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들어 어떻게 사는 게 우리 사람들이 사람답게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를 골똘히 생각해보곤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명쾌한 답을 금방 찾을 수가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나름대로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면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인간의 본능에는 다섯 가지 욕망이 있다고 한다. 즉 식욕, 물욕, 탐욕, 성욕, 명예욕이다. 이런 욕망들을 분수껏 통제하며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사회 속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게 발생하게 된다. 정치 분야에서는 개중에 자신의 야망과 명예욕을 위해 지나치게 정치판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흔히 있으며, 기업인 중에는 비자금과 탈세로 법정에서 사회 문제로까지 번지게 되는 수가 자주 있다. 또한 교육이나,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도 왕왕 비리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우리 모두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바이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는 건전한 정신과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개중의 몇몇 사람들이 사회적인 윤리와 도덕성을 망각하고 법질서와 규범을 혼탁하게 하고 불안을 주는 요소들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런 요인들은 인간이 태어날 때 지닌 본능적인 욕망들을 자신의 분수에 맞게끔 조절을 잘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지 못 할 때 발생한다.
그래서 때로는 강도, 절도니, 성 범죄니 하는 종류의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남의 것을 탐내는 일이 너무나 지나치기 때문이다. 돈 욕심 역시 같은 맥락이다. 돈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다루고 여기느냐에 따라서 마음이 평안해지기도 또 불행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즉 지나친 욕심은 화를 자초한다는 뜻이다. 돈은 사람들이 재화를 사고파는 모든 거래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매체의 수단이며 많은 사람들이, 또한 나 역시 돈을 좋아 한다. 하지만 땀 흘려 일한 대가 이상의 욕심은 없다. 그러나 만약 그것에 운이 따라 준다면 마다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늘에 머리를 둔 사람들이 순수하고 올바르게 인간 본능의 욕망을 자신에 맞게 잘 적응시켜 나간다면 그들만의 생활이 활기가 넘치고 얼굴엔 웃음을 띠고 즐겁고 건강한 그리고 풍요롭게 삶을 만끽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가끔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때 그들의 얼굴엔 웃음 대신 근심과 걱정 어린 표정을 짓고 있다. 지금도 불경기에 대부분 가정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점점 없어져 가는 게 아닌가 싶다. 먹고 사는 게 다들 힘이 들어서 그런 것 같은데 그것이 마치, 나를 보는 자화상 같기도 했다.
며칠 전 한국에 있는 친구가 소식을 전해 왔는데 그 친구의 말이 “병찬아! 너도 알고 있는 동문 그 선배한테서 어제 국제 전화가 왔는데 인도네시아서 산다고 하더라. 한국만 해도 섬유산업이 고금리에 밀려 사양화 됐잖냐. 그야말로 이 업계에선 알아주는 기술자 거든. 일종의 기술 수출인 셈이지. 우리들 대단하다! 그치? 나 역시 토지 감정 평가사 대전 지사장이 되어 있고, 미국 문인도 나오고 그리고 국제 섬유 기술자도 나오니 말이야.” 이런 말을 듣고 무언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지혜로운 삶의 방법을 멀리서 찾을 게 아니라 이 친구들이 그동안 외골수로 한 길만을 위해서 인생길을 걸어왔으며, 모든 욕심과 야망을 자신의 능력에 맞추어 가면서 값지고 숭고한 정신으로 남을 도우면서 분수껏 살아왔다. 바로 이 친구들이 나에게 앞으로 살아갈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이들처럼 분수에 맞는 욕망을 펼치면서 예리한 판단력, 날카로운 눈과 따스한 마음을 품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이 깃드는 건강한 얼굴로 지혜롭고 멋진 삶을 살아가기로 다시 한 번 굳게 마음을 다져 본다.
홍병찬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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