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약 27년 전까지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을 시절 이해가 안 되는 것 중 하나는 대학의 체육 디렉터(athletic director)나 풋볼, 농구 코치들이 교수들 연봉보다 엄청나게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이었다. 대학이 학문 연구와 전수로 사회에 기여하는 게 주요 목적이라면 그 반대는 아닐지라도 교수들의 수입이나 코치들의 수입이 엇비슷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면 앨라배마 주립대학의 풋볼 수석코치의 연봉은 460만 달러인데 대학 총장은 48만7,620 달러를 받는단다. 또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총장의 연봉 40만 달러를 그 학교 풋볼 코치의 년 수입 375만 달러와 비교해 볼 수 있다.
그 같은 현실은 아마도 수요 공급이나 이윤 극대화의 자본주의 원칙이 대학에도 적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스포츠 채널인 ESPN과 ABC 방송이 내년도에 대학 풋볼과 다른 스포츠 방송 권리금 7억 달러 이상을 지불할 것이라는 뉴스를 보더라도 우승을 여러 번해서 슈퍼 볼 등 유명 팀들 간의 결전에 진출하는 대학들이 스포츠로 버는 돈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텍사스 A&M) 대학은 ESPN과 20년에 걸쳐 3억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을 했다. 영문과 교수가 아무리 학계에 주목을 받는 저술을 한다하더라도 학교 이름만 높일 수 있을 뿐 학교에 돌아오는 돈은 한 푼도 없다는 사실과 대조해 볼 수 있다.
더군다나 풋볼 선수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으니까 대학의 재정팀 입장으로 보면 꿩 먹고 알 먹기일 것이다.
펜스테이트 즉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풋볼 팀이 작년에 번 돈이 5,000만 달러 이상이라는 사실도 그 대학 당국자들이 9년 넘게 아동 성폭행 혐의자를 감싸고돌았다는 의혹과 유관할 것이다.
그 학교 풋볼 팀 수비 코치였던 제리 샌더스키는 불우한 환경에 있는 소년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자선단체를 세운 다음 그들에게 접근하여 8세 내지 10세의 소년들을 교내로 데리고 와 10여 명에게 성폭행을 한 혐의 때문에 대배심원의 기소를 받고 체포되었다가 보석 상태에 있다.
문제는 2002년에 샌더스키가 8세가량의 아이를 성폭행하는 것을 목격한 당시의 대학원 학생이 그 사실을 수석 코치 조 퍼티노에게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석 코치나 대학의 고위 책임자들이 그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는커녕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샤워하지 말라는 조처만 취한 것이다. 그리고는 몇 년 동안 수비 코치직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에 대한 성폭행이 계속되게 했거나 그 흉악한 범죄를 감추려 했다는 점이다.
여론이 비등해지자 대학의 최고 의결기관인 대학평의회는 85세로 장장 46년 이상 펜스테이트에 근무해 왔던 수석 코치 퍼티노와 대학 총장을 해임했다.(주립 대학의 경우 평의원들은 주지사가 임명한다.) 퍼티노는 그 동안 406승을 했다는 기록만이 아니라 체육과 아울러 인성 교육 강조로 이름을 떨치는 등 미국 대학 체육연합회(NCAA)에 소속된 모든 대학 관계자들의 존경을 받아오다가 그 명예에 큰 오점을 남기고 순전히 타의에 의해 물러난 것이다.
성폭행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펜스테이트 관계자들의 대응 방식을 가톨릭 사제들이 어린 아이들을 성폭행 해왔던 것을 묵인 내지 은폐하려고 했던 대주교들의 행태와 비교한다. 소위 성직자들이란 자들이 자기들을 믿고 따르던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들을 성폭행 하여 그들의 일생을 망가트린 것과 흡사하게 펜 스테이트에서도 자기들을 돕는 친절한 웃음의 아저씨가 흉악한 짓을 했기 때문에 생긴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헤아리기 어렵다.
어린 아이들에 대한 성폭행은 끔직한 범죄다. 미국에서는 남자 아이면 여섯 중 하나, 여자 아이면 넷 중 하나가 18세 이전에 성폭행을 당한다는 사회 과학자들의 추산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가까운 친척, 이웃, 학교 선생, 교직자, 또는 코치들 중에서 발견된다니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각별히 조심해야 될 필요가 있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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