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촉촉하고 양념 골고루 “우리 입에 딱”
▶ ■ 팔각과 계피를 넣은 사이더에 염지한 터키 만들기
황금빛으로 잘 구워진 터키는 땡스기빙 디너의 주인공이다. 망치지 않도록 시간을 두고 준비해서 굽는다. / 터키 디너에 잘 어울리는 콘브레드. / 추수감사절 테이블 세팅은 가을 분위기와 연말 느낌을 더해서 준비한다.
‘터키의 날’ 추수감사절이 다음 주면 돌아온다. 퍽퍽하고 맛이 없다는 이유와 식문화의 차이로 우리 한인들에게는 푸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황금빛으로 잘 구워진 터키는 추수감사절 식탁에 언제나 탄성과 함께 등장, 그 늠름한 자태로 비로소 땡스기빙 만찬을 선언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이 칠면조 요리에는 1600년대 낯선 땅을 밟은 청교도들의 굶주림과 추위, 죽음과 직결되는 질병의 공포로부터 보호되어진 ‘생존에 대한 감사’가 오늘 우리 집의 식탁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는 기쁨과 감격이 담겨 있다. 가족들과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마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한 날, 즐거운 마음으로 터키를 구워보자.
다행히 각종 음식잡지와 웹사이트에는 아시안 쿠진의 영향을 받은 터키 조리법들이 다양하게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간장, 팔각, 계피, 실란트로 같은 향신료로 맛을 더한 사이더에 염지하는 법, 탄두리 치킨을 본 딴 탄두리 터키를 비롯하여 매콤한 맛이 가미된 케이전 스파이스드 터키 등 다양한 맛의 터키요리들이 소개돼 있다. 한국식 양념통닭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으니 내년쯤에는 매콤한 양념통닭 맛의 터키 레서피도 소개되지 않을까 싶다.
본 아뻬티(Bon Appetit) 매거진은 중국계 미국인 여성 셰프 아니타 로(Anita Lo)가 ‘팔각과 계피를 넣은 사이더에 염지한 터키’(cider-brined turkey with star anise and cinnamon) 요리법을 소개했다. 아니타 로는 뉴욕 웨스트 빌리지에 레스토랑 아니사(annisa)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소금과 설탕을 섞은 물에 터키나 치킨을 하루 저녁에서 이틀정도 담가 두었다가 요리하는 염지법(brine)은 속까지 양념이 잘 배도록 하면서 전체적 질감이 수분의 손실 없이 촉촉하게 요리하는 방법이다. 터키도 염지법을 거쳐 요리했을 때 가장 맛있는데, 여기 소개하는 레서피는 재료가 우리 부엌에 대부분 있는 것들이라 더욱 친근하다.
코셔 솔트가 없다면 바다소금을 사용하고, 막대기처럼 말려서 단정히 잘라져 있는 통계피(cinnamon stick)와 팔각(star anise)은 일반 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소금·설탕·팔각·계피 재료에 이틀정도 푹 담가 양념 배게
# 팔각과 계피를 넣은 사이더에 염지한 터키 (10-12인분)
▲ 재료
12~14파운드 터키 1마리, 애플사이더 2쿼트+1컵, 코셔소금 1컵+조금 더, 간장 1컵, 라이트 브라운슈거 1/2컵, 통후추 16개, 팔각 8개, 마늘 6쪽 으깬것, 잔파 6줄기 길이로 채썬 것, 1/4인치로 썬 생강 6조각, 마른 표고버섯 5개, 통계피 2개, 실란트로 2줄기, 후춧가루, 그래니 스미스 사과 2개, 녹인 버터 또는 베지터블 오일 약간.
▲만들기
1. 사이더 2쿼트와 소금 1컵과 나머지 10개의 재료(간장, 브라운 슈거, 통후추, 팔각, 마늘, 파, 생강, 마른 표고, 통계피, 실란트로)를 16쿼트 크기의 냄비에 넣어 약한 불로 가열하면서 소금과 설탕이 모두 녹을 때까지 저어주고 완전히 식힌다.
2. 1에 1 1/2갤런의 차가운 물을 부어 섞고 해동된 터키를 넣어 완전히 잠기게 한다. 덮어서 냉장고에 하룻밤 넣어둔다.
3. 다음날 염지된 터키를 꺼내 물기가 없도록 깨끗이 닦는다. 사이더 물은 버린다. 소금과 후추로 터키 속과 겉면을 고루 양념하고 로스팅 팬에 가슴이 위로 오도록 놓는다. 다리를 모아 줄로 묶고 상온에서 1시간가량 둔다.
