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비롯한 동부지역에서 지난달 23일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중부와 서부지역에도 같은 날 잇달아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날 콜로라도주와 뉴멕시코 접경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고 샌프란시스코 인근 동남쪽지역인 샌린드로에서도 규모 3.6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로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관심사였던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미 전국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미 동부의 지진으로 인명 피해나 특기할 만한 재산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지진에 대한 준비가 허술한 미국인들에게 지진보험에 대한 필요성이 환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보통 일반 주택이나 비즈니스 보험으로는 커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거주지역·건물 따라 보험료 차이
보험사 통해 공공 지진보험 가입
높은 디덕터블 탓 가입률은 낮아


▲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지진보험에 따로 가입하는 것이 낫다
지진 재해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면 반드시 지진보험에 적절히 가입하고 있어야 만약의 피해 때 보상받을 수 있다. 주택보험과 비즈니스 보험은 지진이나 홍수 피해는 커버하지 않는다.

지진이나 홍수 외에 산사태, 허리케인 등의 재해나 사고로 인한 건물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적절한 자연 재해보험이 별도로 가입되어 있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과거 지진이나 홍수 피해가 발생한 기록이 있는 지역일 경우 주택 구입 때 렌더가 재해보험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므로 주택 구입 전 해당지역이 자연 재해지역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매해 5,000차례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다. 지난 1900년 이래 다양한 진도의 지진이 미 39개 주에서 발생했고 이로 이한 피해도 50개 주에서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LA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지진 다발지역에서 거주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진에서 자유롭기는 힘든 형편이다.

▲ 높은 디덕터블로 가입비율 낮아
지진 다발지역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주택소유주 가운데 12%만 지진보험에 가입하고 있을 뿐이다. 전국 평균은 물론 이보다 훨씬 더 낫다. 지진보험 비용은 거주지역과 건물의 종류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오래된 빌딩일수록 보험료가 더 많이 부과된다. 목재빌딩은 지진에 대한 내구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보험료는 더 적게 들어간다.

예를 들어 워싱턴주에서 목재건물의 경우 1,000달러당 1~3달러의 보험료가 부과되지만 동부 지역에서는 1,000달러당 50센트 이하가 부과된다. 또한 북서부 지역에서는 벽돌건물이 1,000달러당 3~15달러이지만 뉴욕에서는 60~90센트 수준이다.

다른 보험처럼 지진보험에는 디덕터블이 있다. 즉 주택소유주들은 보험회사가 피해를 커버하기 전에 피해액의 일정 액수를 지불해야 한다. 디덕터블은 보통 보험가입액의 2%에서 20%까지 달한다.

만약에 보험가입액이 10만달러일 경우 주택소유주는 2%에 해당하는 2,000달러를 디덕터블로 지불해야 한다. 워싱턴, 네바다, 유타주처럼 지진의 위험성이 높은 주들은 보통 10% 정도의 디덕터블을 가지고 있다. 주택소유주들은 높은 비율의 디덕터블을 지불할 경우 연간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다.

▲ 재산목록을 제대로 명기해야
보통 지진피해가 나면 완전파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주택의 주요 가전제품과 가구 등에 관한 인벤토리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상당수의 주택 오너들이 가구, TV, 전자제품 등을 촬영을 해놓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의 경우 포괄보험(comprehensive insurance policies)에 가입해 있을 때는 지진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 평소에 집안의 집기들을 안전하게 두었는지 점검한다
주택소유주나 렌터들은 평소에 지진 대비를 해놓으면 지진으로 인한 피해나 부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평상시 조금만 신경 쓰면 별로 돈이 많이 들지 않고 재난에서 인명을 구할 수도 있다.

◎워터히터가 움직이지 않도록 잘 고정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또한 수도관도 잘 고정시킬 필요가 있다.

◎플랫 TV도 벽면이나 바닥에 잘 붙어 있는지 확인한다.

◎서가의 책장들이 벽에 잘 고정되어 있도록 한다. 어린 자녀들이 있을 때는 더욱 중요하다. 지진 발생 때 어린이들이 책장에 깔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거울이나 그림 등은 특히 벽면에 잘 고정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캐비닛의 서랍들과 문의 빗장이 안전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점검한다. 지진 발생 때 서랍의 내용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형광등이 잘 고정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느슨하게 고정되어 있으면 지진 때 파편이 바닥으로 튀어서 발이 베이거나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 가주 지진공사를 통해 신청한다
주정부는 가주 지진공사(CEA·California Earthquake Authority)가 보증하고 감독하는 공공 지진보험을 일부 보험사들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지진보험은 직접 신청하거나 또는 개인 보험 에이전트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직접 신청할 경우 CEA 웹사이트를 통해 필요한 정보와 신청 양식을 받을 수 있다.

문의처 earthquakeauthority.com


<박흥률 기자>