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하와이대학교(UH) 미식축구팀의 역전승을 이끈 주역으로 한인 3세 켄튼 천 선수가 하와이의 새로운 미식축구 스타로 부각되었다.
5피트6인치, 체중 150 파운드의 작은 체구로 도저히 미식축구 선수라 믿겨지지 않는 신체조건으로 아이다호 대학과의 경기에서 종료 30여 초를 남기고 골대 위로 3점짜리 공을 차 올려 13대14로 뒤처지고 있던 UH에 역전승을 안겨준 천 선수의 스토리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실감케 하며 팍팍한 이민생활에 새로운 감동을 전해준다.
무엇보다 이런 그의 활약을 가능케 한 숨은 주역 피터 김(사진 위) 코치의 인재발굴 스토리도 함께 조명되어 천 선수의 이번 활약은 한편의 감동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미식축구에서 공을 차서 골대를 넘겨 득점을 올리는 키커(place-kicker) 포지션을 맡고 있는 천 선수는 1989년 5월1일 한인2세 로렌스 천(WDI International에서 Director of Operation으로 재직 중)과 일본/한국계 모친 캐롤(스타우드 호텔 예약담당 매니저)과의 사이에서 1남1녀 중 장남으로 출생해 2007년 세인트 루이스 고교를 우수한 성적(GPA 3.98)으로 졸업한 후 2008년까지 사우스 오레건 대학을 다니다 2008년 하와이대학에 편입했다.
미식축구는 고교 재학시절부터 꾸준히 해 오며 2007년 졸업 당시에는 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식축구 외에도 고교시절에는 축구와 육상팀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0년 2월 하와이대 미식축구팀 선수선발에 나섰다 탈락한 후 2개월 후 다시 도전해 대학 대표팀의 일원으로 발탁된 천 선수의 배경에는 지금까지 그를 묵묵히 뒤에서 지원해 준 고교 선배이자 세인트 루이스 고교의 미식축구팀 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피터 김의 지도와 후원이 있었다는 것.
야미그룹의 대표로 한인사회에서는 한미재단 전 회장으로 널리 알려진 피터 김 사장은 하와이대학과 앨라바마에서 미식축구선수로 활동했던 미식축구 세계에서는 그 이름 석자를 알아주는 유명인이다. 김사장은 현재 카메하메하 고교와 센인트 루이스고교등에서 풋볼코치로 자원봉사를 하며 미식축구 인재발굴에 몸을 사리지 않는다. 천 선수가 오레건 대학으로 진학한 후에도 조언을 계속했고 그가 UH 미식축구팀에 지원해 보도록 권유하고 오늘에 자리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다.
천 선수는 자신이 첫 번째 도전에 실패한 이후에도 피터 김 전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같은 해 4월 미주 본토에서 열린 프로 미식축구 스카우트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를 방문했던 UH 대표단을 찾아가 거의 사정하다시피 천 선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절대로 김 감독님의 은혜를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천 선수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 미식축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도를 아끼지 않는 김코치에게 보답하기 위해 매일매일 연습상황을 그에게 보고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UH 미식축구팀의 리치 미아노 코치도 천 선수의 팀 영입에 피터 김 세인트 루이스 전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하며 “그는 40야드 라인 안쪽에서 이 아이(천 선수)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번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하와이대 4학년생으로 재학 중이지만 졸업하기 위한 학점을 다 이수하지 않아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수업을 들어야 하는 천 선수는 미 대학체육연맹(NCAA)의 규정에 따라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인 5년(훈련 등으로 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1년을 포함)을 이미 다 소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학 선수로써의 활동은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천 선수는 현재 UH 상과대학에 재학 중이며 평소 관심 분야였던 컴퓨터 공학을 부전공으로 하는 방향으로 학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한다.
천 선수의 꿈은 미 프로미식축구연맹의 팀에 발탁돼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지만 당장 동료들의 곁을 떠나야 한다는 상황에 아쉬운 마음도 있어 한동안 동료선수들의 연습과 경기 등을 촬영하는 지원부서에서 자원봉사라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천 선수는 어려서부터 배운 검도에 능숙하고 또한 취미로 배운 마술에도 일가견을 이뤄 대학 팀 멤버들에게 가끔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매력남으로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한다.
천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NFL팀은 해적마크가 상징인 탬파베이 버케니어스 이다. 이유는 어려서부터 해적들의 모험이나 활동 등에 동경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켄튼 천(왼쪽) 선수가 1일 아침 하와이대 풋볼 경기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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