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 하시니라.”
성경에 나오는 처음 문장이다. 참으로 웅장한 말이요, 위대한 말이요, 아름다운 말이요, 부인하지 못 할 진실이다. 나는 성경을 지금까지 몇 번을 읽어 보았다. 성경 안에는 참으로 좋은 글, 아름다운 말, 훌륭한 문장들이 많고 심오한 철학 또한 무수히 많고, 어느 곳은 그 어느 문호도 감탄할 문학적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다. 그러나 이 간단하면서도 엄숙한 한 마디보다 더 찬란하고 더 진실된 글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나 그리고 너도 하나님의 피조물이요, 이것도, 저것도 하나님의 창조물이 아닌 것이 없다. 그 중에서도 인간이라는 작품은 작품 중 작품이요, 걸작 중 걸작이 아니겠는가. 의사 친구는 하나님이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정밀하고, 세밀하고, 정확하게 만들어 놓았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어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하나님을 믿지 않다가 인체의 구조를 배우면 배울수록 더 알 수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예수님을 믿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구나 하고 교인이 된 친구의 솔직한 고백이다.
누가 감히 이 위대함에 도전을 할 수 있겠나! 흙으로 빚으시고 흙으로 되돌려 놓는 그 능력! 누구라서 원망하며 그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는 수십억의 각자 다른 모양을 하고 살아가는 인간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흙을 한 주먹 쥐었다 놓은 듯한 얼굴을 가진 사람, 어떤 사람은 참으로 예쁜 얼굴과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사람, 그러나 모두가 하나님의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나님의 이 작품에 그 누가 못 생겼다 침을 뱉을 것이며, 잘 생겼다고 우러러 볼 것인가? 한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온 형제자매도 저마다 다 다른 모양과 성격이 다르고, 생각 하는 것, 행동하는 것도 분명 다르다. 그러나 그것을 그르다 옳다 할 기준은 누가 정하고, 어디에 준하는 것일까? 아마도 각자의 인간관이 아닐까?
팡세의 저자 ‘파스칼’은 “인간이란 어떤 괴물이냐, 얼마나 신기한가, 얼마나 괴이한가, 얼마나 혼돈이요, 얼마나 모순이요, 경이인가? 만물의 심판자이면서 불확실한 오류의 덩어리, 우주의 영광이자, 쓰레기, 그러므로 오만한 인간이여, 너는 너 자신에 대하여 얼마나 역설인가를 알아라. 무능한 이성이여 겸손하라. 어리석은 본성이여 침묵하여라. 인간은 무한히 인간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아라. 그리고 너희들이 모르고 있는 자기의 진실한 상태를 너의 주에게서 배워라. 신의 말씀을 들어라!” 이 글은 파스칼의 자기 인간관을 간단히 요약한 글이지만 여기에서 우리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음미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인간관과는 다른 부정적인 방향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더 공감이 가는 것은 현실성의 문제인 듯하다.
“비웃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오직 이해하라”라고 말한 스피노자의 말처럼 신의 걸작 중 걸작을 보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을 중단하고 그저 그의 철학에 매료되어보면 어떠할는지.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흙으로 구어 만든 사실은 누구나가 다 아는 바가 아니던가. 처음 구은 것은 경험 부족으로 가마에서 너무 일찍 꺼내 좀 덜 구워져서 흰 색깔이 되었고, 두 번째는 조금 더 구워서 좀 타서 검은 색이 되었고, 세 번째는 두 경험을 토대로 잘 구운 것이 흰 것도 검은 것도 아닌 중간 색깔 황갈색의 동양인, 즉 한국 사람의 피부 색깔을 갖게 되었다는 어느 부흥 강사 목사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웃어 보자고 한 말이겠지만 그냥 한 번 웃어 넘겨 버리기엔 너무도 많은 여운을 남겨놓는 말이다.
피부 색깔만으로 열등생, 우등생을 가려 보자는 발상은 물론 잘못된 사고임에 틀림이 없다. 적어도 우리는 다 같이 하나님의 똑 같은 작품 중 하나라는 철학에 접근해야 한다. 조금 못 생겼다고, 가방 끈이 좀 짧다고, 가진 것이 좀 적다고, 상대를 무시 할 수는 없다. 특히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것으로 상대를 모욕하거나 업신여길 수는 더 더욱 없다. 나도 그도 신의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비웃지 말자. 미워하지도 말자. 이해하도록 노력해보자. 위대한 신의 작품 하나하나에 접근해 보자. 이것이 신이 만들어 놓은 작품들의 해야 할 일들이 아닐까?
정영희
중앙결혼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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