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시즌 결산
다저스
LA 다저스(82승79패)가 끝에는 5할 승률이 넘는 ‘위닝 시즌’을 작성했다. 전반기에는 한때 패수가 승수보다 ‘14’나 많을 때가 있었을 정도의 ‘실망덩어리’였지만, 화끈한 피니시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맷 켐프가 강력한 내셔널리그(NL) MVP, 클레이튼 커쇼가 투수 3관왕을 차지한 사이 영 상 후보로 떠오른 점을 감안하면 다저스는 ‘기반’도 튼튼하다. 게다가 켄리 잰슨이 9이닝 당 삼진을 16개 이상 쏟아내는 ‘수퍼 셋업맨’으로 성장했고, 21세이브를 기록한 하비 게라란 ‘진흙 속의 진주’도 찾아냈다.
파산신청까지 한 팀의 분위기가 어지럽고, 안드레 이티어가 일찌감치 시즌을 접는 등 부상자명단에 오른 선수들의 결장 합계가 무려 900을 넘은 점을 감안하면 다저스는 한 해를 그럭저럭 잘 넘긴 셈이다. 올해는 기대주 디 고든과 제리 샌즈에게도 실점경험을 준 ‘성장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2011년 다저스 시즌의 하일라이트는 물론 켐프와 커쇼의 스타 등극이다. 켐프는 40-40이란 대기록을 홈런 1개차로 아깝게 놓쳤고, 다저스는 선수로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NL 홈런왕(39)과 타점왕(126)을 휩쓸었다. 타율 3위(0.324)로 ‘3관왕’을 놓친 게 아쉽다.
왼손 에이스 커쇼는 투수 3관왕을 이뤘다. 다승(21), 방어율(2.28), 삼진(248)에서 모두 1위로 사이 영 상을 타지 못하면 이변이다.
켐프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커쇼는 3년 후 프리에이전트가 되는 선수로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둘을 장기계약으로 묶어두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올해 ‘빵점패‘를 13번이나 당한 솜방망이 타선부터 고쳐야하는데, 파산신청까지 한 팀이 알버트 푸홀스나 프린스 필더와 같은 초대형 프리에이전트를 잡을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 지난 오프시즌 2,100만달러 계약으로 영입한 후안 유리베는 완전한 실패작이었다.
다저스는 히로키 구로다가 일본으로 돌아가면 선발투수가 모자라는 숙제도 풀어야 한다.
에인절스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을지언정 LA 에인절스(86승76패)도 장래는 밝아 보인다. 신인왕 후보 마크 트럼보(1루수)와 피터 보조스(센터필더), 클로저 조단 월든 등 어린 선수들을 키우면서 시즌 마지막 주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퉜으면 내년에는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는 사실 올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고 볼 수도 있다. 고장나거나 기대에 못 미친 선수들이 많아 계속 ‘파트’를 바꿔가면서 선전한 셈이다. 2010년 시즌 도중 발목이 부러진 중심 타자 켄드리 모랄레스(발목부상)는 회복이 더뎌 이번 시즌에도 돌아오지 못했고, 4선발 스캇 캐즈미어는 결국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방출됐다. 5선발 조엘 피네이로도 뛴 경기보다 못 뛴 경기가 많았고, 페르난도 로드니가 전혀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신인 조단 월든을 서둘러서 클로저로 기용해야 했다.
에인절스는 데뷔시즌부터 올스타로 뽑혔을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월든이 10번이나 세이브 기회를 날린 결과 와일드카드 진출권을 놓친 셈이다.
엄청난 연봉부담(올해만 2,660만달러)을 떠맡고 모셔온 버논 웰스는 모랄레스의 공백을 메우기에 형편없이 부족했고, 후반기에는 바비 아브레유도 시들어버렸다. 아브레유는 37세 나이에 커리어가 끝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제프 매티스, 바비 윌슨, 최현(미국명 행크 콩거) 등 에인절스 캐처들은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나게 내버려둔 마이크 나폴리(타율 0.320·30홈런)만 그립게 만들었다.
하지만 3선발 어빈 산타나가 ‘노히트원런’의 기염을 토하며 마침내 에이스 대열에 올라섰고, 트럼보와 보조스, 월든 등 신인들이 귀중한 실전경험을 쌓았다.
에인절스는 제러드 위버-댄 해런-산타나로 이어지는 에이스 트리오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반면 불펜을 뜯어고쳐야할 전망이다. 하지만 월든, 최현, 마이크 트라웃, 보조스, 트럼보 등이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가능성도 보인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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