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뿐만 아니라 옛 전통적인 한국사회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불교를 믿어온 것은 사실인데 인간을 포함한 세상을 창조하고 세상을 관리하시는 절대존재인 창조주가 계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아버님의 병고로 인한 갑작스런 죽음이 11살에 불과한 나에게는 나의 인생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꾼 엄청난 충격임에는 틀림없었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해 사람이 왜 죽으며 죽음 후에는 어디로 가며 언제 이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지 등의 질문들이 나의 마음 안에 계속 재기 되고 있었다.
또한 세상 모든 것은 시간에 따라 언젠가 없어지고 살아지는 결정적인 시간도 결국 오고야 말겠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이 나의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절대적인 신의 존재와 연관시켜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다. 나의 어린 시절에는 가톨릭 종교를 믿는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가톨릭에 대한 이름조차 들어 본적이 없을 정도로 가톨릭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개신교에는 나이 13살 정도 되었을 때 아무른 뜻도 없이 우연히 친구 따라 마을에 있는 예배당에 저녁예배를 몇 차례 참석했는데 예배당을 꽉 메운 신도들이 손뼉을 치면서 성도들이 찬송가를 부른다. 목사님은 설교를 하시고 그리고 신도들은 각자 고성을 높여 청원 기도를 할 때 어떤 이들은 큰소리로 여러 차례 주여 하고 탄식어린 기도를 하기도 한고 어떤 이들은 아멘을 연달아 하면서 갑작스레 울음과 탄식의 소리가 예배당 구석구석 쏟아져 나왔다. 알아듣지 못하는 음성과 고음들로 채워지며 이 같은 기도가 한동안 계속되었다.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도가 다르겠지만 나의 마음에는 아무것도 전달되는 것이 없고 오히려 이분들이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이분들이 믿는 예수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며 또한 그분의 가름침의 내용이 무엇인가 등등의 의혹 등으로 나의 마음 안에 요란한 소음만 경험한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몇 차례 예배당을 아무른 의미 없이 건성으로 교회를 나간 경험이 전부였다. 그런데 일연에 한 차례씩은 우리 집에 오시는 경남 울산에 사셨든 이모님은 당시 개신교를 믿는 분이었다. 집에 오시면 내가 어릴 때 경험했든 우리 마을에 유일하게 하나밖에 없었든 예배당에 이모님이 혼자서 주일 예배를 가실 때 한두 차례 또 따라 간적이 있었다. 예수님에 대한 이야길 상세하게 듣는다든가 예수님을 믿어야 된다는 이야길 이모님으로 부터도 들은 적이 없고 아무른 의미 없이 역시 이모님을 따라 개신교를 나가본 것이 개신교를 고작 아는 정도였다. 이모님이 매년 마다 겨울철이면 한 번씩 오시기는 하는데 본인이 믿는 예수교에 대한 신앙이 우리들 가족들에게 전연 영향을 주지 못할 정도로 예수교에 대한 관심이 가족모두가 거의 없었다. 가풍에서 전해오는 종교가 불교라고 하지만 불교가 무엇인지 불교교리를 배우고 익혀서 불교의미를 알고 믿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부처님은 가정의 복을 주시는 분으로만 알고 어머님은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 가정의 평안을 위한 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막연히 불교를 믿는 것이 틀림없기에 일종의 기복신앙이었다.
어릴 때 어머님은 하루에도 수없이 ‘관세음보살( 觀世音菩薩)’ 하는 짤막한 기도가 되는 감탄사를 많이 하시는 것을 들었다. 어려운 일들 답답한 일들이 생길 때 마다 습관적으로 관세음보살 하는 짧은 기도를 어머님은 입버릇처럼 하셨다. 관세음보살은 산스크리트(Sanskrit)어로 아바로키데슈바라(Avalokitesuvara) 란 말인데 관세음(觀世音)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즉 모든 중생들의 사정을 살핀다는 뜻이고 보살(菩薩)은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돌보고 구제하시는 부처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산스크리트어는 고대 인도의 언어이며 완전한 또는 순수하다는 의미인데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산스크리트어를 범어(梵語)라고 한다.
(몬트레이 한인성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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