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한 통의 이메일이 날아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부동산 소식을 전해 주는 타이틀 회사의 직원이다.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손님 물 관리인 셈인데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평소 쓰는 글자가 아닌 그보다 50배 정도 되는 크기에 진하디 진한 글자 모양이다. 그야말로 눈에 확 뜨인다. 자세히 들여다 볼 수밖에 없다.
가히 충격적이다. 2013년부터 모든 부동산 매매 건에 3.8%의 세일즈 택스가 부과되는 법안이다. 메디케어 택스이다. 새로운 건강보험 플랜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다. 빈부의 격차 없이 더 많은 국민들에게 의료혜택을 주자는 뜻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필요한 돈을 왜 하필이면 셀러들로부터 걷는다는 것인가? 그것도 3.8% 씩이나이다.
멀지 않은 일이면서 또한 유쾌하지 않는 소식이다. 3.8%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액수이다. 40만달러짜리 집인 경우 1만5,200달러를 세금으로 낸다. 100만달러라면 3만8,000달러, 500만달러이면 19만달러이다. 살던 집을 팔고 더 작은 집으로 옮기며 남는 돈으로 은퇴 후 생활비를 감당하려던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직격탄이기도 하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법이다.
그의 글이 화가 나서 펄펄 끓고 있다. 하필이면 왜 2013년부터인가? 민주당에서 201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감안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안다면 누가 민주당을 찍을 것인가? 이 이메일을 받는 즉시 가능한 한 알고 있는 모든 개인들에게 이 소식을 알려라. 오바마를 다시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 이렇게 이메일은 끝나고 있다. 본인이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일 수 있으나 사실 현재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도움 되는 법안이 아님은 확실하다.
바이어는 융자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고 그 없는 바이어 시장에서 은행 매물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고통스러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셀러에게 참으로 암울한 새 세법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시장을 더 위축시키면서 결과적으로 실업률을 더 높게 할 것이다. 전국 부동산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에서는 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이 조항을 재조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을 최선을 다하여 모색하고 있다.
즉시 모든 지인과 손님들에게 이 이메일을 보냈다. 전화로 설명하기도 했다. 내후년부터는 집 팔고 남는 돈에서 3.8%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어차피 집을 팔 계획이 있으시다면 올 해 안에 늦어도 내년까지는 파시지요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부동산을 팔 때마다 경비를 계산하며 남는 돈은 얼마인가? 셀러가 내는 것이 왜 이리 많은지 그 중에서도 제일 많은 것이 미국에서는 에이전트에게 나가는 수고비, 커미션이다. 심지어 그것까지 셀러가 내게 돼있다니 경비를 제하고 나면 은행에 갚을 돈이 모자라 숏세일을 해야 해요라고까지 하면 왠지 내 잘못이 큰 듯 에이전트로서 고개를 숙인다.
에이전트의 입장에서는 각 개인과 회사에 따라 다르나 소속 회사에서 2~30% 가져가고 세금 35~38%, 그리고 비즈니스 운영비 제하고 나면 3분의1이 채 되지 않는 수입이지만 어쨌든 처음 보기에는 그 액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3.8%가 더해지면 거의 10%에 육박한다.
함께 흥분했던 며칠 후 아무래도 이 법안은 너무 지나치다 싶어서 관련된 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손님들에게 그대로 전한 타이틀 회사의 이야기는 맞았다. 그러나 빠진 항목이 있고 그것을 간과하였다. 매매 이익 발생 때 본인이 2년 이상 살아온 집인 경우 부부 50만 달러, 혼자인 경우 25만달러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법에는 적용되지 않는 3.8% 세금부과이다.
투자용 부동산 매매 때 그리고 연 수입이 개인 20만달러 이상, 부부 합해서 25만달러 이상인 고소득자들에게 해당된다. 보다 정확한 정보는 본인의 전문 세법인과 상의한다.
믿을 수 있는 소식통이더라도 스스로 검증한 후 손님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에이전트 본연의 임무, 지난 20여년동안 여전히 저지르는 실수, 손님들에게 가끔씩 미안하다.
서니 김(리맥스 부동산)
(818)952-4989, sunnyms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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