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오페라 `투란도트`에 출연 중인 윤형씨 본보와 인터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투란도트’공연에서 한인 성악가 윤형씨가 열연 중이다. 바리톤 윤씨는 한국의 저명한 성악가 윤치호씨의 아들로서 200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팔리아치’공연에서 주연 실비오역에 발탁,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바 있다. 윤씨는 지난 9일부터 3명의 중국인역중 핑역을 맡아 호평 속에 공연 중이다.
다음은 윤씨와의 일문 일답
-투란도트에서 맡고 있는 핑역에 대해 말해달라.
▷ 핑은 투란도트 공주의 비서실장과 같은 역이다. 투란도트에는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담당하는 3명의 중국인이 등장하는데 핑은 그중 우두머리와 같은 역이다. 일종의 스토리텔러로서 1막부터 3막까지 쉴새없이 중얼거려야한다. 특히 2막에서 고향그리움을 노래하는 장면이 하일라이트이다.
-이번 투란도트 공연에 어떻게 캐스트 됐나?
▷2년 전에 오디션을 봐서 통과됐다. 핑역은 이미 메트로폴리탄과 산타페 오페라 등에서 해봤기 때문에 자신있는 역이다.
-2002년 SF 오페라가 실시하는 메롤라(젊은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의 멤버로서 활약한 것으로 알고있다.
▷당시 SF에서 메롤라 멤버로 활약하면서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을 맡은 기억이 난다. 멜로라 멤버였던 한규원씨, 애들러 멤버였던 방광식씨 등 SF오페라를 거쳐간 바리톤들과도 교제한 바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2000년에 보스턴 탱글 우드 페스티발에서 세이지 오자와와 함께 베르디의 ‘팔스타프’의 주역 포드 역을 맡아 공연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다. 그리고 2002년 워싱턴 DC에서 도밍고가 만든 오페라 단의 젊은 예술가 프로그램에 발탁되어 활약한 것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가장 존경하는, 닮고 싶은 성악가가 있다면?
▷단연 플라치도 도밍고를 꼽고 싶다. 그가 나를 발탁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와 리허설을 같이 하면서 훈훈한 인간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 그만한 나이에 그만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어지간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외모가 동양인이게 때문에 받는 제약은 없는가? 가장 해보고 싶은 역이 있다면?
▷ 뉴욕 멧츠에서 팔리아치의 실비오역, 파우스트의 발렌틴역, 마농에서 ‘레스꼬’역등을 맡은 바 있다. 실력만 있다면 동양인이라는 제약이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다만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에서 카운트(백작)역은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동양인에게는 배역을 맡기지 않는다. 외모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의 인식이 개선된다면 꼭 카운트 역을 한번 해보고 싶다.
-SF 오페라의 수준은 어느정도라고 보는가?
▷ 미국에는 뉴욕 멧츠와 시카고 릴릭, 워싱턴, 시애틀, 산타페 등 7대 오페라가 있다. SF오페라는 이중 뉴욕 멧츠와 함께 미국내 양대 산맥으로 불리우는 오페라단이다. 세계적인 수준에서도 정상급으로 봐도 무난하다.
-아버지가 저명한 바리톤 윤치호씨(2007년 타계)로 알고 있다. 아버지가 활약하던 시대와 현재 한국 성악계의 차이가 있다면?
▷ 아버지 세대에는 성악가로서 집을 장만한다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성악을 한 셈이었다. 당시 아버지는 고등학교 교사로 활약하면서 학교에서 금지하던 오페라무대에 서시곤 하셨다. 때문에 학교를 여러번 옮길 수 밖에 없었다. 영락교회 지휘자로 26년을 활약하는 등 정말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다. 지금도 한국의 성악계는 그렇게 녹녹한 편은 아니다. 외국에서 학위따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어야 간신히 국립오페라나 시립오페라 등에서 개런티 받고 노래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가 많이 설립되어 성악교수로 활약하면서 노래할 수 있다는 점 등은 형편이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스케줄은 어떤 것인가?
▷’투란도트’를 하면서 중간에 메디슨 오페라에 출연 차이코프스키 ‘유진 오네긴’의 타이틀롤을 맡게된다. 그리고 내년 2월 미네소타 오페라의 루치아 중에서 엔리코 역을 맡은 뒤 4월에는 서울 시립오페라의 ‘돈지오바니’에 출연하다. 6월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솔로 리사이틀을 열게되는데 이때 찬조 출연하는 가수가 세계적인 안나 마리네즈라는 소프라노이다. 반주도 메트로폴리탄의 헤드 코치가 맡게되어있다.
한편 SF 오페라가 공연 중인 ‘투란도트’는 투란도트 역에 소프라노 Irene Theorin, 칼리프 역에 테너 Marco Berti 가 지역 신문으로 부터 호평을 받고 절찬 공연 중에 있으며, 화려한 캐스트, 오케스트라 등이 합격점을 받았다. 이번 ‘투란도트’공연은 9월25일(낮 2시) AT&T 야구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동시 중계,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정훈 기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투란도트’에서 핑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바리톤 윤형씨(오른쪽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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