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차전 기적 역전 드라마에서 이미 승부는 결정됐다 시즌 마지막 날 기사회생해 월드시리즈 챔피언까지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는 토니 라루사 감독
WS 7차전서 레인저스에 6-2, 4승3패로 통산 11번째 정상 등극
결과적으로 전날 6차전에서 결정된 승부였다. 9회와 10회말 두 차례나 패배에 원스트라익 앞으로 다가섰다가 기사회생한 뒤 11회말 극적인 웍오프(Walk-off) 홈런으로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10-9 역전승을 거두며‘ 불사조’처럼 되살아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7차전마저 따내며 지난 2006년 이후 5년만이자 통산 11번째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8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1 월드시리즈 최종 7
차전 경기에서 카디널스는 선발 크리스 카펜터의 역투를 타고 텍사스 레인저스를 6-2로 격파, 4승3패로 시리즈를 따냈다. 전날 두 차례나 우승에 스트라익 1개 앞까지 다가섰다가 피니시라인 코앞에서 실족던 레인저스는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반이후 무기력한 경기 끝에 그대로 주저앉아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창단 50년만의 첫 월드시리즈 정상 등극의 꿈이 무산됐다.
카디널스의 월드시리즈 정상 등극은 거의 운명적이었다. 8월말까지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서 10.5게임차로 뒤지다 믿기지 않는 맹추격전으로 시즌 마지막 날 기적처럼 막차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한 것부터 시작, 모두가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예상했던 거함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1차전에서 침몰시킨것, 6차전에서 월드시리즈 패배에 마지막 이닝, 마지막 아웃, 마지막 스트라이크를 남기고 두 번이나 기적적으로 기
사회생한 것은‘ 운명’이라는 말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반대로 전날 다 이겼던 경기를 불가사이하게 날려버린 뒤 그로기 상태에 빠진 레인저스가 7차전에서 갑자기 되살아나기란 불가능했다.
거짓말 같은 역전드라마를 쓰며 승부를 최종 7차전으로 연장시킨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은 밤새 선발투수를 놓고 고민하다 지난 24일 5차전에 선발로 나섰던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를 나흘 만에 다시 등판시키는 강수를 뒀다. 레인저스의 론 워싱턴 감독이 지난 23일 4차전에서 9회 1사까지 산발 2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한 뒤 평소처럼 나흘을 쉰 데릭 홀랜드를 선발로 내세우지 않고 대신 로테이션 순서를 고집하며 맷 해리슨을 내보낸 것과 대조적인 결정이었다. 믿음의 야구를 고집하며 일관성은 있으나 경직된 야구를 하는 워싱턴 감독과 상황에 따라 유연한 선택을 하는 라루사 감독의 대조적인 스타일이 맞섰고 결과는 라루사 감독의 판정승이었다. 해리슨은 4회동안 5안타 3포볼로 3실점하고 물러난 반면 카펜터는 1회초 3안타로 2실점하는 불안한 출
발을 극복하고 7회초 선두타자 데이빗 머피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물러날 때까지 안타 3개만 더 내주며 추가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레인저스는 전날의 아픈 기억을 지워버리려는 듯 초반 맹렬한 기세로 출발했다. 1회초 선두 이안 킨슬러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곧바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잡혀 찬스를 무산시키는 듯 했으나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2번타자 엘비스 앤드루스가 포볼을 얻어 나가자 3번 자시 해밀턴이 우월 2루타로 그를 홈에 불러들였고 4번 마이클 영도 2루타로 해밀턴을 불러들여 단숨에 2-0 리드를 잡았다. 하루를 덜 쉰 카펜터를 내세운 라루사 감독의 선택이 잘못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카펜터는 다음 타자 에이드리언 벨트레를 삼진, 넬슨 크루즈를 3루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 또 카디널스는 곧바로 1회말 반격에서 2점을 뽑아 다시 동점을 만들어 전날의 ‘어메이징’ 컴백쇼의 여세를 이어갔다. 2사 후 알버트 푸홀스와
랜스 버크만이 잇달아 포볼을 골라내자 타석에 들어선 전날의 영웅 데이빗 프리즈는 좌중간 2루타로 이들 2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이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전날 2점차로 뒤지던 9회말 투아웃 2타점 3루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11회말 끝내기 결승홈런으로 승리를 안긴 프리즈는 이 2타점 동점타로 월드시리즈 MVP를 예약했다.
이후는 카디널스의 일방통행이었다. 2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카펜터는 6회까지 레인저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카디널스는 3회 크렉의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은 뒤 5회 레인저스 불펜의 난조를 틈타 포볼 3개와 몸맞는 볼2개 등 4사구 5개로만 2점을 추가, 5-2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레인저스는 7회 선두 머피가 2루타를 친 것이 2011년 마지막 안타였고 더 이상은 쫓아올 힘도, 능력도 없었다.
< 김 동 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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