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티와 주 정부의 예산부족으로 각종 퍼밋 및 라이선스의 발급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된 식당의 위생등급 검열도 매우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기획 - 예산난 주정부 면허 발급지연… 한인들 피해 막심
주정부의 예산부족으로 각종 퍼밋 및 라이선스의 발급 및 명의변경 등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한인 업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건축 퍼밋이 나오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고 식당을 오픈했는데 주류 판매허가가 지연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주들은 감사와 위반사항에 대한 인터뷰 등도 공무원 인력 부족으로 크게 늦어지면서 정신적인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발부하는 각종 퍼밋의 지연문제 현황과 해결책 등을 알아본다.
건물 완공하고도 준공 퍼밋 안 나와 발만 동동
마켓업주 “위생등급 평가 4년째 못 받아 찜찜”
■각종 라이선스발급 감감 무소식
오렌지카운티에 작은 일식 레스토랑 문을 연 김모씨는 지난 3월 주정부 주류관리국(ABC)에 리커 라이선스를 신청해 6개월째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를 예상했는데 술을 팔 수가 없어 겨우 현상유지만 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 4월 LA 지역에서 리커스토어 구입을 위해 에스크로에 들어간 김모씨는 역시 사업체 운영에 필요한 ABC 라이선스가 5개월째 나오지 않고 있어 업소를 인수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어려웠던 융자문제도 해결하고 리스, 인벤토리, 상호 등기는 물론 전기·전화 등 유틸리티 명의변경도 모두 마쳤지만 ABC 라이선스 문제로 몇 개월째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새크라멘토 메인 오피스에 연락을 해도 좀 더 기다리라는 연락만 받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해마다 가주에서 리커 라이선스를 신청하는 업주는 2여만명. 가주 모든 지역에 이러한 리커 라이선스 발급지연 현상이 생기고 있지만 식당과 마켓이 많은 LA는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이 밀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BC 라이선스의 경우 LA 등 지역 오피스에서 서류검사 등 모든 검토를 끝내고 새크라멘토의 메인 오피스로 서류가 보내지면 최종 심사 후 라이선스가 발급된다. 그동안 라이선스 명의변경은 큰 문제가 없을 경우 2개월에서 3개월 정도면 끝났지만 최근에는 4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주정부의 예산부족으로 인해 담당 공무원의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만 해도 ABC의 LA 사무소에 주류 판매허가 발급조건을 조사하는 직원이 20여명이었는데 현재 5~6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판매국의 한 라이선스 담당자는 “ABC 라이선스는 일반 서류검사 외에도 신청자의 신원조사 등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한 부분에서 정체가 발생하면 발급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며 “최근에는 라이선스 신청 수가 줄었기 때문에 검토 기일이 줄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력부족으로 발급일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ABC 측은 “임시직 직원들 채용하고 서류 심의를 간소화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라이선스를 받는 데 시간이 단축될지 아직 미지수다.
■건축 퍼밋 발급 어려워
건축 퍼밋 발급도 마찬가지다. 한인타운에서 상업용 건물을 건설 중인 JY 건축의 데이빗 고 대표는 “본 건물은 거의 완공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청으로부터 건물 옆 보도 준공 퍼밋 발급이 지연되면서 3개월이나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며 “시공자는 물론 건물주 그리고 입주 예정 테넌트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건축 및 개발관련 허가 발급이 지연되자 LA시는 인허 창구를 하나로 일원화하는 방법으로 시간단축을 도모하고 있다.
LA시는 최근 행정 간소화와 비즈니스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 인허를 담당했던 시 산하 5개 기관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사무소를 개설했다.
‘시정부 인허가 관리센터’(DSCMO, 201 N. Figueroa St. 10층, LA; 213-978-0781)를 방문하면 도시계획국과 건물안전국, 엔지니어국, 수도전력국, 교통국 등 5개 부서에서 관할하는 인허가 업무를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다. 모든 개발 프로젝트에는 ‘1인 케이스 매니저’가 배정돼 인허가 단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러나 건축 업주들은 관리센터 오픈은 환영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검요원(inspection)이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에 건축허가 지연 문제는 앞으로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우려하고 있다.
■감사, 인터뷰도 지연
샌타모니카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지난해 종업원이 실수로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아 ABC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박씨는 “수사관으로부터 티켓을 받고 ABC 인터뷰 및 조사 후 벌금을 내는 과정까지 무려 1년이 걸렸다”며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불안한 마음에 결론적으로 필요가 없었던 변호사 고용으로 추가 경비를 지출했으며 업소를 처분할 마음도 있었지만 사건 해결이 지연되면서 매각도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ABC 조사는 물론 국세청이나 조세형평국의 세금감사를 받는 과정도 종전에 비해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LA에서 샌드위치 샵을 운영하는 한 한인은 “판매세 문제로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8개월이 걸렸다”며 “CPA는 3개월 정도를 예상했는데 기간이 늘어나면서 너무나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말했다.
■위생등급 검열도 문제
카운티나 시에서 발급하는 위생검열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패사디나에서 마켓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업소를 인수하는 4년이 지났지만 한 번도 위생검사를 받지 않았다. 윤씨는 “10여년 전에 LA에서 마켓을 운영할 때는 1~2달에 한 번씩 꼭 위생검열이 있었는데 요즘은 전혀 검열이 없다”며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석대로라면 LA 카운티와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카운티 지역에 있는 요식업소나 식품 취급업소에서는 정문에 ‘ABC’ 같은 위생등급 표식을 붙여야 한다. 윤씨 같은 경우에는 표식 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
LA카운티 보건국 미드월셔 사무실은 10여명의 인스펙터가 2,000여개 업소의 위생검사를 현재 담당하면서, 이 인원으로는 정확한 검열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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