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RT 보다 FINISH가 중요”…
▶ 내일 개막 월드시리즈 구원 투수 대결서 승부 갈릴 듯
카디널스 클로저 제이슨 맛. / 레인저스 클로저 네프탈리 델라스
카디널스 구원투수가 더 많은 이닝 던지고도 NLCS 이긴
레인저스 10개 PO경기 연속 6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 없는
“시작보다 마무리가 중요하다.”
야구에서는 피칭이 우승의 필수조건이라고 했건만 그게 꼭 선발투수들
을 두고 한 말은 아니었다. 에이스 4명을 쥐고 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올해 최고 선발투수 저스틴 벌랜더(24승5패)를 앞세웠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모두 떨어지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게 된 것을 보면 때로는 구원투수진이 더 중요하다고 말 할 수도있다.
레인저스는 천하의 클리프 리가 필리스로 이적한 뒤 오히려 우승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카디널스는 정규시즌 직전 월드시리즈 MVP 경력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를 팔꿈치 부상으로 잃고도 구단 통산 27번째(뉴욕 양키스에 이어 역대 2위)로 월드시리즈무대에 올라 11번째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레인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선발투수 방어율이 6.59까지 치솟았는데도 2년 연속 월드 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뤘다. ESPN 전문가 팀 커크전에 따르면 AL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선발투수 방어율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른 것인데 1977년 뉴욕 양키스, 1987년과 1991년 미네소타 트윈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등 월드시리즈 진출 AL 구단 중 선발투수 방어율이 가장 나빴던 5개 팀 중 4개
팀이 모두 정상의 꿈을 이룬 점이 흥미롭다.
레인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10개 경기에서 6회를 넘긴 선발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특히 에이스란 C.J. 윌슨이 합계 10 ⅔이닝 동안 14안타를 맞고 8실점으로 죽을 쑤고 점이 눈에 띈다. 윌슨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성적도‘ 무승 3패’로 형편없다. 합계 23⅓이닝 동안 볼넷 14개에 홈런 7개를 허용하면서 18점을 내준 내용은 더 형편없다.
카디널스는 한 술 더 떴다. 선발투수가 6이닝은커녕 5회 이상 던진 적도 없이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카디널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이 정도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6차전에서 마무리,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를 월드시리즈 1차전 마운드에 올리게 돼 이로운 게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카펜터는 NL 디비전 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로이 할러데이를 1-0으로 꺾고 우승후보 0순위였던 필리스를 침몰시킨 장본인이다. 하지만 카펜터도 지난 한 달 동안 완봉승을 3차례나 거둔 반면 한 번은 3회에 KO됐고, 또 한 번은 5이닝만 간신히 채워 승리투수가 채우는 등 ‘보증수표’로 보긴 어려운 상태다.
그 대신 두 팀 모두 불펜이 환상적이었다. 레인저스 불펜은 타이거스 타선을 27⅓이닝 동안 15안타 4점(1.31 방어율)로 묶었다. 볼넷은 6개밖에 안 내주면서 삼진은 25개를 잡아낸 내용도 압권이다.
레인저스 불펜에는 시속 100마일을 육박하는 강속구 투수 네프탈리 펠리스만 클로저로 버티고 있는 게 아니다. 또 다른 강속구 투수 알렉시 오간도, 지난 3년 합계 방어율이 2점 아래인 ‘짠물투수’ 마이크 애덤스 등 셋업맨들도 무시무시하다. 일본인 고지 우에하라가 슬럼프에 빠진 점이 걱정되지만 대런 올리버란 왼손 ‘기술자’도 있다.
카디널스 불펜은 포스트시즌 변신이 놀랍다. 정규시즌에는 9회 이후 역전을 11번이나 허용(다른 NL 플레이오프 팀들은 셋이 합쳐 6번)하며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속을 태우던 불펜이 플레이오프에 올라서는 ‘철벽’으로 돌변한 것.
시즌 도중 영입한 옥타비오 도텔, 아서 로즈, 마크 젭친스키 등을 절묘하게 기용하며 필리스에 이어 밀워키 브루어스 강타선도 요리해낸 카디널스 명장 토니 라루사의 용병술도 빛나고 있다.
하지만 프레셔를 받고 쪼그라들까봐 감독이 공식 클로저로 임명도 하지 못하고 있는 제이슨 맛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7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 호투로 훨훨 나르고 있는 점은 사실 설명이 어렵다.
선발투수가 던진 이닝보다 구원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도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카디널스가 단 2번째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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