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에서는 다음 주 화요일(8일)에 선거가 있다.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광역구 입후보자 중 하나다. 선거란 결과적으로 숫자 게임이다.
1206표. 이것은 2009년 2월 훼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 의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섀론 불로바 현 의장이 당시 공화당 후보보다 더 많이 받고 당선된 표차다. 이는 전체 유효표의 단 1.1%였다. 20년간 현역 수퍼바이저로 이미 일하고 있었던 불로바 후보가 의외로 고전했던 선거였다.
920표. 이것은 2010년 11월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버지니아 11지역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제리 코널리 현 의원이 상대당 후보에게 이긴 표차인데 이는 전체 유효표의 1%도 아닌 0.4%에 불과했다. 오랜 기간 훼어팩스 카운티에서 수퍼바이저, 의장 등을 지낸 경력으로 나름대로 지역기반이 탄탄하다고 여겨지던 코널리 의원으로선 간담이 서늘해지고도 남을 표차였다.
354표. 이것은 2009년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의 마크 김 후보가 한인 최초로 버지니아 주하원의원에 당선되었을 때 경쟁 후보보다 더 얻은 표수다. 역시 전체 유효투표수의 1.4%에 불과할 뿐이었다.
89표. 이것은 2009년 3월 버지니아 훼어팩스 카운티 브래덕 지역 수퍼바이저 보궐선거에서 내가 상대후보에게 패했을 때의 표차다. 민주당 내 경선에서 20% 정도의 압도적인 차이로 이긴 후 본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실패를 경험하게 해 주었던 통한의 숫자다.
43표. 이는 지난 8월 브래덕 지역 수퍼바이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재넷 올리젝 후보가 당내 경쟁후보자보다 더 많이 받은 표수다.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개표 결과로 올리젝 후보는 다음 주 열리는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표. 정말 거짓말 같은 이 표차는 제임스 스캇 버지니아 주 53지구 하원의원이 처음으로 당선된 1991년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1차 개표에서는 14표 차이로 뒤졌으나 검표를 마친 후에 단 1표 차로 역전하며 당선 되었다. 그는 그 후 10선을 계속했고 올해 다시 11선에 도전하고 있다. 그 때의 단 한 표는 전체 유효 투표수의 0.008%일 뿐이었다.
이렇게 얼마 안 되는 표차로 당락이 좌우되는 선거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표가 되는 이슈에 매달리고, 표를 얻을 수 있는 곳에 달려간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이 점점 늘어가는 한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제 많은 정치인들이 한인 투표수를 파악하고 투표율을 염두에 두며 선거 캠페인을 진행한다. 하지만 선거 후보자들의 자금과 시간은 늘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든 득표 활동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 따라서 득표활동 대상이 되는 그룹의 투표수나 투표율은 선거 후보자들에게 중요한 핵심적인 기준이 된다.
올해는 연방의원이나 주지사 선거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래서 투표율 제고를 위해 모든 후보들이 노력한다. 같은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을 때 오히려 월등히 높은 투표율을 보임으로 우리 한인들의 위상을 제고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선거 후 각 당이 투표 결과를 분석하면서 우리 한인들의 투표 참여도를 파악해 다음 선거 때 선거전략과 득표 활동에 참고할 뿐만 아니라, 각 당선자들 또한 다음 선거를 대비해 자신의 의정 활동에 적극 반영시키기 때문에 투표율은 두고두고 우리 한인들의 자산이 된다. 버지니아주 훼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한인 투표율이 전체 투표율에 비해 낮았다. 대통령 선거 때에는 전체 투표율에 비해 크게 뒤떨어 지지 앉았으나 지방 선거에서의 투표율을 비교하면 2009년과 2010년의 경우 거의 절반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의 관심사가 제대로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려면 결국은 정치인들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투표율이 적으면 당연히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는 정말 모든 후보자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만큼의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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