신문 기사를 보고 지원 결정을 먼저 했다고 한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학점도 이수하면서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물려주는 데 최적의 시기인 것이다.
한인 학부모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교육구에 정규 한국어반이 개설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김신옥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교육원장은 “밑으로부터의 요구가 먼저 이루어져야 영사관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한다. 교육구가 먼저 관심을 보이는 경우라도 학부모들의 ‘풀뿌리 차원’의 움직임이 우선적이라는 것이다. 영사관이 한인 밀집 지역 교육구에 ‘한국어를 개설해 달라’고 먼저 연락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란 점을 떠나 먹히지도 않는다. 영사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학부모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고문역’과 학부모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려는 교육구에게 지원을 약속하는 일이다.
김 원장은 “교장이나 교육구에 공식적으로 접근하기 전에 한인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수요가 있다는 것을 미리 증명할 수 한다”고 말한다. 설문조사를 미리 해 놓아야 한국어 정규반이 개설되면 수강생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점도 확실히 보여줌과 동시에 이러한 개설 요구는 한 두 명의 학부모의 요구가 아니며 한국어반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학부모 모임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게 되면 교사를 채용하고 예산지출해야 하는 ‘리스크’를 부담하는 교육구가 본격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할 수 있다.
산라몬 지역 학부모들의 성공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산라몬 지역 한인 학부모들은 10년 전부터 산라몬, 더블린, 플레젠튼을 이루고 있는 트라이밸리 지역의 ‘트라이밸리 한인 학부모회(TriValley KPA)’를 통해 자녀 교육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함께 움직여 온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어반 개설을 위해 모인 ‘도허티밸리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DVHS KPSA, 나중 ‘산라몬 한사모’로 이름 변경)‘가 구성되자마자 바로 설문조사를 벌일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산라몬밸리통합교육구(산라몬, 댄빌, 알라모 포함)도 이 지역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외국어에 대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왔고, 한국어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교육구가 그래서 영사관과의 논의에 들어갈 수 있었다. 또, 지난 가을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들 학부모들이 또 한국어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2개 중학교에도 한국어반이 생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벌써 설문조사를 받아놓은 상태이다.
사우스베이지역 사라토가에서 거주하는 한인 학부모들도 사라토가의 유일한 고등학교인 사라토가고교에 한국어반이 개설되도록 하기 위해 사라토가-로스 가토스 통합 교육구와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주목할 만 한 것은 이 지역 ‘코리안 맘’들이 예전부터 정기적으로 모여왔다는 점이다. 지난 12월 연말을 맞아 한인 어머니들이 학교 교사들에게 대접하는 자리에서도 한국어반 이야기가 오갔지만 “2012년 1월부터가 겨우 시작이며 우리 학부모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고 한 학부모가 전한다. 사라토가의 경우 ‘성공확률’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들이다.
<서반석 기자> seobs@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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