4. 오븐은 375도로 예열하고, 남겨두었던 사이더 1컵과 물 3컵을 로스팅 팬에 붓는다. 사과도 잘라 넣는다. 녹인 버터나 베지터블 오일로 가슴을 고루 마사지하고 등이 위로 오도록 놓는다.
5. 오븐에 터키를 넣고(가슴이 아래쪽으로 간 상태) 1시간 정도 굽는다. 날개는 타지 않도록 호일로 감싼다.
6. 터키를 가슴이 위로 오도록 뒤집고 가장 살이 두꺼운 부분에 전자 온도계를 꽂아서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더 구워낸다. 온도계가 165도를 가리키면 안전하게 익은 것이다.
7. 잘 구워진 터키를 서빙 접시에 옮겨 담고 최소한 20분은 식혔다가 내야 한다.
8. 터키가 식을 동안 로스팅 팬의 주스를 소스 팬에 따라내고 사과는 따로 빼놓는다. 주스를 중간 낮은 불에서 10분 정도 가열하여 졸인다. 그릇에 따로 담아내 소스로 사용한다.
9. 사과, 시나몬스틱, 팔각 등으로 터키 주변을 장식하여 낸다.
■ 터키 잘 썰어내기
가슴살·다리·날개 순 잘라 깔끔하게
완벽하게 구워져 금갈색의 자태를 드러낸 터키는 식탁에 모인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 순간을 보기 위해 며칠을 정성들여 준비하고 손질하여 구워냈는데, 사실 더 중요한 순서는 지금부터다. 잘 구워진 터키를 보다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으로 잘라내는 것. 터키 자르기는 보통 연장자 남성이 하게 마련이지만 잘못하면 난도질로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고 만다. 가슴살, 다리, 날개 순서로 깔끔하게 잘라내는 터키 카빙의 순서를 알아보자.
1. 얇고 긴 보닝(boning) 나이프로 터키의 목 중간부분에서 가슴뼈를 따라 꼬리 끝부분까지 비스듬히 칼집을 내며 왼쪽 가슴살을 도려낸다. 오른쪽 가슴살도 같은 방법으로 도려낸다. 떼어낸 가슴살은 먹기 좋게 비스듬히 잘라 따뜻하게 데워둔 서빙 접시에 담는다.
2. 왼쪽다리를 잡아당기면 가슴살이 잘려나간 몸통과 연결된 뼈의 조인트가 보인다. 칼로 연결부위를 돌려가며 잘라 다리와 허벅지를 몸통에서 분리시킨다. 통다리를 도마에 놓고, 다리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조인트를 찾아 칼로 자르고 허벅지 살은 뼈와 분리해 먹기좋게 썰고 다리는 뼈 있는 째로 놓는 것이 보기 좋다. 오른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떼어낸다.
3. 날개도 몸통과 연결된 조인트를 찾아내 잘라내고 접시에 담는다.
■ 터키의 모든 것
어른 1명 당 1파운드 정도 구입해야
1. 어른 1명 당 1파운드로 계산해서 구입해야 레프트 오버까지 나오는 양이 된다.
2. 미리 준비한다. 이틀 정도 시간을 두고 해동을 시작한다.
3. 완전히 해동되면 기본양념도 전날 밤에 해두면 좋다.
4. 오븐에 넣기 1시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놓는다. 터키의 온도를 올려놓으면 더 빠른 시간 내에 고르게 익힐 수 있다.
5. 바삭하게 윤기 흐르는 껍질을 위해서 처음 최소 20분은 425~475도 사이의 높은 온도에서 굽는다. 그 후에는 350도로 낮춰서 마저 익힌다.
6. 오븐을 자주 열지 않는다. 한번씩 문을 열고 터키를 이리저리 찔러 볼 때마다 열기가 빠져나가 터키가 속까지 고루 익는 것을 방해한다.
7. 전자온도계를 사용한다. 터키를 굽는 데 오래 걸린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의 큰 이유가 오븐을 너무 자주 열어서이다. 오븐을 열고 들여다보는 것은 터키를 익히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온도계를 구입해서 잘 보이는 곳이 꽂아두는 것이 훨씬 낫다.
8. 덩치가 큰 요리인 만큼 굽는 시간은 물론이고 식히는 시간도 필요하다. 모든 음식이 세팅되어 식사를 시작하기 최소한 30분~1시간 전에 터키가 완성되도록 한다. 오븐에서 나와 충분히 식히는 시간을 거쳐야 육즙이 잘 간직된 촉촉한 터키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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