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묘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올 한해도 벌써 다 저물어가고 있다. 곧 새해를 맞게 되는 한인들의 마음은 이래저래 무겁기만 하다. 금융위기가 발생한지도 벌써 4년여가 넘어가지만 경기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한인업소들의 매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그동안 미 경제를 받쳐 주던 중산층조차도 자녀 대학 학자금 부담과 각종 물가의 인상으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일본 대지진 등 대형참사와 유럽의 경제위기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요동을 쳤고 미국도 아직 재정적자와 고실업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우리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이처럼 웃을 만한 구석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월1일 한국 최초의 ‘웃음치료사’로 유명한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이 본보가 주최한 ‘행복문화 만들기’ 세미나에서 웃음과 행복에 대해 강연한 적이 있다. 당시 세미나에 참석했던 기자는 강당을 가득 채웠던 웃음 열기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참석자들은 오랜만에 불경기에 찌든 몸과 마음을 웃음으로 달랬다. 평소 웃음에 인색한 한인들이 스스럼없이 박장대소하는 것을 보고 웃음에 대한 한인들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웃음을 통해 희망과 긍정을 찾는 삶을 배웠다.
과학적으로 ‘웃으면 복이 온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니 웃음으로 희망과 행복을 찾는 주인공이 되자는 것이 요지였다. 지난 9년간 1만여명의 암환자에게 웃음치료를 했던 이 소장은 웃음이 모든 병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치료제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표정이 밝고 잘 웃는 암환자들의 생존확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웃음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노만 카슨스는 유명잡지 ‘새터데이 리뷰’의 편집장을 역임하기도 했는데 50세에 강직성 척수염이라는 난치병에 걸렸다. 이 병은 뼈와 뼈 사이에 염증이 생겨 시멘트처럼 굳어서 죽는 병인데 그 병의 완치율은 0.2%라는 절망적인 진단이 나왔다. 그는 병상에서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다”는 성경구절을 접하고 “가장 귀하고 가장 좋은 약은 마음의 즐거움에 있다. 오늘부터 즐겁게 살아야지”라고 결심한 후 웃기 시작했으며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책과 TV를 멀리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일년 후에 완치되어 밝은 표정으로 병원 문을 나설 수 있게 되었으며 그때부터 웃음과 건강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 정식으로 의과대학에 다니지 않았지만 UCLA 의과대학 교수가 되어 75세까지 웃음과 건강에 대해 강의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에서는 최근 말기암에 걸린 집배원이 웃음배달 5년만에 암을 극복한 사연이 언론에 보도돼 화제를 모았다. 정읍칠보 우체국의 집배원 김천수씨는 2006년 직장암 4기말이란 진단을 받았지만 우연히 인터넷에서 ‘웃음으로 암을 물리친다’는 문구를 보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해 지역주민과 투병환자를 위한 특강과 마술 공연을 펼치는 봉사활동으로 이제는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특히 웃음의 운동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증명이 됐다. 한번 크게 웃으면 윗몸 일으키기 25번, 10초동안 웃으면 노젓기 3번, 15초동안 박장대소를 하면 100미터를 전력질주한 효과가 있다. 또한 크게 웃으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웃는 감정이 뇌를 자극하여 우리 몸이 실제 웃는 것과 거의 비슷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웃음은 운동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웃음도 연습이 필요하다. 결심을 하고 백일동안 꾸준히 웃음 연습을 하면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웃다보면 껄끄러웠던 인간관계도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 웃음의 효과를 아무리 강조해도 “웃을 일이 없는 데 어떻게 웃는가”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듯이 결국 웃음도 선택이다. 우리가 긍정을 선택하고 웃기로 마음을 정했다면 우리의 삶도 희망과 용기로 가득 찰 것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현실이 어둡고 답답하고 불안하게 생각되어도 우울한 감정에 사로 잡힐 필요가 없다.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고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윌리엄 제임스의 명언이 생각나는 연말이다.
<박흥률 부국장 겸 기획취재부장>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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