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③ 한인업소들의 현황과 그 호응도
▶ 실리콘밸리 지역 여전히 스티로폼 용기 사용, 비용부담 때문에 주저, 눈치보며 대세 따라
스티로폼 용기 금지법안이 시행중인 지역에서 성업중인 한인업소들은 과연 어떠한가? 본보는 무작위로 한인식당 10곳을 선정, 식당대표들과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 결과 샌프란시스코 한인식당들은 친환경 용기로의 전환이 거의 이루어진 반면 오클랜드 지역은 스티로폼과 대체 용기를 병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지역 한인식당은 스티로폼 용기 사용에서 자유로웠다. 앞서 밝혔지만 산호세 지역은 팔로알토(Palo Alto, 2010년 4월 22일부터 스티로폼 금지법안 시행)를 제외하곤 식당과 그로서리에서 여전히 스티로폼 용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지역(산호세, 캠벨, 쿠퍼티노, 길로이, 로스 알토스, 로스 알토스 힐스, 로스 게토스, 밀피타스, 몬테 세레노, 모건 힐, 마운틴 뷰, 산타클라라, 사라토가, 서니베일)은 시 관할 행사나 시 소재 대형 행사장에서는 스티로폼 컨테이너를 사용할 수 없다는 부분적인 금지법안을 적용하고 있다.
◆투고박스비를 손님에게 부담시킬 수도 없고
샌프란시스코 S식당 대표는 “2년전부터 스티로폼 용기에서 분해가능한 용기로 바꿨지만 이윤은 확실히 줄었다”며 “음식가격을 올리고 싶지만 경기 상황도 나쁘고 손님도 예전 같지 않아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S식당은 두번 검사관이 불시 조사를 나왔는데, 시행 초기 스티로폼 용기와 병행해 쓰다가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그린 용기와 스티로폼 용기를 같이 쓰고 있다는 오클랜드 P식당 대표는 “환경을 생각하면 무조건 (친환경 용기로) 바꿔야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몰래몰래 (스티로폼 용기를) 쓴다”고 답했다. “환경을 오염시키면 돌고 돌아 내입으로 (오염이) 들어오니 꼭 지켜야 할 일인데, 스티로폼보다 그린 용기 가격이 3배나 비싸니 손님에게 투고박스비를 부담시킬 수도 없고 참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2주 전부터 리사이클링 용기로 바꿨다는 오클랜드 O식당도 재고로 남아있는 스티로폼 용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반면 SF와 오클랜드에서 스티로폼 용기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산호세 H식당 매니저는 “(용기전환)비용이 많이 들어갈텐데 어떻게 감당하냐”며 오히려 타지역 업소들의 사정을 걱정해주었다.
컨테이너를 친환경 용기로 전환한 한인식당 대표들은 비용이 2-5배 가량 늘었다고 할 뿐 구체적인 사례를 밝히지 않아 테이크아웃박스로 널리 쓰이는9인치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하여 웹상의 온라인 주문가격을 대비해보았다. 먼저 구글에서 스티로폼 용기(1팩에 200개)가격을 대비하면
TheWEBstaurantstore.com 14.54달러로 가장 저렴했고 시어스(Sears) 20.80달러, shoplet.com 20.86달러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같은 제품이라도 K마트 26.17달러, 아마존 27.68달러, 월마트 31.97달러로 가격차이를 보였다. 반면 9인치 친환경 용기(1팩에 200개)를 비교해보면 코스코가 39.99달러(에코 그린웨어 3칸 Sugarcane제품)인 반면nextag.com에서는 44.99달러였다. 조사결과 식당대표들의 주장처럼2-3배 가량 전환비용이 상승된 것으로 분석된다.
◆친환경 용기의 불편함?
그러나 한인식당 대표들은 “음식에는 수분이 있기 마련인데 바꾼 (친환경) 용기로 포장하면 한두 시간 지나서 찌그러지는 단점이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국물 음식 포장이 많은 곳은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통을 사용하는데 그 비용이 스티로폼 용기보다 5배나 높다고 주장한다. 또 오클랜드 M식당 대표는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투고박스로 바꿨지만 과연 (투고해간) 손님들이 얼마나 (투고박스를) 재활용할까 의심스럽다”며“(재활용하지 않고) 그냥 (용기를) 버리면 결국엔 똑같이 낭비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오클랜드 P식당 대표는 “투고음식 포장보다 남은 음식 싸가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손님들마다 레프트오버(left over) 음식을 포장해달라고 하니 투고박스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 벌금이 너무 약해
오클랜드 K식당은 여전히 스티로폼 용기를 쓰고 있다. 친환경 용기로 바꾸는 비용보다 위반시 물게 되는 벌금이 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SF 경우 1차 위반시 경고, 2차 위반시 100달러, 3차 위반시 200달러, 4차 위반 이상시 50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또 헤이워드는 1차 위반시 100달러, 2차 위반시 200달러, 3차 위반 이상시 500달러로 벌금을 정해놓고 있다.
SF시는 소비자들에게 시소비자 서비스국(311)로 위반업소를 신고해줄 것도 당부하고 있다.
◆ 호황일 때 시작하지 왜 이럴 때 하나
샌프란시스코 S식당 대표는 “손님의 80%이상이 타민족이라 리사이클링 용기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했지만 “옆 동네 델리시티는 하지 않는데 샌프란시스코만 하니 형평성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경기 좋을 때 (스티로폼 용기에서 친환경 용기로 전환) 했으면 (자연보호운동) 호응도가 더 좋았을텐데 지금은 모두가 (불황으로) 힘들 때라 자연스럽게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한인식당들은 대세를 따라가는 상황이나 비용부담 때문에 친환경 용기로의 전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 않는 형편이다. 그것이 불경기만의 탓인지, 제재조치의 경미함 때문인지,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신영주 기자>
샌프란시스코시가 2007년 6월 1일부터 스티로폼 사용 금지법안을 발효시키면서 바뀐 법령을 식당과 업체들에게 소개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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