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석 비뇨기과 전문의는 “정관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비뇨기과에서 가장 흔하게 하는 수술”이라며 “정력이나 성욕감퇴와 아무 관계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확실한 피임법
해? 말아?‘남성 고민’
토랜스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39)씨는 아내의 친구 남편이 최근 정관수술을 했다는 말에 고민이다. 이미 셋째까지 있는 마당에 피임으로 정관수술을 하자고 권하는 아내에게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김씨는 “아무래도 ‘수술’한다고 생각하면 무섭고, 또 혹시 정관수술을 하면 정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토로했다. 김씨처럼 정관수술에 대해 오해하는 한인 남성들이 적지 않다. 정관수술(Vasectomy)은 영구적이고 가장 확실한 피임법이다. 이광석 비뇨기과 전문의는 “정관수술을 하면 정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정관수술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신마취 위험 난관수술보다
간단한 ‘아내 사랑’시술
수술후 남성 호르몬 변함없어
#정관수술의 역사
이광석 비뇨기과 전문의는 “정관수술은 구약 성경에도 기록된 수술”이라며 “정관수술에 대해 기록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잘못된 인식이 있었고, 과학적으로 잘못된 이유로 수술이 행해지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성에 비정상적으로 빠졌거나 너무 자위행위를 많이 하는 경우 정관수술을 치료의 한 방법으로 쓴 경우도 있었다. 1800년대에는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사용됐으며, 1918년대 정관수술을 하면 다시 남성 호르몬이 재생된다고 믿어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수술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 치료와 정관수술은 전혀 상관이 없다. 오늘날처럼 피임 목적으로만 정관수술이 보편화된 것은 1950년대부터다.
#정관수술은 ‘아내 사랑’
여성이 하는 난관수술이 더 아플까?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여성 영구피임법으로 난관수술은 정관수술처럼 난자의 통로인 나팔관을 묶는 수술법이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복강경 수술로 1시간 정도 수술해야 한다. 대개 여성은 제왕절개를 할 때 난관수술을 함께 하기도 한다.
이 전문의는 “여성이 하는가, 남성이 하는가를 따져 볼 때는 여성의 경우 조금 더 수술의 위험성이 따르며, 수술시간이 더 길고, 전신마취를 하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의 경우는 여성보다는 간단한 수술이다.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를 하며 음낭에 작은 구멍을 뚫어 정관을 꺼내 자르고 묶어주는 수술이다. 수술시간은 대략 20분 정도면 되며, 회복도 더 빠르다.
#정관수술은 어떤 수술
남성의 생식기를 살펴보면 음경(penis), 전립선, 요도, 고환, 부고환, 정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정액은 전립선에서 거의 만들어지지만 정자가 없다. 고환에서 정자가 생성되면 부고환에서 정자가 성숙되고 정관을 통해 전립선에서 만들어진 정액과 섞여 사정이 되는데, 정자의 통로인 정관을 묶는 수술을 하게 되면 정액만 나오게 되는 원리다.
정관수술을 해도 남성의 정액의 양은 줄지 않고, 남성 호르몬 분비에도 이상이 없다.
수술은 정관을 2분의1 인치(약 2센티미터 정도) 절단하고 양쪽을 지진 후 묶게 된다. 이 전문의는 “간혹 정관수술 후 부고환이 붓는 사람이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고 정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흉터 걱정도 없다. 음낭은 워낙 주름살이 많아 수술자국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주름살에 섞여 버린다.
#수술 후 다시 복원수술이 가능한가?
몇 년 있다가 다시 복원수술(vasectomy reversal)을 해 임신을 하겠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것은 아니다.
이 전문의는 “보통 정관수술을 한 부부는 다시 복원하겠다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이혼 후 재혼한 경우 복원수술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절단했던 정관을 다시 연결하기 때문에 임신은 가능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임신 성공률은 줄어든다.
