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라면서 자주 화내고 친구와 어울리지 않고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로 찾아오신 부모님이 있습니다.
우울증은 가장 흔한 신경정신과적인 병의 하나로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상의 삶에 대하여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절망하는, 즉 사는 맛을 느끼지 못하는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아들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좌절했을 때, 실망했을 때, 무엇인가를 상실했을 때 우울한 마음 상태가 됩니다.
우울증은 유전되는 경향이 있어서, 부모가 우울증이 있으면 아이들도 그럴 가능성이 많습니다. 또한 부모가 자주 싸우거나, 별거, 이혼, 재혼한 부모들 사이의 아이들에게 우울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 부모나 가까운 사람과 헤어지거나 심한 충격을 받았을 경우, 또 신체적인 학대나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은 우울증이 걸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아이들에 대하여 가지는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어리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울증은 인구의 15%에서 일생에 한 번은 걸릴 정도로 흔하고 특히 여자가 남자보다 2배쯤 더 많이 걸립니다. 소아에 경우 사춘기에 3~8%, 초등학교에서도 1~2%로 우울증이 추정됩니다.
그리고 소아 청소년의 약 10%가 우울증상을 경험합니다. 아이가 우울증이 있는지를 모르는 부모들은 보통 아이들과 똑같이 다루는 수가 많으므로 더욱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소아 우울증의 경우는 일반적인 우울증의 증상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아이가 산만하고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하거나(신체적 원인을 발견할 수 없을 때), 부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또 우울한 기분보다는 짜증스러운 기분을 더 많이 보이고, 집안에서는 잦은 신경질과 형제들과의 다툼, 부모에게 이유 없는 반항이 늘어나고 자신을 무가치 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특히 아주 어린 아이가 우울증이 있으면 지나치게 이리저리 움직이며, 또 밤에 오줌을 싸기도 합니다. 그 동안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아무런 이유 없이 지각, 조퇴 또는 결석을 하기도 하고, 성적이 나빠지기도 하며, 모든 일에 대하여 과도하게 불평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즐거워했던 활동과 취미를 부담스럽고 따분하게 느끼며 친구를 피하는 것이 늘어날 수 입습니다.
최근에는 우울증을 겪는 아이들이 인터넷 게임 중독도 보이고 있습니다. 우울 시기 동안에 소아의 신체기능도 영향을 받습니다. 수면형태나 식사습관의 변화, 체중 저하나 증가가 있게 됩니다. 어떤 아이들은 생기가 없고 하루 종일 피곤해 하기도 하며, 어떤 아이들은 초조해하고 흥분하기도 합니다.
소아 우울증은 무단결석, 약물남용, 가출 등 청소년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을 해치는 아주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하며, 가끔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제로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 때의 자살 원인 중에는 이 우울증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춘기의 여자아이들은 성관계를 하여 사생아를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아의 우울증은 만성적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아 우울증의 치료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등을 이용합니다. 치료 과정에서도 부모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이가 우울증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여야 합니다. 아이가 우울한 것 같으면 조심스럽게 살펴보다가 기분이 좋은 때를 이용하여 그 아이와 숨김없는 대화를 나누어 왜 우울한지를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특히 아이가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하겠다고 하는 경우 실제로 자살하는 경향이 많으므로 곧 의사에게 데리고 가서 상의해야만 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시켜 자살을 방지하는 동시에 정신과 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 받아야 하며 비록 자살하려고 하지는 않더라도 우울증이 심한 아이는 입원시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아우울증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생각하고 전문가와 상의하십시오.
백우현
(213)291-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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