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d is sum total of everything,
and God’s image is within you.
신은 만물의 총체이다.
그리고 그대 안에 신의 이미지가 들어 있다.
---------------------------------------------------
동네 이웃 류화백님을 만나는 건 경사스런 일입니다.
20년 넘게 한 동네에 살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간간이
늘 이어지는 만남을 계속해왔습니다. 항상 유쾌한
기분을 주위에 녹여 내시는 류화백님은 언제부턴가
내 마음 속에 ‘누이’로 들어와 계십니다. 집안의
‘큰 아들’로 나서 자란 저는 성인이 되어 나이가
지긋해진 후에도 왠지 ‘큰 누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없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엊그제 만남에선 자연스레 화백님의 요즘 ‘그림 세계’를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그걸 한 마디로 말씀해 주신다면?
그렇게 물었더니 영어로 "Ordinary Saint," 두 단어로
정리하시더군요. "평범(平凡)한 성자(聖者)"라고요?
그거 꽤 재미난 제목이군요. 그러자, 마침 들고 오신
스케치북 사이에 끼워둔 사진첩을 열어 보이십니다.
아닌 게 아니라, 여러 얼굴들 모습에선 ‘Ordinary
Saint’의 기분이 잔잔히 스며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 동안 ‘어머니와 옷’ 등 다소 구상적인 그림을
선보이신 추상화가 류화백님께 왜 사람 얼굴을 그리시냐
물었습니다. "사람 얼굴은 진짜 그리고 싶었던 주제죠.
인간 속에 내재된 어떤 성스러움, 그걸 그리고 싶은
거예요. 사람마다 다 개성이 있고 서로 다른 듯해도
실존의 뿌리는 바로 성스러움이 아닐까요? 사람 얼굴은
진짜 무궁무진하죠. 마치 소설가가 작중 인물을 창조해내듯
나도 사람 얼굴을 그려 낸답니다. 그리고, 모든 얼굴
속에는 내재적 성스러움이 깃들어 있어요. 그게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거죠"
---------------------------------------------------
God is sum total of everything,
and God’s image is within you.
신은 만물의 총체이다.
그리고 그대 안에 신의 이미지가 들어 있다.
---------------------------------------------------
일찍이 서양에 인도의 요가를 ‘본때 있게’ 전한
파라마한사 요가난다 (Yogananda)는 동서양 모든 종교
그리고 전 인류적 영성을 진솔하게 깨우친 바 있습니다.
그 분 말씀 중, 신이야말로 모든 존재의 총집합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신의 형상이 우리 모두 안에 내재하고 있다는
고요한 외침은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Absence of proof is not proof of absence.
증거의 부재가 곧 부재의 증명은 아닙니다.
증거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있는 걸 없다고 말할 순
없다는 거죠. 굳이 성선설/성악설을 논하지는 않습니다.
류화백님 말씀대로, 실존의 본질은 ‘선’(善, goodness)이고
바로 그런 인식에서 나온 게 "평범(平凡)한 성자(聖者)"의
모습들이 아니던가요.
자연스레 대화는 선가(禪家)의 ‘진면목(眞面目)’ 얘기로
이어졌습니다. 부모가 태어나기 전 ‘나’의 진면목은 뭐냐?
"부모미생전 본래진면목(父母未生前本來眞面目)"을 알고
계시는가? 바로 "이 뭣고?"의 화두는 예수님이 "아브라함
이전에 ‘내’가 있다"고 당당히 선언하신 바로 ‘그 얼굴’로
직결되는 거로군요. 아하! 그 진면목이 바로 화백님의
’Ordinary Saint’ [평범한 성자]의 모습으로 나오는 거군요.
‘얼이 드나드는 굴’을 ‘얼굴’이라 했다는 우리말 한글의
신묘한 경지에 서로 탄복하기도 합니다.
“무궁무진한 사람 얼굴, 그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성자들.
그 표정들이 정말 아찔하게 재미있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류화백님께 예술평론가들이 물어 봄직한 질문을 하나 슬쩍
던져 봅니다. “화백님은 본래 추상화가 이죠? 추상화가에게
사람 얼굴이란 주제는 좀 구상적이지 않을까요?” 그러자,
전혀 한 순간 머뭇거림도 없는 즉답: “사람 얼굴처럼
추상적인 게 따로 있을까요? 애들을 보세요. 조그만 애들도
다 표정이 독특해요. 사람 얼굴, 진짜 추상의 극치죠!”
---------------------------------------------------
God is sum total of everything,
and God’s image is within you.
신은 만물의 총체이다.
그리고 그대 안에 신의 이미지가 들어 있다.
---------------------------------------------------
밤하늘의 달이 점점 환해지는 늦은 시각, 작별하기 전
차 한 잔 마시며 다시 묻습니다. 류화백님 요번 전시회에
누군가 와서 "Ordinary Saint" 그림들 앞에 한참 서 있다가
메시지가 도대체 뭐냐고 묻는다면 한 마디로 어떻게
말씀하시겠어요? What’s your message? What are you
trying to say in these paintings?
누이 화백님 특유의 그 낭랑한 웃음을 흘리시며 하신
답변은 그야말로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끊긴 경지의
세 마디 영어 단어: "As you see!" 보시는 대로! 보시는
대로랍니다. 하긴 그걸 어떻게 사연풀이 할 수 있으리오?
그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던가요? "평범(平凡)한
성자(聖者)" - 바로 보이는 그대로랍니다. 평범하잖아요,
우리 모두 안에 하나씩 다 들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우리 모두의 실존(實存)은 다름 아닌 ‘선’(善)이죠.
As you see!
Cheers!
OM~
--------------------------------------------------------------
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