이 전문의는 “정관수술 후 첫 1~2년 사이는 다시 묶어 복원수술을 해주면 전과 같이 임신성공률이 거의 100% 올라가지만, 정관수술은 영구 피임법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임신확률은 떨어지며, 수술 후 10년 정도 흐르면 임신 능력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부가 정관수술을 고려한다면 가족회의를 하고, 미래에 정말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는지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을 조언했다.
수술 후 피임 성공률 99.98%
■ 정관수술
#수술 방법
정관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음낭에 칼로 구멍을 내서 안에 들어 있는 정관을 꺼내 자르고 묶는 수술이다. 무도정관수술(No-scalpel vasectomy)은 말 그대로 칼을 쓰지 않는 수술방법으로 아주 얇은 가위 같은 것으로 구멍을 내서 음낭의 절개부분을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법은 정관 끝을 레이저로 지지는 방법이다. 수술비용이 좀 더 들 수도 있다. 이 전문의는 “정관 절단면을 묶거나 레이저로 지지거나 큰 차이는 없다. 레이저로 수술한다고 하면 뭔가 좋아 보이고, 새로운 방법처럼 보일 수 있는데, 마케팅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수술 방법 중에는 절단한 정관을 묶지 않고 스테이플러처럼 찍어 클립을 해서 나중에 다시 연결하기 위한 수술법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피임 성공률이 떨어지는 편이다.
#정관수술의 피임 성공률은
이 전문의는 “정관수술의 피임 성공률은 약 99.98%이다. 1,000명당 1~2명은 실패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술을 했다고 바로 당장 피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식기 안의 정자가 아직 배출되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 후 3개월간은 임신 가능성이 있다. 수술 후 3개월 후에는 정액검사를 해 현미경으로 정자가 남아있는지 여부를 판독한다.
이 전문의는 “수술 후에도 간혹 1~2년이 지나 떨어뜨려 놓은 정관이 자연적으로 붙는 경우도 있다. 이 때도 정액검사를 해서 정관이 다시 붙었는가를 진단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수술 부작용 및 비용은
모든 수술이 100%가 아니듯이 피임 성공률이 떨어지는 경우다. 또한 부분 마취에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도 수술 자리에 박테리아가 들어가면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박테리아로 인한 염증은 1년에 1건 정도 혹은 2~3년에 1건 정도로 드물며, 치료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된다. 수술 부위의 작은 핏줄의 출혈이 멈추지 못해 크게 피멍이 드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
수술 부작용 드물고
비용은 500~600달러
복원수술 후 임신능력
시간 지날수록 떨어져
80% 정도 커버가 되는 경우도 있고, 한인타운에서는 대략 500~600달러 선으로 생각보다 저렴하다.
#정관수술, 정력이 떨어질까?
정관수술은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 영구피임이라는 효과적인 방법의 수술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남성들은 꺼린다.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정력이 떨어질까’하는 편견이다.
정관수술을 하면 성욕감퇴, 쾌감도 떨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으로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얘기다. 이 전문의는 “정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것이 아니다. 정관수술은 30대 후반에 많이 하는데, 사실 남성은 40대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정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도 문제없고, 성생활에도 아무 문제가 없으며, 정액의 양도 바뀌지 않는다. 남성 호르몬 분비에도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수술 후 정자는 어디로 갈까?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부고환에서 성숙하게 되면 고인 정자는 몸에서 흡수되거나 자연스럽게 대사과정을 통해 없어진다. 정관수술 후에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정자생산력은 떨어진다.
#수술 후에는 회복도 빠르다.
수술 후 집에 돌아가면 얼음찜질 정도를 하거나 바로 다음날부터는 사무나 일상생활은 시작할 수 있다. 보통 의사들은 일주일 정도 과격한 운동 등을 삼가라고 조언하지만 대개는 수술 후 3~4일부터 골프나 운동을 하는 등 보통 생활로 돌아간다. 수술 후 진통도 크게 없는 편이지만 통증이 있다면 의사는 대개 타이레놀을 먹으라고 조언한다.
문의 (213)413-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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