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점령하라(Occupy the Wall Street)’고 큰 소리를 외치면서 뉴욕시 월가에서 데모했던 20~40대의 시위자들, 그리고 수일 전에 있었던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서 ‘박원순’을 당선시키는데 크게 공헌을 한 20~40대의 유권자들 사이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대부분 정치적인 현실보다는 불만스러운 경제적 현실에 염증과 분노함을 폭발시킨 젊은층의 사람들이다.
월가 데모는 특히 젊은층이 온갖 경제적 호황과 혜택을 누리고 있는 상위 1%의 부자들을 공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들은 부자가 아닌 나머지 99%의 선량한 사람들을 대변하면서 데모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연 실제로 그렇게 대변했을까? 데모를 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일부 시선을 좀 끌어 모았지만 그들이 대변한 사람들은 99%는 커녕 1%도 못 되었고, 단지 자신들의 분노함을 표출했을 뿐이었다. 월가 시위와 공감대를 이뤄 지난달 16일 전후 세계 여러 나라 많은 도시에서 비슷한 반월가 시위들이 벌여졌다.
누가 주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많은 도시에서 동시에 다발적으로 시위를 일으킨 계획만은 치밀했다. 시위자들의 주장은 인구의 1% 밖에 안 되는 큰 부자들과 금융자산가들이 탐욕스럽게 돈만 벌어들이고 나머지 99%는 소외당한 사람들이란 것이다.
서울에는 취업이 잘 안되거나 실직되는 등 좋지 않은 경제사정에 직면하고 있는 20~40대의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었고 그러니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집권당 후보를 낙선시키고 야권 후보를 당선시켜보자는 심리가 발동했을 것이다. 그들 투표의 힘으로 야권 단일화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렇게 월가의 데모, 20~40대의 투표의 결과가 변화의 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과거 일세기 동안 자본주의 상징으로 이어온 월가를 뜯어 고칠 수는 없다. 또한 젊은층이 원하는 새로운 서울 시장이 선출되어 선거에서는 승리했어도 그렇다고 젊은층의 불만을 해소할 경제적 효과를 당장 기대 할 수는 없다. 새 지도자가 나타나 경제가 호전되기를 기대해 볼 수는 있으나 경제정책은 또 실패하는 길로 나갈 수도 있다.
미국은 기술력으로 세계 경제 제일의 대국이지만 정부의 막대한 채무, 10%에 달하는 실업률, 더블딥의 경제현황, 경제성장율 둔화 등 혹자는 경제적 금융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하기도 하고, 2011년 3분기에 2.5% 성장하여 미국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간다고도 진단한다. 경제는 좋아지고 나빠지기도 하고, 증시도 등락이 거듭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1% 상위권의 큰 부자들은 변함없는 부를 축적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들, 그리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국가들도 비슷한 등락의 경제적 상황에 놓여 있지만 그곳에서도 소수의 큰 부자들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반월가 시위의 공감대가 지구 전체의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러시아와 중국에서는 그런 시위의 공감대는 없었고, 북한의 관영통신은 카다피의 죽음을 포함 리비아의 사태는 일절 보도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식 자본주의적인 착취와 경제적 불평등으로 대중들의 분노가 한국을 포함 여러 자본주의 국가에서 폭발되어 소위 반월가 데모가 크게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부자의 나라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고 못 사는 나라에도 부자들은 있다. 세계는 못 사는 나라, 잘 사는 나라로 양분되고 있으나 못 사는 나라들이 더 많다. 세계에서 잘 살고, 행복지수가 1~3위에 속한다는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첫째 인구가 500~800만 정도밖에 안 되고 교육수준이 높고 중산층이 많고 생활환경이 양호하고 빈곤층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다.
특히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같은 나라에서는 행복지수가 높은 이상형의 잘 사는 국가가 거의 없다. 인구가 많아 서이다. 개발 국가에서 인구 1%만이 상위 부자에 속한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렇다고 99%가 부자가 못 된다고 분노 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 많은 나라에서 부자가 아니라고 ‘분노의 시위’를 해 봤자 그 수는 세계인구의 1% 미만, 아니 0.1%, 혹은 0.01% 도 못 될 것 같다.
장윤전
엘리콧 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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