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맨`이라는 말도 대통령선거를 위한 전당대회에서 생긴 말
1952년에는 민주, 공화당 모두 Chicago에서 대회를 가졌는데, 공화당은 7월 7일에, 민주당은 7월 21일에 시작했다. 공화당에서는 Eisenhower후보가 공천됐고, 민주당에서는 Stevenson이 공천되던 해이다. 용맹하기로 유명하고 실력 있는 2차 대전의 종군기자로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던 CBS의 Walter Kronkite가 CBS의 TV뉴스 데스크에 앉아서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전당대회 상황을 극적으로 잘 보도하여 인기를 끌게 됐다.
본인은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행사의 진행 과정을 훌륭하게 잘 보도하는 광경이 닻을 내리고 있는 큰 배와 같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그를 ‘anchorman’ 이라고 하였다. “닻과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후 뉴스데스크에 앉아서 현장에 나가있는 “리포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뉴스를 종합 보도하는 뉴스해설자를 “앵커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전당대회가 남겨놓은 일화가 적지 않은데, “앵커맨”도 그 중 하나다.
전당대회에는 각주에서 “프라이머리(primary)”나 “당 대회(caucus)”결과에 의해서 선발된 대의원들이 모여서 대회를 갖게 되는데, 대회의 주목적은 당의 이름으로 출마한 여러 입후보자들 중에서 한 입후보자를 뽑아서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입후보자로 만드는 일이다. 공천자(公薦者)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기타 정당(party platform)을 정한다든가 선거 전략을 토의한다든가 하는 당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작업과 행사가 있다.
참석하는 인원은 해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번 대회의 주별 인원배정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발표가 안 된 상태다. 전당대회는 4일간 계속되는데 첫날에는 기조연설이 있다. ‘Keynote Address’라고 한다. 일반 대중과 당원들에게 당의 단결을 호소하며, 자기 당의 공적을 찬양하고, 반대 당을 비판하면서 대회의 무드를 잡는 연설이다. 기조연설을 하는 사람은 통상 당의 중진으로서 대중에게 호소력을 갖는 사람이다.
이틀째 되는 날에는 자격심사위원회, 귀약위원회 등 분과 위원회의 보고 등 공식적인 절차가 있고, 대회의 주 행사인 대통령 입후보 선출은 제 3일째에 있다. 선출의 첫 번 절차는 입후보자의 지명이다. 출마한 사람을 공식적인 경합자로 인정하는 행사다. 각 후보자를 지지하는 그룹이 장내에서 시위를 하는 등 화려한 행사가 벌어지면서 지지 그룹의 대표들이 교대로 지명연설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지명이 확정되면 그 이름이 공식 입후보자로 장내에 크게 내붙게 된다.
다음은 그 사람들 중에서 한 사람을 뽑기 위해 투표를 실시한다. 여기서 당선된 사람이 그 당의 대통령 공천자가 되는 것이다.
투표는 주단위로 실시하는 호명(roll call)투표제다. 진행자가 주의 이름을 부르면 그 주의 대표가 나서서 주의 표수는 합계 몇 표인데 그 중 몇 표는 누구에게 가고 다음 몇 표는 누구에게 가며 나머지 표는 몇 표씩이 각각 어떻게 배분이 된다고 보고를 한다.
“승자독점제(winner-takes-all)” 제도를 쓰는 주에서는 자기 주의 표는 전부 누구에게 간다는 보고를 하게 된다. 호명 투표가 진행되면서 투표수가 그때그때 집계되어 발표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과 같이 전체 흐름이 확연히 나타나게 된다. 투표수를 집계하는 용지를 ‘tally sheet’이라고 한다. 과반수를 얻는 입후보자가 당의 공천자가 된다.
호명의 순서는 알파벳순으로써 Alabama가 제일 먼저고 Wyoming이 제일 마지막이다. 투표가 진행되면서 도중에 과반수를 얻는 후보자가 생기게 되면 장내에 함성이 터져 나오고 축제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렇게 되었을 경우 이치로 보아서는 이미 당선자가 결정이 되었으니 더 이상 진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마지막 주 까지 다 투표를 하게 한다.
대선 후보자가 확정이 되면, 제 4일째에 그 후보자는 부통령 후보자를 지명한다. 같이 출마할 사람을 ‘running mate’이라고 한다. 대통령 공천자와 부통령 공천자를 연명으로 표현할 때는 ‘ticket’이라는 말을 쓴다.
지금까지 우리는 민주당을 대표할 공천 대통령 입후보자와 공화당을 대표할 공천 입후보자의 선정 과정을 순서대로 더듬어 보았다. 상호 대결 할 이 두 사람은 선거일까지 치열한 선거유세를 벌이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당의 공천 입후보자는 하나의 개인으로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 선까지 오게 되는지 그 경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치를 한다고 해서 누구나 대통령으로 출마해서 공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돈이 많다고 해서 마음대로 출마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이상, 당사자의 능력과 진의를 시험하는 여러 가지의 어려운 시험과정이 있을 것인 바, 그 과정을 더듬어 보면 대통령 선거의 진수를 손쉽게 파악 할 수 있다.
대통령으로 출마할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선거 거의 2년 전서부터 서서히 입후보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다. 그러함으로 대통령 선거 기간은 자연히 장기화 되게 마련이다. 2012년 11월에 있을 선거를 위해서 대충 2010년 11월(중간선거가 있는 달)에 많은 출마 예정자들이 “선거 발기(發起) 위원회(exploratory committee)”를 구성하거나 출마의사를 발표한다. 발기위원회를 구성을 하면 입후보 수속을 공식적으로 시작하기 이전에도 연방 선거자금법의 제한을 받지 않으면서 선거자금 모금(fund raising)을 할 수 있고, 여유를 갖고 선거전(選擧戰)의 출범도 할 수 있다. (다음에 계속)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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